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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건강한 시가지

by 깜쌤 2017. 3. 15.

 

해멘 성채를 나왔으니 이젠 시내를 향해 걸어야한다. 다시 한번 더 뒤돌아보았다.

 

 

아까 건너온 작은 도랑을 다시 넘었다. 시내로 이어지는 길 양쪽으로는 잔디밭과 숲이 펼쳐지고 있었다.

 

 

잔디밭 관리를 하는 요령이라도 있는 것일까?  잡초가 전혀보이지 않았다.

 

 

먹구름이 하늘로 지나가면서 짙은 그림자를 잔디밭위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햇살의 변화에 따라 변화는 풍광이 더 없이 아름다웠다.

 

 

잔디밭 한쪽에는 무대 시설이 갖추어진 작은 공연장이 있었다.

 

 

건강미를 자랑하는 소녀들이 아크로바트 연습을 하는듯 했다. 댄스연습은 확실히 아니었다.

 

 

체격과 몸매가 좋아서 그런지 싱싱함과 푸릇푸릇함이 넘쳤다.

 

 

양탄지를 깐듯이 보이는 잔디밭위에 놓여진 벤치 하나.....

 

 

일광욕을 즐기듯이 잔디밭 군데군데 누운 야생 기러기들.....

 

 

이게 천국이 아니라면 정녕 무엇인가?

 

 

나는 다시 한번 더 고개를 돌려 뒤를 살폈다. 소녀들의 까르르대는 웃음소리와 기합소리가 하늘가를 맴돌고 있었다.

 

 

앞쪽으로는 다시 물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야생 조류들은 사람을 무서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모두들 각자의 삶을 즐기듯 했다. 동물은 동물대로, 인간은 인간대로.....

 

 

남의 것을 탐할 필요없이 나에게 주어진 분량만큼 욕심없이 산다는 것!

 

 

동식물과 인간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한다는 것, 그런 삶이 진정 가치있는 삶이리라.

 

 

호수 곳곳에 선착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물이 만들어내는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그날 오후에 마음껏 즐겼다. 

 

 

재잘거리는 소리를 만들어내며 한떼의 소녀들이 우리 곁을 스쳐지나갔다.

 

 

인간은 어떤 나라에서 언제 태어나느냐 하는 시점부터 기본적인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 것 같다. 

 

 

모두 같은 인간들인데 왜 그런 구별과 차별과 다름이 생기는 것일까?

 

 

공원구역이 끝나자 곧장 시가지가 이어졌다. 보행자가 신호등을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 보인다. 모든 것이 인간중심인 사회가 진정한 복지사회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길가에서 케밥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할아버지 대에 핀란드로 이민온 터키계 핀란드인이라고 했다.

 

 

나는 소고기 케밥을 샀다. 8유로다. 도시락에 담아서는 호텔까지 들고와서 저녁대용으로 먹었는데 아무리 먹어도 양이 줄어들지 않았다. 소고기를 배불리 먹었다.

 

 

냄새가 배일까 싶어 저녁을 먹은 후에는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 일기를 쓰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 누운 이가 깜쌤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커튼을 치고 깊은 잠을 잤다. 눈을 뜨니 벌써 아침이다. 2016년 8월 14일 일요일인 것이다.

 

 

아침 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내려갔다. 호텔 요금에 식사비가 포함되어 있다.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었다.

 

 

햄, 치즈, 소세지, 베이컨.....

 

 

모처럼 육식성 식사를 했다. 사실 나는 연어같은 해산물이 나오기를 은근히 기대했었는데.....

 

 

비가 왔다. 이러면 외출하기가 곤란해진다. 

 

 

호텔방에서 정보검색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누가 문을 두드리기에 열어보았더니 아가씨와 아줌마 한사람이 서있었다.

 

"타월 갈아드릴게요."

"예, 감사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환경보호주의자들이어서 어지간하면 그냥 사용해도 괜찮으니 세탁비도 아끼시고 물도 절약하도록 하십시다."

 

그녀들은 나를 다시 한번 더 쳐다보더니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내 평소의 삶의 방식이 그런데도 놀라다니....

 

 

어느 정도 비가 긋기를 기다리다가 외출하기로 했다. 벌써 낮이다.

 

 

어제 오후에 구경했던 광장에 가보았다.

 

 

천막 가게 앞에는 알록달록한 의자들이 가득했다. 자동차에 화분을 싣고 다니며 파는 꽃장수 차가 간이천막식당 앞에 주차되어 있었다.

 

 

나는 빵 하나와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날씨가 차가워서 그런지 손님자리마다 담요 한장씩이 놓여있었다.

 

 

무릎덮개용 담요다.

 

 

빵속에 쌀까지 들어있어서 한끼 때우기에는 그저 그만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언제 냄새를 맡았는지 참새들이 천막안으로 슬금슬금 모여들더니 이내 바닥에 진을 쳤다.

 

 

나는 애써 녀석들을 외면하고 천막 바깥으로 펼쳐진 광장 풍경을 살폈다.  

 

 

아무래도 참새 눈망울이 눈에 밟혀 그냥 다 먹을 수가 없었다. 일부러 바닥에 조금 흘려보기로 했다. 녀석들은 순식간에 깨끗이 해치웠다.

 

 

부스러기를 접시에 조금 남겨 바닥에 놓았더니 그것도 눈깜짝할 사이에 맛있게 해치웠다. 참새가 인간 곁에 이렇게 쉽게 다가오다니.....

 

 

 동화속 같은 풍경 속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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