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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제주도 2 - 송악산 가는 길

by 깜쌤 2016. 10. 27.


아침에 일어나서 잠시 동네구경을 나갔다. 마을에서 바다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았다.



우리가 하룻밤을 보낸 집은 슬라브집이었다.



하늘이 조금 우중충했다. 맑으면 좋은데....



간밤에는 바람이 정말 심했다. 천지가 다 날아가는듯했는데 아침이 되자 말끔하게 가라앉았다.



바람, 돌, 여자가 많다고 그러더니 두가지 이유는 확실히 알겠다.



마늘쫑이 제법 많이 올라왔다.



친구의 여동생 신랑이 우리를 픽업하러 왔다. 우리는 모슬포 읍내로 들어갔다. 이제부터 이틀간은 아파트에서 묵을 것이다. 여동생 내외는 육지나들이를 위해 따나야한다고 했다.



집밥을 먹었다. 오빠 친구가 온다고 해서 신경써서 차려주셨다. 푸근한 밥이었다. 맛있다. 소박해서 더 맛있었다. 나도 여동생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평생 소원인데 그걸 이루지 못했다. 오빠 소리 한번 들어보는게 소원인데......



아침을 먹고는 모슬포에서부터 용머리 해안까지 걸어가서 산방산에 오르기로 했다.

 


모슬포 읍내부터 걸어나갔다. 급한게 없으니 천천히 걷는다.

 

 

거리가 깨끗했다. 나는 깨끗함에 대해 병적일 정도로 집착한다. 더러운 것은 정말 싫어한다. 인간관계도 그렇다. 구질구질한 것은 싫다. 그렇다고해서 차가운 사람은 아니다.

 

 

지킬 것은 깔끔하게 지켜주고 배려할 것은 배려하되 서로에게 진실하고 성실한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택시 승강장 디자인이 남다르다.

 

 

보행자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설계한 아이디어가 좋았다.

 

 

마라도로 가는 여객선을 여기서 타는가보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가파도와 마라도가 모슬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 영토 최남단을 가본다는 의미를 마라도 방문을 통해 찾을 수 있겠다. 왜 그런지 그땐 마라도를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가봐도 그만 말아도 그만!" 제주도에는 그와 비슷한 말이 전해진다고 하던데.....

"갚아도 그만 말아도 그만!"

 

 

그만 하자. 나는 항구를 바라보며 걸었다.

 

 

길은 해변을 따라 동쪽으로 슬며시 휘어지기 시작했다.

 

 

해안을 이루는 바위들도 검었다. 용암이 땅속에서 굳으면 화강암이 되고 땅 밖으로 분출해서 식으면 현무암이 된다.

 

 

바닷가로 돌담이 나타났다.

 

 

야자 종류의 나무들이 스스럼없이 자랄 수 있는 곳이 제주다. 우린 알뜨르 비행장길로 들어섰고 해변길을 거쳐 산방산에 가려는 것이다. 그 중간 풍경은 아래 글상자속의 주소를 클릭해보자.




언덕에 올랐다. 사방이 환했다.



이런 풍경은 흔한게 아니다. 배낭여행을 다녀보고 나서 나는 제주도의 가치를 알게되었다. 한 이십여년 전부터 나는 제주도의 매력과 가치를 역설하고 다녔다. 그땐 제주도 물가가 비싸고 불친절하다고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동남아로 몰려가던 시절이었다. 그때 제주도에 미리 투자했더라면 이런 개고생 안하고 살아도 될터인데......



 도로가에 왜인들이 파놓은 동굴 진지들이 보인다. 나는 지금 송악산에 오르려는 것이다. 



해발 100미터 남짓한 곳이지만 이 정도 높이에서 봐도 아래 경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마라도 가는 여객선 부두도 보이고 저멀리 사계 해수욕장이 가물거린다.



바위섬 두개, 쫘악 갈라서서 마주 보고 앉았다.



나는 송악산 산책로를 걸었다.



나는 소렌토 언덕에서 사방을 살펴보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데서는 멋진 가곡을 한곡 불러주어야하는데......

"아름다운 저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속에 잠시라도 떠날 날이 없도다.~~~"


저기가 송악산 정상인가보다. 올라가봐야한다. 



<대장금>이나 <올 인>같은 드라마를 여기서도 촬영했단다. 그 유명한 대장금조차도 전편을 다 못보고 살았으니 나는 드라마에서는 완전히 문외한이나 다름없다.



바다위에 노란 구조물이 떠있었다. 처음엔 그게 뭔지도 몰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관광용 잠수함이 내려가는 곳이었다. 내 무지(無知)함의 끝은 어디쯤 될지 모르겠다. 슬며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