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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시벨리우스의 고향인 해멘린나 1

by 깜쌤 2017. 2. 22.

 

움라우트! 독일어를 공부하다보면 움라우트에 대해 저절로 알게 된다. 위키백과로 움라우트(Umlaut)의 정의를 살펴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었다.

 

 

움라우트(독일어: Umlaut, 독일어로 ‘둘레’를 뜻하는 um-과 ‘소리’를 뜻하는 Laut의 합성어)는 변모음의 한 종류이다. 구체적으로 후설모음이 [i], [iː], [j] 앞에 왔을 때, 연관된 전설모음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450~500년경 여러 게르만어에서 독립적으로 일어나  고트어를 제외한 모든 초기 게르만어에 영향을 주었다.

 

움라우트의 종류로는 Ä/ä, Ö/ö, Ü/ü가 있다. 각 문자의 국제음성기호ä[ɛ], ö[œ], ü[ʏ]이다. 각 문자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는 a, o, u의 뒤에 e를 붙여 각각 ae, oe, ue로 표기한다.

 

 

 

여행기 중간에 뜬금없이 웬 움라우트 타령인가 싶어 의아해하는 분이 계시지 싶다. 우리가 지금 도착한 역이 해멘린나(Hämeenlinna)다. a자(앞에서는 일부러 크게 확대했다) 위에 찍힌 두개의 점이 보이는가? 그게 움라우트 표시다. 고등학교 시절 독일어 공부를 조금 했기에 의미와 발음하는 방식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럴 경우 정확하게 어떤 식으로 읽고 표기해야할까 싶어 약간 고민을 했다.


여행기를 쓰면서도 내내 그게 찝찝해서 기어이 새로 확인을 했다. 지금까지 '하멘린나'라는 식으로 기록을 해왔는데 이제부터는 움라우트 발음 원칙에 의거해 해멘린나로 고쳐불러야겠다 싶어서 장황하게 움라우트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나는 해멘린나 기차역 대합실 속에 들어가 돌아가는 기차시간표를 살펴두었다. 헬싱키로 돌아가서는 러시아로 이동해야했기에 미리 조사해둘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배낭여행자는 이런 식으로 치밀하게 움직여두어야 두번 고생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해멘린나는 탐페레(반대방향으로는 헬싱키)로 가는 기차들이 정차하는 기차역이다. 이럴 경우 탐페레라는 도시의 이름을 기억해두고 위치까지도 파악해두어야 타임테이블을 살피는데 도움이 된다. 



 사진을 찍고 메모해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무원에게 확인을 해두는 것은 더 중요하므로 매표소를 찾아보았으나 내가 발견하지 못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매표 창구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살펴봐도 승차권 자동판매기는 대합실 구석에 얌전히 자리잡고 있는데 역무원과 직접 대면하여 무엇인가를 물어볼 창구가 보이지 않았기에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대합실 안을 청소하는 아줌마에게 물어보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영어를 알아듣지 못했다. 그런데 말이다, 이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한쪽에 앉아 내 행동을 살피던 할머니 한분이 다가와 영어로 말을 거는 것이었다.

"뭐 필요한 것 없수?"



할머니의 영어는 정확하진 않았지만 알아들 수는 있었다. 할머니는 나에게 작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적어도 나이가 팔십은 확실히 넘기신 할머니였는데 그 나이에 영어를 말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낯선 나그네에게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자세는 더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해멘린나의 위치가 궁금한 분들은 위에 올려둔 지도를 클릭한 뒤 크게 뜬 지도를 보고 확인해보기 바란다. 스마트폰에서는 크게 뜨지 않을 수 있다.



 역광장 한구석에는 자전거가 가득 세워져 있었다. 유럽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왜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낯선 풍경이 되어야할까? 일본만해도 기차역에서는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광경인데....



나는 해멘린나역 건물을 뒤로 남겨두고 앞쪽을 향해 걸었다. 이제부터는 시가지로 들어가서 예약해둔 호텔을 찾아가야한다.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를 불러낸 뒤 목적지 검색을 해보았더니 약 1.5 킬로미터 정도만 걸어가면 될 것 같았다. 그 정도 거리는 항상 걸어다닌다는 것이 내 여행 원칙가운데 하나다. 




 나는 역에서부터 앞으로 쭉뻗은 도로를 따라 호수까지 나아간 뒤 다리를 건너서 직진할 생각이었다.



기차역에서부터 왼쪽으로 뻗어있는 거리를 따라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은 뒤 다리를 건너가도 될 것이지만 호수 풍경이 너무 궁금했던 것이다.



기차역에서 이백미터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호수가 있다.



호수도 그냥 단순한 호수가 아니었다.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화로운 개발이 이루어진 깔끔한 호수였다. 



 호수 군데군데 선착장이 설치되어 있고 그 양쪽으로는 계류장이 만들어져 있는 그런 호수다.



풍경? 진부한 표현이지만 그건 당연히 그림같다. 



 호수 가로는 숲이 울창했다.



내가 꿈꾸던 그런 곳이다.



우리는 호수가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었다.



붉은 열매가 조롱조롱하게 달린 나무 몇그루가 경치를 한결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호수를 가로 질러 다리가 놓여있었다. 이 다리를 건너면 해멘린나 시가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호수 부근 경치는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남쪽 하늘에서부터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서북쪽 하늘은 그런대로 맑기만 한데.....



다리 한쪽은 공사중이었다. 나는 이런 풍경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안전시설을 어떻게 해두고 공사하는지, 인부들의 공사집중도는 어느 정도인지 같은 것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호수가에 펼쳐지는 보트 계류장 시설과 이어지는 산책로들.... 그리고 반짝이는 물결들이 한데 어우러져 낙원같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압권은 푸른 잔디밭 사이에 서서 하얗게 반짝이는 자작나무 이파리들의 미세한 떨림 아닐까? 



다리를 건너자 박석을 박아넣은 도로가 아주 완만한 언덕을 따라가며 이어지고 있었다.



남쪽 하늘이 진한 회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았다.



햇살이 구름속에서 숨바꼭질을 계속하고 있었다.



나는 도로에서 한자 간판을 발견했다. 중국인들의 생존능력은 눈부실 정도다. 핀란드 시골도시에서 한자 간판을 볼 수 있다니.....



해멘린나는 깔끔하고 정갈하다는 느낌이 단번에 밀려오는 그런 도시였다.



도로 오른편에 광장이 등장했다. 광장이 보인다면 작은 시장도 당연히 존재하리라. 

 

 

 

위 지도를 보면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이 나타나있다. 클릭하시라. 그러면 크게 뜬다. 하멘린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눌러봐서 손해될 일은 없을 것이다. 

 

정말 그랬다. 천막을 치고 장사하는 그런 간이 매장이 몇개 나타났던 것이다.



 이제 거의 다 온것 같다. 나는 호텔을 찾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눈길을 쏟아주어야했다.



길거리 한가운데 멋진 야외 카페가 자리잡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듯 하다.



 이런 곳에서 먹어보는 것도 운치있는 일이겠지만 안내판에 나타난 가격부터 일단 만만치 않았다.

 

 

마침내 호텔을 찾았다. 파란색 간판이 붙어있었다.

 

 

호텔 쿠물루스 !  헬싱키에서 하루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었다. 

 

  

카운터의 아줌마는 친절하기도 했다. 나는 호텔비를 치르고 우리가 묵어야할 방으로 안내받아 갔다. 하루에 20유로를 추가하면 침대 4개가 있는 가족실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방을 업그레이드 시키기로 했다.

 

 

정말 그랬다. 가족실은 방이 2개였고 침대도 4개였다.

 

 

1인당 58유로다.

 

 

우리돈으로 치면 7만2천5백원이나 되는 거금이다. 

 

 

물론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격이었다.  

 

 

시설면에서는 만족했다.

 

 

무엇보다 깨끗해서 좋았다.

 

 

일행분들도 모두 만족해해서 마음이 편해졌다. 이번에 북유럽을 여행하는 우리 팀은 나를 포함해서 모두 3명이다. 

 

 

탁자밑의 휴지통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나의 쓰레기통이 세 칸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쓰레기 종류대로 분리하여 버리게 되어 있었다.

 

 

이런건 딱 내 스타일이다. 나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깨끗하고 청결하고 단아하길 원한다. 특히 사람이라면 우아한 행동에다가 교양까지 갖추기를 원한다. 성실하고 인품까지 좋은 분이라면 나와는 평생지기까지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나(=깜쌤)라는 인간의 품질이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는 것이지만......

 

 

나는 객실에 비치된 물건들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살폈다.

 

 

오늘 우리가 묵는 호텔 이름? 호텔 쿠물루스다.

 

 

객실에 걸린 모니터는 LG 회사 제품이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