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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헬싱키 - 시벨리우스 기념물 공원

by 깜쌤 2016. 11. 7.

 

 핀란드 출신의 음악가라면 누구나 시벨리우스를 꼽을 것이다. 나라고 예외랴? 핀란드 음악가라곤 아는게 그 뿐이니 답은 뻔하다. 다음 행선지는 시벨리우스 기념물이 설치된 공원을 찾아나서는 것이었다.



버스 정류소가 세우라사리 섬 바로 입구에 있었지만 걸어가기로 했다. 한 삼십여분만 걸으면 되므로 걸어가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정류장 시설물에 광고지 하나 붙어있지 않고 깔끔했다. 높은 시민의식의 산물일 것이다. 경주역 앞 버스정류장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광고지와 광고지 붙인 흔적이 하도 더러워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다.



인구가 적고 땅이 넓어서 환경이 깨끗할 수도 있지만 시민의식이 월등하게 높기에 깨끗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나라와 마주친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참 건강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아까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 걸었다. 핀란드에서도 아파트를 만나다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해안산책로에 론리 플래닛이 추천한 작은 카페가 숨어있다는 것은 우리가 행운을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대로 찾았다. 우리는 해변에 자리잡은 카페에서 간편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카페 레가타는 바닷가에 있다. 아주 작은 건물이어서 수용 인원은 얼마 되지 않기에 음식을 사서 야외테이블에 앉아먹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들 우리같은 나그네들이다.



나는 크루아상 3개와  도우넛 3개, 그리고 커피 3잔을 주문했다. 빵과 커피를 받아들고는 쟁반에 얹어서 밖으로 나가 바닷가에 마련해둔 테이블에 앉았다.  



크루아상과 페이스트리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도너츠는 워낙 맛있어서 더 샀더라면 좋았을뻔 했다. 하지만 달콤한데 맛을 들이면 곤란하니 참기로 했다.



참새들이 사람 바로 옆에까지 다가와서 식탁밑으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를 주워먹었다. 



 아까부터 바람이 불었다. 햇살이 환하게 났더라면 멋진 소풍이 될뻔했다. 바다에 물결이 일었다. 하지만 파도는 밀려오지 않았다. 나는 그게 참 신기하게 여겨졌다. 



카페에는 손님들이 꾸준하게 밀려들었다. 도너츠와 커피의 조합은 환상적이라고 해야겠다.



간단하게 점심을 때운 뒤 카페안 여기저기를 슬슬 둘러보았다. 한쪽에 바베큐 시설이 되어있었다.



발트해가 육지 깊숙하게 들어와서 그런지 파도가 일지 않았다. 처음 본 사람들은 호수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다. 



 카페 레가타에서의 점심은 간단히 끝났지만 두고두고 여운이 남는 곳이었다. 핀란드인들의 미적인 감각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카페 빈터 한구석에 오래된 클래식카가 주차되어 있었다. 장식용이겠지만 주변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카페를 벗어난 우리들은 부근에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시벨리우스 기념물을 찾아나섰다.



도시 곳곳에 녹지와 공원이 마련되어 있으니 사방에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공원에 가득한 나무들을 개성적으로 가꾸어놓은 곳이 많았다.



시벨리우스 기념물공원을 찾느라 이리저리 맴돌다가 마음씨 좋은 노인을 만나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



개 두마리를 데리고 산책나온 그는 우리에게 시벨리우스 기념물이 있는 공원을 가르쳐주고는 자기 갈길을 갔다.



아까 점심을 먹은 곳에서 제법 가까운 곳이었는데 우리가 그 사실을 모르고 괜히 사방을 돌아다녔던 것이다. 



버스정류장 디자인이 참으로 심플했다.




공원 여기저기엔 자작나무가 가득했다.



 어린이 전용 놀이터엔 반드시 철망으로 구별을 해두었다. 그리고 부모가 항상 동행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전용 놀이터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빈곤층 노인들을 배치하고 적은 보수를 주면 어떨까싶다.


예산을 아껴쓰면 얼마든지 사회복지차원의 일자리가 보이는 법이지만 공무원이나 정치가들 눈에는 그런 것들이 꿈에도 생각되지 않는가보다. 그들 눈에는 국민이 낸 혈세가 눈먼 돈으로 둔갑해서 나타나는지도 모른다. 마음이 어두우니 생각하는 것 조차 어두울 수밖에 없다. 



 공원 저쪽에 파이프로 만든 구조물이 나타났다. 바로 저기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노점상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잘서문란 현장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같으면 온갖 쓰레기가 난무하고 소라니 가득할터인데 여긴 그런 것이 없었다. 



핀란드에 흔히 보이는 특유의 넓적한 바위너머 파이프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조물이 보이고 그 앞에는 음각형상이 자리잡았다.



음각형상은 시벨리우스의 얼굴일 것이다.



나는 앞쪽으로 접근해서 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바위밑으로 내려갔다.



600여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은 파이프오르간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 구조물을 만드는데만해도 약 24톤 정도의 강철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시벨리우스 서거 10주년을 맞이하여 1967년에 만들어 설치했단다.



이 기념물(Monument)은 이내 핀란드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이 구조물은 시벨리우스 모뉴먼트로 불리게 되었고.....



강철 구조물 옆 바위 위에는 시벨리우스의 얼굴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나도 파이프 밑으로 가보았다.



 파이프오르간 내부를 구경한 적이 있기에 밑에서 바라보니 음악적인 감흥이 밀려오는듯했다. 시벨리우스의 대표작 <핀란디아>를 현장에서 듣는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다.



기둥 사이로 발트해가 보였다.



많은 관광객들이 기념물과 두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갔다. 한국인들도 보였다.



그들은 이 위대한 음악가 앞에서 무엇을 느끼고 가는 것일까?



개구쟁이 한 녀석이 기념촬영을 하는 사람들 위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나는 그 녀석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시벨리우스의 얼굴을 찍었다. 그에 관해서는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자. 우리는 기어이 그의 고향집까지 찾아가게 되므로.....



밀려왔던 관광객들이 사라지고나자 공원에는 조용한 기운이 몰려들어왔다. 잠시 동안의 고요함을 만끽한 후에 우리들은 다음 행선지로 옮겨갔다.



일단 화장실을 찾아갔다가....



 볼일을 마친 뒤에는 암석교회를 향해 걸었다.



곳곳마다 공원이요 체육시설이다.



소수의 엘리트 스포츠인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시설이 곳곳에 널널하다는 것은 이나라 국민의 건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당이 나라를 뒤흔드는 웃지못할 황당한 현실 앞에서 도대체 우리는 누굴 위해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생각이 다 들 정도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불러 켜두고 거기에 의지해서 최단 노선을 찾아 걸었다.



거의 다 온듯했다.



이제 다왔다. 저 골목 안에 우리가 찾는 암석교회가 존재할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