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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포르보에서 돌아오다

by 깜쌤 2017. 2. 14.

 

초밥! 한자로 쓰면 수사(壽司)! 일본식으로는 스시 !

 

 

'오이시 스시'라고 표현했으니 맛있는 초밥집이라는 말이겠다. 12유로 정도만 내면 초밥에다가 중국요리, 과일에 스프, 차와 커피까지 먹고 마실 수 있다니 안들어가보면 바보가 되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안으로 들어가자 백인들이 가득했다. 가게는 흠잡을 데 없이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주방과 계산대 앞쪽으로는 자리가 남아있어서 그나마 여유가 있었다.

 

 

일단 계산부터 먼저했다. 11.8유로다. 약 15,000원 정도되겠다.

 

 

뷔페 스타일로 차려져 있었기에 접시에 담아가지고 오기만 하면 되었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영국같은 나라들은 물가가 비싸기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런 물가 비싼 나라에서 15,000원 내고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횡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초밥 아니던가?

 

 

초밥 생김새는 우리와 거의 비슷했다.

 

 

문제는 맛인데 맛도 흠잡을게 없었다.

 

 

알다시피 초밥에 쓰이는 생선은 활어가 아니고 선어다. 숙성시킨 것을 쓴다. 백인들은 날생선을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런데 초밥만큼은 예외다. 그만큼 그들 사회 속에서도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백인들이 '검은 종이'라고도 놀리면서 부르는 김으로 만 초밥도 있었다.

 

 

기꼬만 간장병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었다. 

 

 

 일단 많이 먹어두어야했다.

 

 

음식 맛속에 중국적인 맛이 살짝 스며들어 있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주인은 중국계 핀란드인이었다. 그럼 그렇지.....

 

 

커피까지 맛있게 마신 뒤에 초밥집을 나와서는 터미널을 향해 걸었다.

 

 

여긴 뭐든지 여유가 있어서 좋다. 사람들도 많지 않으니 한결 홀가분했다.

 

 

헬싱키로 돌아가는 시내버스를 탔다.

 

 

차표는 운전기사가 버스 안에서 끊어주었다. 9유로다. 헬싱키로 돌아가는 길을 가만히 살펴보니 포르보에 올 때처럼 고속도로로 달리는게 아니었다. 

 

 

고속도로 옆을 따라 이어지는 시골길을 달린다.

 

 

사람들의 삶을 여유있게 살펴볼 수 있으니 고속버스보다 훨씬 좋다.

 

 

너른 밀밭이 한가롭게 펼쳐져 있었다.

 

 

한번씩은 시내버스 정류장이 나타나기도 했다.

 

 

버스 안에도 손님이 적어서 여유로웠다.

 

 

한번씩은 에어컨이 작동하기도 했다.

 

 

나는 바깥 경치를 즐겼다.

 

 

마음이 푸근해진다.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골마을 앞에 버스가 멈추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한두명 정도만 올라타고 내리기도 했다.

 

 

자작나무 이파리가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그럴 땐 은종이들이 햇살에 마구 반짝거리는듯 했다.

 

 

동네놀이터가 나타나기도 했다.

 

 

자전거 거치장에는 자전거들이 모여있었다.

 

 

눈으로 봐도 공기가 깨끗해보였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대도시에서 보는 그런 하늘이 아니었다.

 

 

북유럽의 여름은 천국이다.

 

 

한시간 정도를 달려 터미널에 도착했다.

 

 

헬싱키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캄피라는 말을 기억해두는게 좋으리라.

 

 

캄피는 버스 터미널을 겸한 거대한 쇼핑몰의 대명사같았다.

 

 

캄피 앞 광장까지 나와서는 잠시 방향감각을 잃었다. 그러나 배를 닮은 붉은 건물을 보고 이내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캄피에서 라마승을 보았다.

 

 

나는 깜짝 놀랐다. 라마승을 만나다니.....

 

 

플래시몹을 하려는 것일까? 악기를 맨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우리는 호스텔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걷는게 빠르기도 하거니와 편안하다.

 

 

캄피 뒤쪽 버스 출입구쪽으로 걸었다. 그 너머에 자전거도로를 겸한 인도가 있기 때문이다.

 

 

캄피에서 출발하는 버스들은 지하에서 경사로를 따라 올라오도록 되어 있었다.

 

 

맞은 편 건물에는 대형 맘모스가 그려진 천을 걸어두었다.

 

 

이나라 사람들은 횡단보도에 사람 그림자만 얼씬거려도 조용하게 차를 멈추고 보행자들이 건너가기를 기다렸다.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다.

 

 

우리는 자전거도로로 내려섰다.

 

 

다리 밑 벽면에 그려 놓은 벽화가 재미있었다.

 

 

그렇게 걸어 호스텔에 도착했다. 우린 내일 체크아웃을 하고 해멘린나로 갈 것이다. 거기서 시벨리우스를 만나고 그런 뒤 다시 헬싱키로 돌아와서 국제열차를 타고 러시아로 넘어갈 것이다. 나는 카운터에 가서 우리가 헬싱키로 돌아오는 날을 이야기하고 방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약해두었다.

 

 

점심을 거하게 먹었으니 저녁은 빵과 자두로 간단하게 때웠다.

 

 

밖이 환해도 잠을 자야했다. 백야의 여파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잠이 모자라게 될게 뻔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