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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봉황고성 3 - 조각루의 아름다움

by 깜쌤 2016. 10. 21.

 

 작은 배를 타고 유람을 하게 되면 깃발 사이를 통과할지도 모르겠다.



2014년 대홍수가 나서 많은 집들이 침수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입은 피해를 지금은 말끔하게 이겨내고 다시 옛모습을 회복한듯하다.



빨래를 다한 젊은 아낙네는 바구니를 매고 일어섰다.



그녀는 타강 속으로 만들어둔 보 위의 길을 걸어 집으로 향했다. 



강가로는 작은 가게들이 즐비하다.



경관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술집이다.



그 옆에는 머리를 땋아주는 아줌마와 머리카락을 맡긴 처자들이 보였다. 

 


머리카락을 가지고 새끼꼬듯 능숙하게 다루고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새끼를 꼰다'는 말을 알고나 있을까?



그냥 슬쩍 한번 보고 지나치면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곳이 봉황고성이다. 



나는 겨울에도 초록으로 남아있는 버드나무 이파리를 보고 잔잔한 감흥을 되살릴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시인묵객들이 이런 나무들을 보고 영감을 얻었을까?



중국이 자랑해마지 않는 소설가 심종문(文)은 바로 봉황사람이다.



그가 남긴 대표적인 작품이 <변성 邊城>이라고 한다. 물론 나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봉황 사람들은 심종문을 자랑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하는듯 했다.



그런 연장선상일까? 강변에서 나는 자그마한 종이가게를 발견했다. 전통 종이로 공책같은 만들어파는 가게다. 형편이 되면 나는 이런 가게를 운영해보고 싶다.



가게를 운영하는 아가씨도 단정했다. 엽서들도 가득했는데 몇장 사오지 않은 것을 이제사 후회하고 있다. 



그동안 사모은 엽서도 참 많았는데 작년부터 하나씩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여행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침내 홍교(虹橋)까지 왔다. 무지개 홍(虹)자를 쓰고 있으니 그만큼 아름답다는 뜻이리라.



어쩌면 다릿발이 아치형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지도 모른다. 사실이 그랬다.



홍교를 건너기 전의 모습이다.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바글거렸다.



나는 홍교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가만히 보니 입구도 아치형이다.



강을 가로질러 만든 다리니만큼 일단 강변의 경치는 살펴두고 가야한다.



하류쪽을 보았더니 강이 휘어나가고 있었다.



강변 양쪽으로 기와집이 즐비한 것도 이쪽과 똑같다.



가만 있어보자, 저게 뭐지? 저기 저쯤에, 그러니까 강물이 굽어나가기 시작하는 강변에 밝은색 벽돌탑이 보였다. 



탑이다. 멀리서 봐도 아름답다. 이따가 반드시 가봐야한다.



타강에 일편엽주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마음이 아련해졌다. 더 보고 있다가는 한 잔 술 생각이 날 것 같아서 홍교 안으로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물론 나는 나중에 한잔 하게 된다. 커피로 말이다.



1층은 가게들로 채워져 있었다.



화장품 가게에는 여성 손님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삼륜자전거도 드나들었다.



나는 다시 돌아나왔다. 다리 건너 봉황고성 안쪽은 이따가 보면 되니까.....  지금은 강변 왼쪽만 보려고 마음먹었다. 



등에 대나무 바구니를 짊어진 아줌마는 무엇을 팔려고 하는 것일까? 왜 인간들과, 나라들 사이에는 빈부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런 화두에 매달렸던 학자가 UCLA교수였던 제레미 다이아몬드 교수다. 



그는 인간사회와 국가에서 빈부의 격차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차이 가운데 하나는 식량생산성이라고 보았다. 식량 생산에서 여유가 생기면(잉여농산물이 저장되기 시작하면) 인간은 그때부터 농산물 생산에서 해방된 소수의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문명)과 문화를 발전시켜 나간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런 주장에는 나도 공감한다.



무엇인가를 먹고 있는 이 아가씨도 잉여농산물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일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이리라. 제레미 다이아몬드 교수의 주장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원한다면 그가 쓴 책 <총, 균, 쇠>를 읽어보기 바란다.



타강 건너편의 집들을 유심히 살펴보자. 강변에다가 튼튼한 목재로 다리를 박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 좁은 집터 문제를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해결해나간 것이다. 물의 도시 베니스 밑바닥에는 촘촘하게 박아넣은 통나무들이 가득하다던데...... 



물을 가득 먹은 목재는 의외로 단단해서 오랜 세월을 지탱해날 수 있다고 한다. 강바닥에 나무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지은 그런 것을 조각루(吊脚樓 혹은 弔脚樓)라고 부른다고 한다.  



물건들은 하나같이 아름답다. 화려하다.



강변과 강상(江上)에는 운치가 가득하다.



홍교 다릿발은 수리중이었다. 다릿발의 아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있었다. 



강변을 가로막은 누각을 만났다. 이러니 운치를 들먹이지 않을 수 있으랴?



강물이 잔잔하기만 했다. 



저 사나이는 뭘 먹고 있는 것일까?



조각루 건축 양식의 절묘함을 만나보려면 봉황으로 가자. 봉황고성을 이룬 수많은 강변 건물에서 찾을 수 있다. 



오봉선을 닮은 배 한척이 강변에 묶여있었다.



중국 중원의 전통적인 모습이 이렇게 많이 남아있는 마을은 그리 흔한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 봉황고성!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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