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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헬싱키 - 수오멘린나 섬 2

by 깜쌤 2016. 12. 24.


시내와 수오멘린나 섬사이에는 수상버스가 다니기도 한다. 



수오멘린나 요새를 구성하는 커다란 두개의 섬 사이에 다니는 왕복 수상버스가 이 좁은 물길로 들어온단다. 다리밑을 통과해서 들어온다는 말은 아니다.



다리 부근에 수상버스 도착장소가 있다. 지금은 마가목에 가려져 있지만 몇걸음만 더 가면 부두 전체가 환하게 나타날 것이다.



수상버스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작은 다리의 입구가 나타났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이 수오멘린나 센터다. 



Waterbus(수상버스)는 여름철에만 운행되는 모양인데 출발지점은 헬싱키 시장광장 부근이다.



수오멘린나 센터 앞은 돌로 포장된 멋진 길이었다. 주위를 구경하는데 급급해서 센터 건물 속에는 들어가보지 않았다.



나는 다리로 연결된 맞은 편 섬인 수시사아리로 건너가보기로 했다. 지금껏 우리가 돌아다닌 섬은 이소 무스타사아리라는 이름을 갖고 있단다.  



다리를 건너가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것은 작은 가판대다. Artillery Bay summer kiosk다. 키오스크라는 말은 사진 속에 보이는 것과 같은 작은 판매대 정도의 시설물을 의미한다.



섬머 키오스크 뒤에는 멋진 카페가 숨어있었다.



그 앞쪽엔 범선 한척이 정박해있었고.......



관광지로 연결되는 핵심 통로는 모두 돌로 포장되어 있어서 걸어다니기에 좋았다. 



가만히 보니 섬 둘레 전체에 성벽이 만들어져 있었다. 요새 섬다운 그런 모습이었다. 



옛날 사람들은 저런 배로 발트해를 누비고 다녔으리라.



레스토랑에는 들어가지 않고 그냥 통과했다. 커피 한잔 마시려고 해도 비싼 물가때문에 오금이 저려올 지경이다.



정겹고 고요한 이런 풍광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무 그늘 벤치 밑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보였다. 최근에 알게 된 말인데 덴마크 사람들이 좋아하는 용어가운데 <휘게>라는 말이 있단다. 위키 백과에서는 휘게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휘게 (덴마크어·노르웨이어: Hygge)는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 안락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명사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서 "윌레휘게"(Julehygge)는 "크리스마스에서 오는 행복"을 뜻한다.


2016년 영국콜린스 영어 사전(Collins English Dictionary)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에서 휘게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나는 이런 풍광 속에서 휘게를 느꼈다.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다.



길은 성벽 앞에서 살짝 휘어지더니 성문 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성문 안으로 들어가기 전 카페 뒷마당을 살펴보았더니 휘게를 느낄 만도 했다.



북유럽의 여름 경치는 아름답다는 표현조차도 진부하게 만들어버린다. 



성벽 속에 유리창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안에 공간이 만들어져 있는 모양이다.



나는 두터운 성벽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안쪽으로는 너른 마당이 나타났는데 바닥이 예쁜 자갈로 마감되어 있었다.



안마당 가운데 묘소라고 생각되는 시설물이 보였다.



나중에 안내서를 보니까 요새를 건설한 오귀스탱 에렌스베르트(Augustin Ehrensvärd, 1710~1772)의 무덤 같았다.



그래도 미심쩍어서 구글 지도를 가지고 확인해보았더니 요새를 건축한 스웨덴 귀족 출신인 오귀스탱 에렌스베르트(Augustin Ehrensvärd, 1710~1772)의 무덤이 맞았다. 



자기가 설계하고 지휘하여 건축한 건축물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 있으랴?



 더군다나 그 요새 한가운데 묻혀서 영면을 취하고 있다면 더 멋진 일이 아니던가?



나는 그의 무덤 부근에 앉아서 성문쪽을 살펴보았다. 나는 방금 저 성문을 통과해서 요새 안쪽으로 들어왔다. 성문 바로 옆 건물이 오귀스탱 에렌스베르트 박물관이다. 



러시아가 지금은 세계최대의 영토를 지닌 국가였지만 에렌스베르트가 살아있을 당시(1710~1772)에는 발트해 지배권을 놓고 스웨덴과 다투던 신흥 강자에 지나지 않았다.



러시아가 발트해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웨덴을 제압해야만 했다. 핀란드는 당시 스웨덴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길가로 당시의 대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런 대포들은 포신이 특별히 짧은 것 같다. 



초록 잔디밭 위로는 기러기 같은 새들이 평화롭게 놀고 있었다.



녀석들은 사람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 휘게를 즐기고 있었다. 적어도 내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인생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으려면 정말 많다. 주변에 지천으로 깔린 것이 행복이다.



나는 우리 한국인들이 지나치게 정치지향적이며 평등지향적이라고 여긴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며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면 문제가 발생하는 법이다.



아무것도 아닌 천박한 아줌마 하나가 정치와 행정에 끼어들어 나라를 개판으로 만들어버리는 이 씁쓸한 현실은 황당무계함 그 자체다.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인생 최대의 복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실패자다.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쉬는 것조차 아름답게 느껴지는 나라가 존재한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소녀들이 돌집 창문에 걸터앉아 깔깔거리며 놀고 있었다.



제법 높은데.....



자기 몸만한 가방을 들고 걸어가는 소녀조차 귀엽게만 느껴졌다.



겉만 살펴보고 함부로 판단하기가 그렇긴 하지만 이 정도면 낙원이다. 낙원!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