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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예쁜 마을 포르보 4

by 깜쌤 2017. 2. 7.

 

핀란드는 루터파 교회가 강세를 이룬다고 한다.

 

 

예배당인지 성당인지 정교회 성당인지 여부도 중요하겠지만 이 건물이 예수 그리스도께 예배를 드리는 예배당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포르보 마을 한복판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이 건물을 두고 사람들은 흔히들 포르보 대성당이라고 부른다.

 

 

나는 예배당 경내로 들어섰다. 속세의 번잡함과 때묻은 마음은 출입문 바깥에 던져두고 경건함과 성스러움만 가지고 경내로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나는 순식간에 관광객 모드로 돌변하고 말았다.

 

 

경사도 급한 까만 지붕과 하얀색 벽이 조화를 이루었다.

 

 

전면엔 갈색으로 장식하고 대형 십자가를 그려넣었다. 흰색, 갈색, 검정색으로만 이루어진 소박한 건물이다.

 

 

예배당이 자리잡은 언덕 아래 한쪽에 아이들이 사용하는 놀이터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사람들이 제법 들락거렸다. 교회 건물크기는 보통이었지만 부지 크기는 만만찮았다. 중년의 사나이가 의자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종각이 오른쪽 뒤편으로 나타났다.

 

 

나는 천천히 교회를 중간에 두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았다.

 

 


기념탑이 서있었지만 영어가 아니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었다.

 

 

언덕배기 밑으로 빨간 집들이 보였다.

 

 

단아한 교회였다.

 

 

최초의 건축은 1300년대에 이루어졌다고 하니 오래된 역사를 지녔다. 지금의 교회는 1450년경에 건축된 것이라고 한다. 2006년의 대화재 때도 커다란 손상을 입었다고 한다.

 

 

종탑이 별개의 건물로 자리잡아 독특한 외관을 지녔다.

 

 

내부가 궁금했다.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내가 아까 정면이라고 생각했던 뒷면 2층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었다. 사실 이정도 크기의 교회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어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내부는 수수했다. 천장에서 아래로 내려뜨린 수수한 샹들리에 하나, 그리고 강대상이 전부였다. 나는 이렇게 수수한 교회가 좋다. 러시아 황제를 차르라고 부른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리라. 이 곳에서 러시아 차르 알렉산더 1세가 1809년에 핀란드 의회를 처음 개최하기도 했고, 핀란드인들에게 종교를 자유를 베풀어주기도 했단다.

 

 

 알고보면 참으로 유서깊은 곳이기에 나는 조용히 묵상에 잠겼다가 다시 돌아나왔다.

 

 

 자율판매대에는 아주 간단한 엽서종류가 진열되어 있었다.  

 

 

이런 것은 아무래도 역사적인 유물같다. 입구 한켠에 놓여있었다.

 

 

종탑 앞에 간단한 휴게시설을 마련해두었다. 포르보 대성당까지 가서 이 종탑을 눈여겨보지 않으면 앙꼬없는 찐빵을 사먹고 온 것과 같을 것이다.

 

 

종탑 앞 간이 휴게소에서 차라도 한잔 마셔야하지만 물가가 만만찮으니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고작 돈 몇푼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돌아서면 항상 후회할 짓을 해대는 나는 쫌생이 간을 가지고 산다.

 

 

핀란드 커피는 정말 좋았었는데.....

 

 

나는 예배당 밖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찾아냈다.

 

 

아까 처음에 들어갔던 문과는 다른 문으로 나왔다.

 

 

붉은 빛이 감도는 화강암으로 댓돌을 놓은 집이 우아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장난감 하얀 자전거와 아이비.....  미적감각이란건 바로 이런 것이리라.

 

 

여름날의 햇살아래에서는 모든 것이 반짝거리는듯 했다.

 

 

파란하늘과 흰구름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이 햇살 아래에서 상큼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나는 챕터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은 곳까지 갔다가 돌아섰다.

 

 

한때는 학교로 사용된 적도 있었다는 곳이다.

 

 

포르보는 있을게 다 있었다는 말이다. 아까 우리가 건넜던 다리는 핀란드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역사적인 길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영남지방의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올라갈때 넘었던 문경새재길이 역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듯이 포르보 성당 앞을 관통하는 길은 '왕의 길'로 이름을 날리던 중세의 교통로였던 것이다.

 

 

성당 옆에는 주교관(Bishop's House)이 있다. 중세의 주교(Bishop)는 권력과 부와 명예를 지녔던 자리다.

 

 

 현재 남아있는 이 주교관은 1923년에 건축하기 시작해서 1927년에 완공했단다.

 

 

현재의 주교는 2009년에 취임한 비외른 빅스트룀이라는 분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집에 실제로 주교가 거주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포르보가 핀란드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마을이라는 사실은 저번에도 이야기를 했었다.

 

 

지금 우리가 둘러보고 있는 구역은 반하포르보다. 포르보 구시가지라는 말이다.



주교관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이 좁은 골목은 예전부터 악명이 높았던 모양이다.



눈이 쌓여 얼어버리면 넘어지기에 딱 알맞은 곳이겠다.



그래서 악마의 길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도 모른다.



바위가 길바닥에 박혀있는 부분을 지나자 비포장된 길로 이루어진 골목이 계속되었다.



조금 더 걸어오르자 또 다른 바위길이 나타났다.



골목을 따라 붉은 색을 지닌 집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 너머로는 또 다시 바위들이 이어지고......  눈이 오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질 것 같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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