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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헬싱키 - 보라색 기차가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도시

by 깜쌤 2016. 11. 25.

 

 암석교회에서 기차역은 그리 멀지 않았다. 기차역부근에 국회의사당도 있다고 들었기에 그쪽으로 가보기로 했다.



교회에서 내려오는 길목에는 중국인들을 위한 안내판이 서있었다. 면세점인가보다.



기차역을 향해 슬슬 걸었다. 무엇보다 자전거도로가 완벽하게 구비되어있어서 너무 좋았다.



헬싱키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을 지나갔다. 사람들은 종합버스 터미널이 들어잇는 건물을 캄피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 그 맞은 편 건물 아래엔 순록동상이 살아있는듯한 모습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곳곳에 자전거 대여시설이 구비되어있었다. 나는 세심하게 살폈다.



어떤 방법으로 자전거를 꺼내며 어떻게 반납하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반납이 가능한지 그림과 지도로 표시되어 있었다.



나는 이런 시스템들이 부러워졌다. 중국 항주에서 빌려타본 자전거는 품질이 형편없었지만 일본의 오카야마에서 빌려타본 자전거는 페달링이 너무나 부드러워서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경북 안동 기차역부근에서 한번 시도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런대로 괜찮았다. 경주에는 아직 그런 시스템이 없다. 시도하지 않는 것인지 소상공인들의 입김때문에 시도조차 할 수 없었는지 내막을 모르겠다. 시내버스 도착 안내시스템도 올해부터 가동했으니 할말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면서도 입만 열면 '세계적인 관광도시 경주'라고 떠벌린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에 몸을 떨어야한다. 말만 하면 뭘하는가? 가진 자원만으로도 얼마든지 세계적인 명소를 만들 수 있건만 그게 안되니 어쩌겠는가?



 도로 한쪽은 자전거 전용공간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저 횡단보도만 건너면 헬싱키 기차역이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등이 바뀌지 않았다. 우리는 결국 다른 횡단보도를 사용해야만 했다.



도로 한가운데로 트램이 지나가고 차들이 쌩쌩 달리니 다른 횡단보도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했다. 



나는 헬싱키 기차역부근에서 놀라운 걸 하나 발견했다. 자전거 전용도로였다.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자전거 전용도로였다. 기존 도로보다 훨씬 낮은 곳에 만들어두었다.



국회의사당은 보수중이었다. 그 큰 건물 전체를 그럴듯하게 가려놓고 공사하는 저 세밀함이라니.... 



횡단보도를 건너가자 발밑으로 거대한 공원이 펼쳐졌다. 저 앞쪽으로 헬싱키 기차역 공간이 보였다.



헬싱키 역이 있는 남쪽공간은 거대한 공원이었다. 어제 기차역에 처음 도착했을 때도 미쳐 상상하지 못했던 공간이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정말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고기 모양을 한 조각상이 건물앞에 자리잡았다.



구글 지도를 가지고 재확인해보았더니 헬싱키 뉴 뮤직센터였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음악가라면 누가 뭐래도 단연 시벨리우스다. 어떤 곳에서는 시벨리우스 아카데미아라는 이름으로 이 건물을 소개하고 있기도 했다.



건물 안으로는 들어가보지 않았다.



맞은 편에 보이는 건물은 키아스마 현대 미술관이다.



뮤직센터와 박물관, 미술관, 그리고 헬싱키 기차역이 모여있는 멋진 공간이었다.



나는 초현대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을 하나씩 뜯어보았다.



현대식 건물이 하나도 어색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까닭이 무엇일까?



건물들 사이의 상호 조화 때문일거다. 어울림 말이다.



미술관 도로밑 자전거도로를 따라 수많은 사람들이 사이클링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많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모습은 처음 보았다.  



헬싱키는 너무나도 건강한 도시였다.



아니다. 핀란드라는 나라 자체가 건강한 나라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름이 너무나 짧기 때문에 햇살을 즐기느라고 모두들 자전거타기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걷고 뛰고 운동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이리라.



다양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도 결코 난잡하지 않았다. 



뭐하나 어설픈게 없었다. 야외카페도 단정하기만 했다. 



 광장과 건물, 잔디밭과 화단이 어우러져 천국같은 느낌을 주었다.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런 건강한 풍경에 넋을 놓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여긴 모든 것이 밝고 건강하고 싱싱하다.



내가 꿈꾸어왔던 풍경들이 한없이 펼쳐져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아가씨 하나가 자전거를 세우더니 서슴없이 뒤집어 엎어두고는 수리를 하려고 덤벼들었다. 신체 탄탄한 예쁜 아가씨가 손에 기름묻는 것을 조금도 겁내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한없이 든든하게 보였다.



우리 일행 가운데 한 분은 작은 기계를 다루는데는 뛰어난 솜씨를 가진 전문가다. 그 분이 나서서 아주 쉽게 손을 보아주었다. 아가씨는 고맙다는 인사를 몇번이고 보내왔다. 



 낯선 나라에서 곤경에 처한 아가씨를 도와준 우리 일행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고쳐준 뒤에서야 비로소 우리가 코리언이라고 밝혔다.



사방천지에 자전거였다. 자전거타기를 즐기는 나에게는 너무나 기분좋은 일이다. 



앞쪽으로 기차가 보였다. 헬싱키 역이 바로 앞에 있다는 말이 된다.



기차와 자전거의 조합.....  중년의 신사 한사람이 공용자전거를 빌리고 있었다.



양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는 것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나라!



자가용보다 자전거가 더 많은듯한 나라! 그게 핀란드였다. 



핀란드! 옆면을 보라색으로 칠한 기차가 조금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나라이기도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