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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무릉원 삭계구의 아름다움

by 깜쌤 2016. 12. 17.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점심을 먹고 장가계구경에 나서기로 했다.



비수기여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작은 음식점을 찾아 들어갔다.



따뜻한 국물이 필요했기에 고기가 들어간 25원짜리 버섯탕과....



35원짜리 고기요리를 주문했다. 



밥은 기본이다. 음식이 맛있었다. 맛이 없을 리가 없다. 배가 고팠기도 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명언이다.



그집 차맛이 훌륭했다.



늦은 점심을 먹고나서 입구를 향해 걸었다.



입구로 향하는 길 담장 밑으로 눈이 쌓여있었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글이 있기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말에는 반드시 신의가 있어야 하고 행동에는 반드시 열매가 있어야한다."



중국인들은 신의를 그 무엇보다 중요시한다고 들었다. 역사서를 봐도 그런 것 같다. 제발 우리나라 정치가들과 사회 지도층인사들은 그런 면을 배워두었으면 좋겠다.



개울을 따라 걸으면 입장권 판매소가 나온다. 호텔들이 가득찬 무릉원 구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우리가 잘 아는대로 장가계안에는 여러개의 구역이 존재한다. 지금 말하는 장가계는 장가계 시가 아니라 관광지로서의 장가계를 의미한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숙박하는 곳이 무릉원구역이다. 우리는 지금 삭계곡과 가까운 무릉원구에 와 있는 것이다. 딱 일년 전에는 반대쪽에 있는 장가계국가삼림공원쪽에서 묵었다.



매표소가 나타났다.



성수기 입장요금은 249원인가 했는데 우리는 비수기였기에 139원만 내면 되었다. 보험료 3원이 포함된 가격이다. 아이고, 이 무슨 횡재수냐? 중국인들은 비수기를 담계라고 부른다.


우리가 흔히 중국인들의 문화재 규모나 삶의 방식을 보고 대륙적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용어 속에는 무엇이든지 거창하게 만든다는 의미도 포함되지 싶다. 입장권 판매소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영수증에는 분명히 2인이라고 되어있는데 카드는 한장만 내어주었다. 2인겸용인줄 알았는데 입장하는 곳에 가보니 그게 아니었다. 지붕 사이로 장가계 특유의 풍경이 슬며시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결국 카드 한장을 더 받아와야만 했다. 입장할 때 카드에 지문인식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야 이틀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무료 셔틀 버스들이 즐비했지만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 무슨 일인가 싶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 무릉원구쪽 버스출발점 위편 도로가 공사중이었던 것이다.



더 기본적인 이유는 손님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작년에 여길 오면서 국가삼림공원쪽으로 직행했던 것이 옳바른 판단이었다.  



나는 도로를 따라 걷기로 했다. 한적하고 호젓한 길이다. 



공사장 인부들에게 물어 지름길을 찾아 걸어올라갔다.



조금 걸어올라가자 댐이 나타났다. 아까 개울을 보았지만 골짜기 속에 이런 댐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지도만 보았을 땐 천연호수가 존재하는 것으로만 생각했지 이런 댐으로 인해 호수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도로가 터널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노부부가 잠시 쉬고 있었다.



아마 현지 주민이었던가 보다.



짧은 터널을 통과했더니 또 다른 터널이 등장했다. 재미있다.



터널을 빠져나가자 호수가 나타났다.



"와아! 호수가 제법 크다야!"



 우리가 지나온 터널이 건너편에 보였다. 도로가 요리비틀 조리비틀 하는 식으로 이리저리 꼬부라진 덕분이다.



슬슬 선경(仙景)이 시작된다. 



조각배 한척이 물살을 가르고 나아가고 있었다.



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도로를 따라 걸었다. 신선이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댐이 저 밑에 보였다. 절묘한 위치에 댐을 쌓았다.



댐 덕분에 안쪽으로는 호수가 만들어낸 기막힌 경치가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 멋진 경치안에 터잡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보다. 산 중턱에 집이 보였다.



선경은 끝없이 이어지는데 이 멋진 곳에 집짓고 사는 사람들이 있단 말이지?



토종 벌을 기르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 토종벌집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호수 끝자락이 보였다. 이제 비밀이 풀렸다.



장가계국가삼림공원으로 입장해보면 황석채 부근을 흐르는 커다란 골짜기 물을 볼 수 있는데 그 물이 장가계 안을 이리저리 굽이쳐 흐르다가 결국 이 호수 속으로 흘러드는 것이다.



호수 건너편에 민가가 보였다.



 민가 오른쪽으로는 장가계의 암벽기둥들이 하늘로 치솟아 있었다. 



그렇다! 경치로만 논하자면 여기가 진정한 무릉도원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건너편 집 부근에 선착장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렇다면 이쪽 편 어디엔가에도 선착장이 만들어져 있어야 하리라.



호수 끝자락에는 다리가 걸려있었다. 나는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비싼 입장료를 다 뽑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까 했던 내 짐작이 틀리지 않았다. 이 부근 어디엔가 선착장이 있을 것이다.



호기심이 발동한 나는 밑으로 내려가 보았다. 그랬다. 아주 작은 선착장이 나타났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풍경이 존재한다니.....



안개가 흐르는 날에는 더 멋진 풍경을 자아내리라. 



아까 터널 입구에서 보았던 늙은 부부가 건너편에서 다가오는 배를 타기 위해 종종걸음을 치고 있었다.



그림같은 정경이란 이런 일을 두고 말하는 것이리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