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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제주도 5 - 용머리 해안에서

by 깜쌤 2016. 11. 10.

 

 도로가엔 산뜻한 외관을 가진 집들이 많았다.



나는 도로에서 내려와 해변으로 다가갔다.



백년초 군락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멀리 화순항이 보인다. 바닷가의 바위들이 모두 검은색이었다.



여긴 모래도 검다. 검은 모래해변이라....



바다쪽을 향해 있는 찻집과 레스토랑들이 부러웠다. 



초록 바다 이끼(?)들이 바위위에 묻어있었다. 



섬들이 드문드문 박혀있었다.



3월초인데도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면 여긴 확실히 남국이다.



본격젹인 모래밭이 나타났다.



저멀리 해변에 이양선 한척이 숨어있는듯 하다. 



처음엔 제주도에 웬 이양선이 다 있나 싶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하멜이 생각났다.



하멜이 상륙했던 곳이 이부근 어딘가보다.



1600년대 중반에 네덜란드인 하멜과 그 일행이 표류하다가 도착한 곳이 제주도였다.



해변을 부지런히 걸어갔더니 이윽고 상선이 눈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부근엔 작은 상가(?)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일본을 향해 항해중이었다.



지구를 반바퀴나 돌아서 오늘날의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부근을 거쳐온 것이다. 



복원하여 육지위에 정박시켜 둔 배 이름은 하멜이었다.



배 속에는 나중에 들어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산방산이 뒤에 턱 버티고 앉았다.



나는 발길을 돌려 다시 바닷가로 나갔다. 



하멜호를 뒤에 남겨두고 말이다.



절벽밑으로 통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파도가 심하게 치는 날에는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어질 것이다.



다른 이들이 구경을 하고 돌아나오고 있었다.



바닷가로 툭 튀어나온 부분을 돌았다. 



바다낚시를 즐기는 분들이 있었다.



낚시에서 손을 뗀게 언제였더라?



조금 더 돌아갔더니 산방산이 다시 나타났다.



왼쪽으로 절벽이 계속 따라다녔다. 



 파도에 씻기고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버린 바위들이 누워있었다.



 용머리 해안이라고 이름붙인 이들의 상상력도 범상치는 않은듯 하다.



멀리 한라산이 눈을 이고 길게 누웠다.



나는 절벽밑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계속 걸어보았다.



멀리 깎아지른듯한 절벽이 바다에서 멈춰 서있었다.



내 발밑 바위에는 하얗게 퇴색해버린 따개비들이 소복소복 묻어있었다.



절벽엔 층층무늬가 아로새겨졌다.



용암의 흔적일 것이다.



억겁의 세월을 두고 둥글게 파인 바닥이 옹달샘같은 흔적을 만들었다. 



표주박 하나만 띄어두면 영락없는 옹달샘이다. 돔이라도 한마리 갇힌게 없나 싶어 괜히 욕심을 내어 물속을 살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보면 나도 참 어리석은 인간이다. 어쩔 수 없는 속물이다.



이만큼 살아도 마음밭을 하나 깨끗하게 다듬지 못했으니 흉한 세월을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끄러웠다. 바닷물은 이리도 깨끗한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