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조금 눈을 뜨는 중이다.
워낙 커피에 관해서는 일가견을 가진 강호의 고수가 많은 세상이므로 잘못 이야기를 꺼내서 아는 척하면 몰매를 맞는 수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어쩌면 그는 강호에 숨어있는 진정한 드립 커피 전문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로 전문가로 자처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가 아마추어로서는 상당한 경지에 올랐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다.
그 분 사무실에서 직접 내린 커피를 마셔보면 커피 열매가 가진 오묘한 맛과 향과 멋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커피 열매의 종류에 따라, 콩의 품질에 따라, 배전도에 따라, 커피 열매의 분쇄도에 따라, 물의 온도에 따라.......,
바리스타의 손놀림에 따라 커피 맛과 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가 커피는 쓴 맛으로 마신다고 말하는가?
쓴맛도 있겠지만 그 속에 숨은 오묘한 맛의 차이를 느끼면 점점 단수가 높아진다는 의미가 아닐까?
나는 산미 속에 감추어진 온갖 과일맛과 바디감을 이제 조금 느끼게 되었다.
우린 그동안 너무 싸구려만 마시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어설픈 바리스타가 내려준 어정쩡하고도 그저 그런 이상한 맛에 길들여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커피체인점 이름이 주는 네임밸류와 분위기와 겉멋에 취해 삼류커피를 마시며 으스대고 살았는지도....
내 주위에는 커피 맛에 밝은 양반들이 제법 있다.
그분들을 모시고 가서 시음을 해봐도 반응은 한결 같았다.
은둔고수가 내려준 드립 커피의 맛이 범상치 않다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가서 한잔씩만 얻어마시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사업방해죄에다가 개인시간 갈취죄 및 타인경제과다부담죄로 처벌(?)받는게 무섭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이다, 사람 입맛이란 참으로 간사한 것이어서 그런 죄로 처벌받기를 감수하고서라도 당장 가서 한잔 얻어마시고 싶은 이마음은 도대체 뭐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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