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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헬싱키 - 수오멘린나 섬 1

by 깜쌤 2016. 12. 19.

여행안내센터를 나온 나는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여기에서 내가 선택하여 갈 수 있는 길은 아주 단순했다. 앞 아니면 뒤뿐이었다.



해변쪽을 보니 바로 앞에 헬싱키 항구가 보인다. 수오멘린나 섬이 헬싱키 항구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뻔하다.



헬싱키 항구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섬이라면 당연히 요새가 건설되어 있어야 한다. 요새역할을 하려면 성이 있어야 하고 성이 제 구실을 하려면 성벽과 성문이 있어야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성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갔더니 너른 공터가 나타났다. 나즈막한 건물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뒤돌아보았더니 내가 방금 통과해온 성벽과 성문이 보였다. 

 

 

안내도에 대략적인 요새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 요새는 원래 6개의 섬이 있던 것을 교묘하게 연결했다고 한다. 우리는 지도상에 나타난 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을 기본으로 여기고 걸어보기로 했다. 얼핏보면 4개의 섬밖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마가목 붉은 열매가 주위풍경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섬에는 약 9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찬 국가였으니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교회 문은 닫혀있었다. 가까이 가서 게시된 글을 살펴보니 안에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방해가 될까 싶어 교회 앞부분만 살펴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교회 주위로는 거목들이 군데군데 자라고 있었다. 

 

 

 이런 지방의 잔디들은 키가 낮았다. 잔디밭 중간에 놓은 벤치들은 한결 정겨움을 불러 일으킨다.

 

 

커다란 돌로 벽체를 만든 건물이 보였고 그 한가운데 성문 비슷한 것이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도서관인가 보다.

 

 

현지 주민들인듯한 사람들이 부지런히 드나들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붉은 벽돌집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어떤 건물이 도서관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방금 들어간 아가씨가 벌써 건물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었다.

 

 

토끼풀들이 잔디밭에 비집고 들어가 자라고 있었다.

 

 

나는 원래의 길로 다시 돌아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부지런히 자기 갈길을 가고 있었다.

 

 

나도 원래 기억해두었던 길을 따라 걸었다.

 

 

여기저기 흩어진 건물들이 하나같이 2층 정도로 낮기만 했다.

 

 

이 섬에는 핀란드 해군사관학교도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게 어디쯤에 숨어 있는지는 알지도 못한채로 걸었다.

 

 

트랙터가 우리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얼핏 보기엔 지극히 단순한 구조 같지만 나중에 구글 지도를 가지고 살펴보니 참으로 교묘하게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박물관이다. 들어가보려다가 참았다. 돈 아끼기 위해서.....

 

 

박물관에서부터 가이드가 이끄는 도보투어가 있단다.

 

 

우리는 스스로가 가이드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리저리 발길 닿는대로 걸어보았다.

 

 

수오멘린나 요새는 18세기 중엽에 건설되었다.

 

 

만든 사람은 스웨덴인이다.

 

 

어찌보면 학교같기도 하다.

 

 

그쪽으로는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다.

 

 

주민들이 살고 있다면 당연히 학교도 존재해야한다.

 

 

조금 더 걸어나갔더니 드디어 두개의 섬이 마주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좁은 물길이 섬 사이로 지나가고 있었다.

 

 

두번째 섬이 보였다.

 

 

마주 보는 섬에도 요새가 건설되어 있었다.

 

 

멀리 조선소시설 비슷한게 보였다. 나는 저 다리를 걸어서 건너가기로 마음먹었다.

 

 

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맞은 편으로 가는 방법은 배를 타거나 아니면 헤엄쳐 건너는 방법밖엔 없다.

 

 

섬 위치와 구조가 절묘하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헬싱키는 핀란드 만에 자리잡은 항구다.

 

 

헬싱키 맞은 편은 에스토니아의 수도인 탈린이라는 도시다.

 

 

헬싱키와 탈린을 차지하면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던 상트 빼째르부르의 목줄을 죌 수 있다. 

 

 

말을 뒤집으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탈린과 헬싱키를 차지해야만 스웨덴의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18세기 당시 북유럽의 강자는 스웨덴과 러시아였다. 핀란드는 강국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고.....

 

 

러시아가 핀란드를 차지하고자 욕심을 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된다. 그러니 이 섬에 요새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스웨덴 입장에서도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 섬을 둘러보며 비로소 그런 사실을 더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닷가로 걸어가는 소년들의 뒤를 따라가 보았더니 건너편 섬으로 가는 지름길이 보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