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자 안쪽으로 중세의 갑옷들을 전시해둔 공간이 나타났다.
방금 나는 저 아래의 문을 통과한 뒤 계단을 올라왔다.
겉보기에는 한없이 투박한 성채지만 안에서 보는 모습은 완전 다르다.
너무도 깔끔하게 개조를 해서 현대식이라는 느낌이 저절로 들도록 했다.
나는 창문을 통해 밖을 살펴보았다.
나중에 우리는 저 건너편 숲길을 걸어보게 된다.
멋진 경치를 나 혼자만 살펴보는 것은 범죄이리라. 우린 다같이 바깥 풍경을 즐겼다.
성채안은 미로나 마찬가지였지만 안내표시가 잘 되어 있어서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갑옷을 직접 몸에 걸쳐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이런 무거운 갑옷을 몸에 걸치고 무기를 휘두르려면 엄청난 체력이 필요했으리라.
혼자 갑옷을 걸치기에는 무리가 갔을 것이다. 그랬기에 중세의 기사에게는 몸종이 딸려 있었다.
통나무 모형 다리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한번씩은 성채안에서 문화강좌도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멋진 강의실이 두세군데 마련되어 있었다.
길은 막혀있는듯 해도 다른 방으로 끊임없이 통하도록 이어져있었다.
창가 벽에 붙어앉아서 체스(=서양장기)를 둘 수 있도록 했다. 체스! 배워보면 정말 재미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체스가 장기보다는 조금 머리를 써야하지만 바둑만큼 오묘하지는 못하다.
쇠뇌같다.
기원전 중국에서는 이미 쇠뇌를 사용했던 것으로 알고있다. 쇠뇌를 동양에서는 노(弩), 영어로는 crossbow라고 불렀다.
성채안에는 작은 마당이 있다. 우리는 다시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창문밖에는 별천지가 펼쳐지고 있었다.
호수와 숲이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는 풍경을 만들었다.
해멘성을 만든 벽돌 모형이 전시되어 있기도 했다. 나는 이런 역사적인 일반사실보다 자꾸 바깥 풍경에 마음이 갔다.
시내쪽 풍경이다. 이러니 어찌 마음이 앗기지 않으랴?
물길을 사용해서 헬싱키에서 해멘린나까지 올 수 있단다.
해멘린나에서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더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단다.
호수의 나라 핀란드라고 하는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시가지는 나무가 가득찬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해멘 성이 전쟁터로 변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한번씩은 창가에 붙어앉아 쉬어도 된다.
또 다른 강의실이 나타났다.
나무로 깎아만든 성상이 전시되어 있기도 했다. 1450년대 작품이라고 한다.
성채안에서 나온 유물들이다.
북유럽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한자동맹에 관한 공부가 필수일지도 모른다.
한자동맹에 가입했던 도시들과 나라들이 사용했던 화폐다.
도자기 파편으로 보아 당시의 식기문화와 생활용기수준을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멘성채의 전체모습을 묘사한 모형을 보며 나는 전체구조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헤비 메탈들은 다른 방에 전시해두었다.
그래서 헤비 메탈까지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이 더 비싼 모양이다.
아까 이 계단을 통해 올라왔었다.
우린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수직으로 치솟은 성채벽이 웅장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출구를 향해 걸었다.
사람들은 티켓에 붙어있던 기념 스티커를 붙여두고 떠나갔다.
무슨 의미가 있을 있을 터인데.....
성채구역 바깥으로 나온 나는 입구를 다시한번 더 살펴두었다.
오늘 하루는 이 정도로 충분할 것 같다.
호텔까지 걸어가기로 마음먹고 천천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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