나는 평생을 자동차없이 살았다. 어찌보면 현대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것 하나를 빼놓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자동차대신 대신 서재를 가지고 살아왔다.
서재 한쪽면을 차지하고 있던 낡은 개수대(흔히 말하는 싱크대)를 뜯어냈다. 예전에 자료용으로 모아둔 비디오테이프를 보관하기 위한 보관함은 뜯어내기가 너무 아까워 그대로 살려두기로 했다. 동사무소에 가서 싱크대 폐기물 스티커를 샀더니 그 처리비용으로만 1만6천원을 지불해야했다.
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손중선님께 공사(?)를 맡겼다.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이런 일을 가지고 공사라고 할 것도 없는 일이겠지만 어쨌거나 손목수님이나 나에게는 소중한 의미를 가진 일이었다.
싱크대를 뜯어낸 자리에는 편백나무 판재를 붙이기로 했다.
편백(扁柏)은 일본 원산의 상록교목이다. 회목(檜木), 히노끼(ヒノキ), 노송나무라고도 한다. 높이 30~40m, 폭 1~2m 가량이며, 나무껍질은 적갈색이고, 작은 바늘 모양의 잎이 가지에 밀생한다.
출처: 위키백과
작업을 위해 가지고 온 연장이 엄청났다.
이번 기회에 천장에 달려있던 조명시설까지도 바꾸기로 했다.
개수대와 벽에 부착했던 수납시설을 뜯어내고나자 엄청난 쓰레기가 발생했다.
타일들도 떼어낼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떼어냈다. 전기시설을 먼저 손보았다.
이제 조금 말끔해졌다.
편백나무를 벽에 붙이기 위해서는 기본작업을 미리 해두어야한다. 손목수님은 서두르는게 없었다. 온갖 위험요소를 충분히 감지하고 차분하게 작업해나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조금씩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다.
구식 창틀은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다. 대신 테두리를 예쁘게 만들어넣기로 했다. 건재상에 함께 가서 남은 자투리 판을 구해온 뒤 재단해서 짜넣었다.
마무리 손질까지 하는데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걸렸다. 하루만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쉬어가면서 한번 더 생각해가며 꼼꼼하게 뒷마무리를 해나가느라고 그렇게 걸린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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