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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예쁜 마을 포르보 3

by 깜쌤 2017. 2. 6.

 

 마을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깔끔했다.

 

 

강변 잔디밭에 사과나무 한그루가 박혔다. 자잘한 사과가 조롱조롱 맺혔다.

 

 

손뜨개질을 한 털실 소품들이 강변 난간위에 걸려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온천지에 평화가 가득 내려앉아 있었다. 강에 걸린 다리를 건너가보기로 했다.

 

 

강변 언덕 위로는 옛마을이 세월의 정취속에 고요히 묻혀있었다.

 

 

강변으로 이어지는 길거리는 붉은빛과 회색빛나는 자잘한 박석으로 포장되어 있었고......  

 

 

뭐하나 허투루 만들어진게 없었다.

 

 

다리에 올라서서 부근을 살폈더니 강가에 자리한 빨간 집이 자기를 살펴달라는듯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강에서 한달음에 집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보트 접안시설이 마련되어 있었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이 아름다운 자연속을 흐르는 강물이 왜 탁한지 모르겠다.

 

 

오염이 원인은 아닐 것이다. 물속에 서식하는 플랑크톤의 작용때문일까?

 

 

 상류쪽으로는 작은 요트들과 보트들이 소복하게 모여있었다.

 

 

처음 개척할 당시부터 이곳 사람들은 물물교환으로 생계를 유지했을 것이다. 물어보지 않아도 그들의 생활은 빈한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은 예쁘게도 가꾸어두었다.

 

 

처음부터 예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나하나 다듬어나가며 조화로움 속에서 다양성을 모색했을 것이다. 

 

 

다리 중간에서 뒤돌아보자 비로소 마을이 있는 언덕배기 꼭대기부근에 자리잡은 대성당이 보였다.

 

 

유럽의 마을들은 거의 예외없이 시청과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듯 하다.

 

 

담배꽁초하나 보이지 않는 정갈함에 나는 마음을 빼앗겼다.

 

 

내가 자주 출입하는 예배당 마당에는 매일 아침마다 담배꽁초가 무더기로 흩어져있다. 절간에 가서도 함부로 담배를 피우는가?

 

 

예의도 없고 염치도 없는 기본이 안된 사람들이 왜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어느 세상에나 다 그런 법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안그런 곳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리를 건너갔더니 점잖게 생긴 할머니 두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선교활동을 하는 모양이다.

 

 

일찍이 유럽의 선교사들이 들어갔던 곳에는 반드시 군대가 대포와 총검을 들고 뒤따라 들어갔다.

 

 

그바람에 애꿎은 선교사들이 숱한 욕을 얻어먹어야했다.

 

 

이 할머니들은 자기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을 외곽에서 전도활동을 하는 것 같았다. 분위기를 보니 이단에 속한 할머니들 같았다.

 

 

나를 향한 할머니들의 시선을 떼어놓고 강변으로 내려갔다.

 

 

자그마한 선착장 나무바닥 위에 서서 마을을 살펴보았다.

 

 

털실로 짠 뜨개질 소품들이 걸려있던 곳이 바로 맞은편이다.

 

 

1346이라는 숫자는 마을을 처음 개척했던 연도를 의미하는가보다.

 

 

짙은 먹구름이 하늘 한구석을 덮어가자 분위기가 음침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구름사이로 해가 다시 나오기를 기다렸다.

 

 

다리 밑을 살폈다. 다리발은 돌로 되어있었다.

 

 

조금 뒤에는 언덕 꼭대기에 자리잡은 성당에 가볼 생각이다.

 

 

나무 선착장을 빠져나온 뒤에도 중국인들이 타고온 관광버스가 출발하지 않고 시끄럽기 짝이 없는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한국인들도 처음에는 중국인들처럼 행동했으리라.

 

 

전설적인 명배우 헨리 폰더의 아들 피터 폰더가 찍은 아름다운 서부영화 한 편이 생각났다. 강물이 햇살에 반짝이는 장면이 아름다웠던 서부영화였는데 이젠 제목조차도 기억에 가물가물하다.

 

 

다시 다리를 건너온 나는 언덕배기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섰다.

 

 

뭐 그리 서두를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네 아이들이 둥근 자갈이 깔린 비탈길을 걸어내려오고 있었다.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아이들 얼굴에는 주근깨가 자잘하게 박혀있었다.

 

 

비탈길을 조금 걸어오르자 작은 광장이 나타났다.

 

 

뒤돌아보았더니 노부부 한쌍이 천천히 걸어오고 계셨다.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광장 앞에 다다르고 보니 광장 규모가 제법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광장도 둥근 자갈로 포장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비오는 날을 대비해서 물길을 내어두었다.

 

 

누가 타고온 자동차일까?

 

 

집들은 하나같이 규모가 컸다.

 

 

흰색으로 칠한 검박한 교회 출입문 앞에서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교회 지붕의 경사각이 제법 급했다. 무성한 이파리를 가득 매단 나무가 짙은 그늘을 사방에 드리워주고 있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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