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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7 베트남-월남의 달밤 1(完)

베트남을 향하여 1

by 깜쌤 2017. 2. 9.

 

 2017년 1월 5일 목요일, 낮 11시 30분에 버스를 탔다. 인천공항행버스다.



유난히 푸근한 겨울이었다. 올겨울 들어 한번도 크게 추워진 적이 없었던 겨울이다. 담장에 붙어사는 줄장미도 푸른 이파리를 그대로 달고 월동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추풍령 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었다.



이번에는 베트남하노이가 첫 목적지다.



나이든 세대에겐 베트남이라는 말보다 월남(越襤)이라는 용어가 더 친숙하다. 越南이라 쓰고 베트남 사람들이 자기들 방식으로 읽으면 베트남(정확하게 말하면 비엣남이라고 하는게 옳을 것이다)이 되는 것이고 우리식으로 발음하면 월남이 되는 것이다.



15분 정도 휴식한 뒤 다시 출발했다. 사실 베트남은 20년 전에 가보려고 했었다. 그랬던 것이 그때마다 이상하게도 여행 우선순위에 밀려나서 이제야 가게된 것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까 오후 4시 10분정도가 되었다. 1층 7번 게이트 부근에서 와이파이 도시락을 수령했다. 해외에서의 정보검색을 위해 지금까지는 인터넷 로밍 서비스를 받아 사용했었으나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와이파이 도시락을 사용해보기로 했다. 


 

사이버공간에서 미리 예약을 한 뒤 공항에서 물건을 수령하는 방식이었다. 월남은 하루 사용료가 6,600원인 지역이다. 기계 한대에 10 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므로 모든 면에서 로밍서비스보다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배터리는 한개당 사용료가 하루 550원이었다. 처음 사용해보는 물건이어서 보조 배터리를 2개나 가져갔지만 한개만 있으면 충분하다.



오후 5시 50분이 되어 체크인을 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저가항공사를 사용해보았다. 진 에어!

영문 약자는 LJ다. 저가 항공사여서 그런지 출국 게이트가 셔틀 트레인을 타고가서도 제일 끝머리에 있었다.



8시 출발이다. 도착은 심야다. 그렇다면 호텔 숙박에 문제가 생긴다. 처음부터 노숙할 생각이었다.



30분 늦게 이륙했다. 이륙한지 한시간 지난 뒤에 간단한 간식을 준다.



식사라고는 할 수 없는 간식 수준이다. 승무원들 차림도 어디 소풍이나 가는듯한 그런 차림새여서 가벼운 기분부터 들었다.


 

간간한 맛이 배어있는 밥 두 덩이와 떡갈비를 닮은 고기패드 두 조각과 간단한 채소반찬 정도..... 4시간 반 정도 버텨야하는 공간치고는 의자 사이 간격이 좁았다.



베트남은 15일간 무비자입국이 가능한 나라다. 우리는 처음부터 비자를 받아갔다. 그 말은 이번 여행기간이 보름보다는 더 길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린 3주일 여행을 계획했다. 호텔예약? 그런 것은 없다. 현지에서 둘러보고 그냥 구한다. 여긴 유럽이 아니길래.....



배낭을 찾아  입국장에 들어가니 현지시간으로 12시가 넘었다. 2층 식당 앞에서 조용한 공간을 찾아냈다. 자리를 깔고 옷을 두텁게 껴입고 누웠다. 어떤 이들은 반팔 차림으로도 거뜬히 잘만 버티지만 난 그렇게 하면 얼어죽는 체질이다.  



몇시간만 버티면 날이 샐것이다. 첫날 밤은 심야에 도착했기에, 일부러 호텔을 예약하지않고 공항에서 노숙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짐작하다시피 우리는 나이든 배낭여행자다. 그렇지만 하룻밤 정도 공항에서 잠을 잔다고해서 죽지는 않을 것이다. 



식당 앞 의자에는 우리 말고도 의자에서 밤을 새운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공항내에 울려퍼지는 항공편 안내방송때문에 한번씩 잠을 깨기도 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나는 건물 밖으로 나가보았다. 바깥 온도는 21도 정도라고 했다.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공항 부근에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간 나는 화장실에 가서 복대를 착용하고 배낭을 새로 정리했다. 그리고 공항 안에 있는 은행에서 환전을 했다. 어느 나라든 공항내 은행에서 환전을 하면 환율이 나쁜 법이지만 베트남은 예외다. 100달러를 주니 자그마치 225만동이나 내어주었다. 부자가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일행 두분과 함께 우리가 밤을 새운 공간 앞에 있었던 식당으로 갔다. 아침부터 챙겨 먹어야했다.



베트남 쌀국수를 주문했다. 국수 한그릇에 거금 7만 9천동이다. 베트남 물가를 우리식으로 알아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79,000동이라면 일단 0을 하나 제거한다. 그런 뒤 반으로 나누어보면 된다. 공항에서 먹은 최고급 베트남 쌀국수가 약 3,950원이라는 말이된다.  



국물맛이 약간 달달했다. 국수를 국물에 적셔서 먹도록 되어있었다. 처음 먹어본 현지 쌀국수였지만 먹을만 했다.

 


아침도 먹었으니 이젠 시내로 들어가야한다.

 

 

일단 공항건물 바깥으로 나갔다. 1월 6일 아침이 밝은 것이다. 이제부터 베트남 여행 시작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