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식당 옆에 멋진 무대가 가설되어 있었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간편한 디자인으로 이루어진 시설이었다. 출연진은 무대 뒤에 있다가 올라와도 되고 차량속에 대기하고 있다가 올라가도 될 것이다.
단순, 명료, 간단, 명쾌함은 북유럽 스타일의 핵심같다.
건물 외관도 거의 다 그런 식이었다.
공사현장 옆을 지나갔다. 안전시설 디자인도 지극히 단순하고 명료했다.
공사용 장비는 한쪽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어제 소녀들이 아크로바트를 연습하던 무대 앞 잔디밭에는 사람들이 모여 행사를 갖고 있었다.
개판(?)으로 보였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았다.
"어랍쇼? 이 개 보소! 오드 아이(odd-eye)?"
누가 봐도 홍채이색증((虹彩異色症)을 가진 개다. 나는 고양이에게만 그런 품종이 있는 줄 알았는데 odd-eye를 지닌 개는 처음 만났다.
Old English Sheep Dog Contest가 열리는 중이라고 했다. 동호인들이 모여서 겨루는 미니 페스티벌이라고나 할까?
출발선을 그어놓고 달리기를 하는 중이었다. Old English Sheep Dog는 원래 털이 길단다. 아까 본 오드아이는 털을 짧게 깎은 녀석이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친절했다.
동호인들이 모여서 즐기는 시간이니 음식장사가 따라다니지 않으면 그것도 이상해진다. 간단한 음식을 파는 사람은 현지인 같았다.
사람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하는가를 알려면 유럽으로 가봐야한다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어제 오후에 방문했던 성채로 다시 갔다. 성채길을 통과해서 지나가야만 군사박물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성채밑 주차장에는 오늘도 다양한 색깔을 지닌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성채를 감싸고 있는 두터운 벽을 뚫고 만든 길을 걸었다. 어쩌면 여기에 요새문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성채 뒤편에도 해자가 숨어있었다.
방금 내가 걸어온 길에 멈추어서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앞쪽에 담장으로 둘러싸인 구역안에 붉은 벽돌 건물 몇채가 숨어있었다.
해멘린나가 자랑하는 군사박물관이다.
이 문으로는 함부로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통로 중간에 커다란 돌을 박아놓았다.
담장 안으로 들어서자 야외에 밀리터리 정비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위장색을 칠한 전차가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었다.
붉은 벽돌 건물벽으로 담쟁이 푸른 덩쿨이 감아올라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자전거를 타고 찾아온 모양이다. 자전거 순례! 멋진 아이디어다. 내가 꼭 출연해야하는 4월과 5월의 음악회 행사가 끝나면 자전거를 끌고 일본 큐슈탐방에 나서고 싶은데..... 현재 동행인을 구하는 중이다.
야외에 전시해놓은 군사장비는 나중에 보기로 하고 박물관부터 들어가보기로 했다.
입구 표시는 아주 간단하다.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표를 샀다.
입장료는 8유로다. 매표공간 바로 앞 응접실 공간 한쪽에 코트를 걸어두는 옷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얼어붙은 빙판 호수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병사를 묘사한 그림이 나그네의 눈길을 끌어당겼다.
로비 한쪽에서는 간단한 음료를 팔고 있었고 진열된 물품에 대한 설명은 여러나라 말로 되어 있었다.
구식대포와.....
거기에 사용되었던 포탄이리라.
야포를 비롯한 각종 군사용 장비들이 골고루 전시되어 있었다.
바닥에 그려진 발자욱만 따라가면 되도록 해두었다.
1층부터 3층까지 이런 자료들이 가득했다.
사내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할 공간이다.
1800년대 물건부터 체계적으로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물론 그 전시대 물건도 당연히 존재한다.
먼지하나 없이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켄크로이츠 문양이 들어간 훈장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핀란드는 2차대전때 소련군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잠깐동안이나마 독일과 손잡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소련과는 겨울전쟁과 계속전쟁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쟁을 했고, 이후 국가생존을 위해 독일과 협력관계를 잠시 유지했던 것이다. 이때의 전쟁영웅이 칼 구스타프 에밀 만네르헤임 장군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