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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7 - 모슬포 부근 어슬렁거리기

by 깜쌤 2016. 11. 21.


3월 4일 아침이다. 친구는 한라산 등반을 위해 출발하고 혼자 남았다. 한라산 등반을 위한 준비를 하나도 갖추지 않았기에 나는 모슬포 부근을 어슬렁거려보기로 했다.



이런 날은 무작정 걸으면 된다. 어제는 송악산을 거쳐 산방산 쪽으로 걸었으니 오늘은 대정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모슬포는 작은 읍이다. 그러니 마을 구조도 단순했다.



작은 초등학교가 나타났다. 반가웠다. 나는 학교만 보면 너무 반가워한다. 



대정초등학교다. 아름다운 학교로 뽑혔다고 한다.



아담했다. 교사 한쪽 옆에는 모래가 깔린 놀이터가 보였다.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겠다.



개교한지 100년이 넘은 학교라니....   더구나 제주도에서 말이다.



교문양식이 정말 특이했다. 아이들은 이런 교문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학교를 지나친 뒤 계속 걸었다. 도로를 따라.....



곧 이어 강병대교회가 등장했다.



강한 장병을 길러낸다는 의미로 그렇게 이름 지었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안내판을 보도록 하자.



교회가 아름다웠다. 근대문화재로 지정될만한 했다.



나는 교회앞 잔디밭을 걸어보았다.



 1953년이라면  한국전쟁이 한창 진행중이던 시절에 건립된 교회였으니 내 귀에는 아직도 군인들의 함성이 들리는듯 했다.



잔디밭 한쪽에는 수선화가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교회 담장 너머 도로가로 단촐한 집들이 이어졌다.




근대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가 있어보인다.



나는 교회 정문을 나와 계속 걸어보기로 했다.



꼭 어딜 가야겠다는 목적지는 없었다. 그냥 걸어보고 싶었을 뿐이다.



구조물이 세워져있는 여기가 강병대 육군 제1훈련소 정문이었던가보다. 



 그러니까 이 부근이 군사훈련장이었다는 말이다.



왼쪽으로 모슬봉이 나타났다.



그리 높지 않은 봉우리다. 이런 것도 오름일까 싶었다.



도로가에 재미있는 기념물이 서있었다. 군사시설 기념비들이 아닌가 싶다.



대정웅비관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이 나타났다. 어떤 건물인가 싶어 인터넷을 뒤져보았더니 제민일보 기사가 등장했다. 



‘높은 기상을 갖고 대정의 기개를 펼쳐나가자’는 뜻으로 명명된 대정웅비관은 지난해 7월당시 고찬희 모슬포라이온스클럽 회장의 제안으로 개발협회·연합청년회·모슬포JC 등 4개 단체가 5억원가량의 자금과 부지를 내놓고 지어진 것이다.


대정읍개발협회와 모슬포라이온스클럽, 모슬포청년회의소, 대정읍연합청년회, 주부교실남군지부, 제주송악라이온스클럽, 송악청소년합창단 등이 입주한다.
 

출처 :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855






나는 북쪽을 향해 꾸준히 걸었다.



모슬봉을 왼쪽으로 두고 걸었다. 봉우리 밑은 채소밭이었다.



보라색 양배추들이 밭에 그대로 딩굴고 있었다. 수확을 포기한 것인지 아직도 자라고 있는 것인지 구별이 안되었다.



아무리봐도 허튼 시골은 아니었다.



주유소 옆을 지났다.



마을로 이어지는 골목을 들어섰다가 나는 깜짝 놀랐다. 내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나무 한그루 때문이었다.



아무리봐도 매화인데 너무 예쁘게 가꾸어두었다.



분재계의 숨은 고수가 사는 집이 아닐까 싶었다.



각이 나게 쌓은 담장과 둥글게 가꾼 나무 한그루!



일본 큐슈지방의 시골냄새가 풍겼다.



잡초가 무성한 밭에 귤들이 마구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바오밥나무처럼 생긴 나무 한그루가 시골집을 지키고 서있었다.



더 걸어올라갔더니 무밭이 나타났다.



고만고만한 무들이 밭에 가득했다. 얼마나 맵고 지린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어쩌면 달달할 수도 있으리라.



골목은 북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어떤 집 마당에서는 동백꽃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또 어떤 곳에서는 달큰하고 서늘한 매화향기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확실히 남국의 봄은 빨리오는가보다.



시골 마을에도 곳곳에 게스트하우스들이 숨어있는듯 하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농사를 지어본 자만이 느끼는 슬픔이다.



제주도답게 버스정류장들도 한없이 깔끔했다.



나는 이런 것을 볼때마다 지저분하기 짝이없는 경주시 시내버스 정류장으르 떠올린다. 경주역앞 정류장은 한마디로 가관이다.



아무리 돈 들여 잘 만들어주면 뭣하는가 말이다. 사용하는 시민들의 민도가 엉망인데.....  하지만 제주도는 다른듯 하다.



휴지하나 없는 골목을 마음껏 거닐었다.



대정골 돌하르방이란다.



이 부근 어딘가에 추사선생의 유배지가 있을 것 같은데.....



결국 나는 그날 추사선생 유적지를 찾지 못했다.



대신 청보리밭을 마음껏 보았다.



멀리 모슬봉이 얌전하게 솟아올라있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