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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헬싱키 - 수오멘린나섬 4

by 깜쌤 2017. 1. 2.


Finlandization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핀란드화 정도로 번역할수 있겠다.



강대국 러시아의 눈치를 살펴가며 적당한 생존수단을 도모하는 약소국 핀란드의 지혜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반대편에 서 있는 국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다.



소련이 해체된 후 러시아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지만 푸틴이 마음먹기에 따라 핀란드는 언제든지 곤란한  처지에 빠질 수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재의 우리나라가 핀란드와 비슷한 처지에 몰리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중국이 굴기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사드 배치때문에 벌어지는 중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일련의 압력은 한국 길들이기가 아니고 무엇인가?



휠체어를 타고 혼자 돌아다니는 청년을 보고 나는 느끼는게 많았다. 강대국을 옆에 두고 있는 국가가 생존하는 방법을 저 청년이 몸으로 보여주는게 아닐까? 



그런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 나라가 스위스라고 본다. 역사적으로 볼 때 관광대국 태국도 상당히 교묘하게 처신하였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포대를 둘러보았다.



 새로 일어나는 신흥강대국 청나라의 세력팽창에 교묘한 처신으로 국가의 생존을 도모했던 광해군이 주변 정세에 어둡기만 했던 세력이 주도한 쿠데타를 만나 권좌에서 밀려난 것은 유명한 일이다.



편협한 이념에 사로잡힌 목소리 큰 자들의 생각과 행동이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역사는 대개 그런 자들의 목소리에 좌지우지되어 흘러가는 경우가 많았다.



수오멘리나 섬에 만들어진 요새를 둘러보며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헬싱키의 위치는 상당히 교묘했다. 헬싱키를 개발하면서 수오멘린나 섬의 요새화를 시도했던 스웨덴인들의 혜안이 놀랍기만 하다.



나는 노란색 낮은 나무 울타리로 둘러싸인 민가를 은근슬쩍 살펴보았다. 



섬을 한바퀴 빙 돌아 왔더니 결국에는 두개의 섬을 이어주는 다리 부근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수오멘린나 센터 부근으로 돌아온 것이다. 인근 박물관 앞 도로변에 전시해둔 이건 아마 닻이리라.



나는 좁은 수로 가에 만들어놓은 널판지 부근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동행인이 가지고 온 육포를 씹으며 기력을 회복한 뒤 수오멘린나 센터 속으로 들어가보았다.



 벽에 걸린 사진 중에 겨울철 사진이 한결 돋보였다. 겨울엔 발트해가 모조리 얼어버리는가보다. 



 앞쪽이 방긍 우리가 둘러본 수오멘린나 요새섬이고 뒤쪽은 헬싱키다.



센터를 나온 우리는 헬싱키로 돌아가기 위해 페리보트 부두를 향해 걸었다.



부두에 나가서 보트를 기다렸다. 바다 건너편에 자리잡은 헬싱키가 아득하게만 보였다.



갈매기가 하늘을 헤집으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윽고 작은 보트 한척이 슬금슬금 다가왔다. 

 


내가 기다리던 페리다.



섬으로 들어오는 손님이 내려야만 뭍으로 나가는 손님들이 탈 수 있다.



수오멘린나 섬과 스베아보리를 왕복하는 페리다.



나는 페리에 올랐다.



 육지로 나가는 사람들이 꾸준히 밀려오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달려온 저 젊은이는 결국 타지 못하고 말았다.



내가 탄 배가 육지를 향해 떠날때쯤 거대한 크루즈선이 섬곁을 지나치고 있었다.



 내가 떠나온 이 수오멘린나 섬도 이제는 추억속으로만 존재할 것이다.



언젠가는 저런 큰 배도 한번 타 보게 되리라.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갑판에서 여름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하얀색 돛을 단 요트가 페리옆을 스쳐달렸다.



요트가 사라지고 나자 섬만 당그러니 남았다.



페리는 이내 헬싱키 남항쪽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십오분 남짓 걸리는 짧은 항해지만 주위 풍광이 워낙 아름다우니 그 시간마져도 순식간에 흘러버린 것 같았다.



우스펜스키 사원이 오른쪽으로 등장했다. 배에서 내린 뒤에 곧바로 찾아갈 성당이다.



거의 다 왔다.



바다에서 항구를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망망대해를 누비는 외항선을 타는 선원들은 목표로 삼아 항해했던 항구가 눈앞에 나타나면 그렇게 감격스러워한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땐 마도로스라는 말은 낭만 그 자체였다.



사실 나는 마도로스라는 직업을 처음부터 꿈도 꾸지 않았다.



학자가 되는 것이 뒤늦게 품은 꿈이었지만 발치에도 다가서지 못했다.



이윽고 헬싱키 남항에 도착했다.



내릴 시간이다.




육지에 발을 얹는 순간 그 섬에 정말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착장에 가득한 꽃들이 나를 반겨주는듯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