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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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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원가계 미혼대를 찾아서

by 깜쌤 2016. 12. 26.


나는 금편계곡을 따라 걸었다. 무슨 말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분들을 위해 바이두 지도를 첨부해본다.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1. 장가계국가산림공원 입구 - 장가계의 많은 입구 중 한곳이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이리로 입장하는게 최고의 비경을 보는 것이다.

2. 황석채 - 올라가보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는 곳이다.

3. 천리상회 - 물건파는 상회가 아니다. 나중에 사진이 등장한다.

4. 천하제일교 - 원가계 지역에 있다. 천하절경이다.


알다시피 구글 지도를 가지고 중국의 여러 지역을 검색해보면 세밀하게 나오지 않는다. 천하의 구글도 중국인의 뚝심 앞에는 당할 재간이 없어서 중국에서 철수한 것으로 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바이두지도수색을 통해 검색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바이두에서는 아주 세밀한 부분에 가서는 위성사진을 공개하지 않으므로 지도만으로 설명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의 것은 세밀히 보고 싶되 자기 것은 남에게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은 놀부 심보를 지녔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지 않은가 말이다.


나는 1번 지점으로 입장해서 3번 지점으로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위 지도에서 아주 연하디 연한 녹색으로 표시된 곳이 내가 걸은 길인데 실제 모습은 사진에 나타나는 것처럼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으로 되어 있다. 



물길 양쪽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이런 암벽을 기어오를 수 있는 존재는 장가계에 살고 있는 원숭이떼들과 암벽등반 전문가들 밖에 없을 것이다.



수직으로 치솟은 규암 기둥들이 하늘을 가리웠다.



작은 샘을 찾았지만 굳이 마셔보려고 시도하진 않았다. 물은 될 수 있는대로 생수를 사서 마시는게 좋으리라. 



바위마다 이름을 붙이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을텐데.....  봉우리가 워낙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나같이 미끈하게 잘 빠졌기 때문이다.



계곡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작은 쉼터를 만났다.



여긴 상점도 있고 공안이 근무하는 작은 공간도 있다.



부근에는 자초담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웅덩이도 있다. 



군데군데 눈이 조금씩 쌓여있었다.



심산유곡이라는 표현은 이런 곳에 어울리는 말이리라.



나는 계속 걸어내려가기로 했다.



다음 목표는 천리상회(千里相會)다. 



천리상회까지 가면 천하제일교와 미혼대가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기 때문이다.



작은 정자 지붕 위에는 눈이 녹지도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다.



조금 더 걸어내려가서 마침내 천리상회 지점에 다다랐다.


有緣千里來相會  유연천리래상회

無緣對面不相逢  무연대면불상봉


''인연이 있다면 천리나 떨어져 있어도 만날 수 있지만

인연이 없다면 얼굴을 마주 보고 있어도 만날 수 없다''


그렇다. 그게 신의 섭리이며 인연이며 인생살이 모습이다.



영화 <아바타>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지 싶다. 아바타에 등장하는 공중에 뜬 거대한 바위덩어리들의 모델이 장가계 무릉원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유명하다. 



밑에서 하늘을 쳐다보면 사면이 우뚝 솟은 바위 덩어리들로 둘러싸였다.




이제 우리들은 천리상회까지 왔으니 이제 비탈길을 걸어올라 암벽들의 지붕으로 올라갈 것이다. 그게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그 가능함이 장가계를 더더욱 멋진 명소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위 지도도 클릭하면 크게 뜬다. 



천리상회는 장가계의 십대절경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길은 봉우리 옆으로 바싹 붙어서 이어져있었다. 급경사가 시작된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올랐다.



문제는 빙판이다. 넘어지면 초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구두를 신고 오르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우린 다행히 운동화를 신었다.



땀까지 흘려가며 비탈길을 오르고나자 상점이 나타났다. 하지만 가게문은 닫혀있었다. 조금 쉬었다가 다시 걸어올랐다.

 


눈이 다져져서 빙판이 되었다. 그런 길이 위로 이어져 있었다.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용어로 표현하자면 한식경이나 지났을까? 또 다른 쉼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잠시 쉬려는데 갑자기 사방이 떠들썩해졌다.



아이구 맙소사! 중국인 학생들이 떼거리로 몰려들고 있었다.



아이들 뒤를 따라 걸어올라가면 한참이나 소음공해에 시달려야할 것 같아서 미리 출발하기로 했다. 상점에서부터는 더더욱 비탈진 길이 이어진다.



 조심에 조심을 거듭해가며 걸어 올랐더니 마침내 앞이 조금 트이는 것 같았다.



 작은 가게가 관문처럼 앞을 가로막고 섰는데 그 문을 통과하니 절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지간히 높이 올라왔다. 암벽 기둥들의 꼭대기가 슬슬 보이기 시작하니 말이다.



어떤가?



절벽이 보이는 한쪽에는 영화 <아바타>와 장가계 무릉원과의 관련성을 자랑하는 표지판이 서 있었다.



설마 아전인수격인 해석은 아니겠지?



상점을 뒤로 남겨두고 다시 걸어올랐다. 이제 오르막길이 거의 끝날 때도 된듯 한데.....



영감 한 분이 가파른 계단길이 다시 시작되는 절묘한 위치에서 짚신을 팔고 있었다. 짚신! 멋진 아이템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짚신을 사서 신고 있었다.



나는 그냥 운동화 차림 그대로 그냥 걸었다.



또 어떤 영감님은 귤을 팔고 있었다.



위치는 기가 막힌 곳이다. 장사는 그런대로 되는 것 같다.



나도 이제는 슬슬 지치기 시작했다. 누구는 여기까지 올라와서 짚신도 파는데 싶어서 계속 걸었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가게가 더 자주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젠 정말 암벽 꼭대기까지 거의 다 온듯 했다. 빙판길을 걸어오르느라고 하도 고생을 했더니 미혼대를 보기 전에 내 정신부터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