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고성에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청석으로 포장된 골목에도 어김없이 어둠이 찾아들었다.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면서 타강변의 건물과 성벽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벽 윤곽을 따라 불이 켜지고 벽면을 따라 빛이 솟구쳐 올랐다.
관광객들은 걸음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느긋하게 천천히 걷는 사람들은 야경을 즐기기 위함이리라.
강변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
물론 나도 그중의 한사람이다.
성벽을 감싼 불빛이 타강에 떨어져 멋진 반영을 만들어냈다.
강을 가로질러 만들어진 누각을 건너기로 했다.
아침에 그렇게 많던 사냥꾼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봉황고성의 중심도로로 쓰이는 다리에도 파란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의 조명 기술도 결코 만만치 않다.
조명은 붉은 기가 강했다. 중국인들이 원래 빨간색을 좋아하지 않던가?
나는 타강 좌우를 골고루 살폈다.
태극문양으로 만들어진 보에도 조명이 켜졌다.
아침에 봐둔 국수집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다리를 함부로 건너기가 싫었다. 그래서 나는 일부러 천천히 걸었다.
하류쪽 홍교에도 불이 들어왔다.
이런 다리들은 풍우교를 현대식으로 해석했다고나 할까?
강변위에 자리잡은 음식점에 들어갔다.
밥과 돼지고기....
국수와 돼지고기..... 면을 좋아하는 나는 국수를 선택했다. 묘족 돼지고기 마늘종 요리라고나 할까?
종일 걸어서 그랬는지 배가 고팠다. 고추만 빼놓고 깨끗하게 해치웠다.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18원짜리 음식이다.
우리가 들어갔던 음식점에는 손님이 많았다. 그렇다고 해도 맛집은 아닐터이다.
다시 강변으로 내려갔다.
다리위에는 빛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름답다. 조금 난하긴 해도 말이다.
수중조명기술이 뛰어나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까 올라가려다가 길을 찾지 못해 올라가보지 못했던 봉우리에서 레이저광선이 뿜어나오고 있었다.
우리가 묵고있는 호텔까지 거의 다 왔다.
타강 위에 걸려있는 작은 다리를 지나야한다.
이 아름다운 야경을 뒤에 남겨두고 가야만하니 조금은 아쉬웠다.
무섬마을의 외나무 다리보다는 훨씬 규모가 크다. 중국인들은 매사가 이런 식이었다.
뭘 해도 일단 크게 만들어놓고 본다.
중국인들의 특기가 규모로 덤비는 것이라면 우린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덤벼야 한다.
일본인들은 아기자기함으로 승부하는듯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승부해야할까?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은 특별가격을 제시했다. 135원이란다. 지금 우리도 그 가격에 묵고 있는 중이다.
호텔 방에는 호텔 이름과 인터넷 주소가 적힌 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에 들어오기전 우리들은 노점상인에게서 귤 6개를 사들고 들어왔다.
불에 비추어보았더니 씨가 환하게 드러났다. 그런 귤을 까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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