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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시벨리우스 생가에서 2

by 깜쌤 2017. 3. 6.

 

이제 생가(生家)로 들어간다.

 

 

물론 무료는 아니다. 공식적인 입장료는 5유로지만 시니어 적용을 받아 4유로로 할인받았다.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얀 시벨리우스의 얼굴이 찍힌 티셔츠가 나를 맞아주었다.

 

 

무슨 만화영화였더라? 한참 오래전에 본 만화영화 속에 흐르던 주제 음악이 <란디아>였었는데.... 

 

 

입구에 앉아있던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우린 한국에서 왔소이다. 나는 옛날부터 시벨리우스를 좋아했소. 핀란드에 온 김에 시벨리우스의 흔적을 따라 오다가 여기까지 왔소이다. 그분이 작곡한 <핀란디아>를 특별히 좋아하는데 틀어줄 수 없겠소?"

 

 

젊은 아가씨는 나를 위해 교향시 <핀란디아>를 틀어주었다. 나는 핀란디아를 들으면서 천천히 실내를 구경했다. 

 

 

시벨리우스는 이 집에서 출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작은 도시인 해멘린나에서 오래 살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두살때까지만 여기에서 살고 그 뒤로는 어머니를 따라 헬싱키로 이주했다고 한다.

 

 

멀리 동양에서 찾아온 우리 팀을 빼고 다른 백인 부부와 신사가 여길 찾아왔다.

 

 

시벨리우스는 8편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교향시 <핀란디아>는 이제 이 나라에서만은 핀란드 국가 정도로 대접받는다.

 

 

나는 핀란디아의 주제부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련해짐을 느낀다.

 

 

생가 안에 그 주제부가 흐르고 있었다. 생소하게 여기는 분들을 위해 핀란디아 동영상을 올려드리고 싶지만 저작권법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나는 지휘자 사이먼 래틀을 좋아한다. 그가 자주 연주하는 음악목록가운데 시벨리우스의 작품들이 들어있다.

 

 

내가 클래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광적인 매니아는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어떤 장르의 음악보다도 클래식을 사랑하는 편이다.

 

 

음악 하나가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우리도 이런 음악가를 가졌으면 좋겠다. 청동 흉상은 Kain Tappers의 작품이라고 한다.

 

 

한쪽 방에는 그가 사용했던 피아노가 보관되어 있었다.

 

 

열려진 문을 통해 한눈에 보이도록 해두었다. 

 

 

 실내는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랜드 피아노도 놓여있다.

 

 

그는 아흔이 넘도록 장수했다.

 

 

생애 마지막 삼십여년은 거의 작곡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남긴 작품 가운데 <카렐리아 조곡>도 있다.

 

 

카렐리아는 핀란드가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이다.

 

 

이런 땅을 두고 시벨리우스가 민족정서를 담아 작곡했다는 곡이다.

 

 

사람들 가슴속에 흐르는 정서를 음악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민족의 정서를 담아내는 음악의 대표격은 민요가 아닐까 싶다.

 

 

우리 민요를 주제부로 삼아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어 세계에 알리는 그런 작곡자는 없는 것일까? 틀림없이 있을터이지만 내가 견문이 짧아 모르고 있을 것이다. 

 

 

핀란디아를 다 듣고 난 뒤 나는 아가씨를 사진기에 담았다. 기꺼이 모델이 되어준 시벨리우스 생가의 직원 아가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나는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음악가 한사람의 힘이 나같이 어리바리하기 짝이 없는 동양 나그네를 여기까지 끌어당겨 오도록 만들었다. 

 

 

그게 음표의 힘이리라.

 

 

 생가에서 조금만 더 걸어서 서쪽으로 나가면 시벨리우스 기념공원을 만나게 된다.

 

 

나는 공원을 찾아갔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동네공원이다.

 

 

시벨리우스의 생애와 구체적으로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 블록을 정해서 작은 공원으로 만들어두었다.

 

 

나무들이 우거진 잔디밭 한가운데 그의 입상이 서있었다.

 

 

관광객들인 듯한 사람들이 설명을 듣고 있었다.

 

 

관광이라면 먹고 마시는 것이 전부인줄로 아는 사람들과는 이미 차원이 다른듯 하다.

 

 

우리는 다시 거리를 따라 걸었다. 시가지 바깥으로 나가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거리를 따라 걷다가 내 눈에 들어온 건물이 하나 있었으니......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