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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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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봉황고성 1

by 깜쌤 2016. 10. 17.

 

창문이 약간 부실한 호텔이었지만 잠은 잘잤다. 2016년 1월 23일 봉황에서의 아침이다.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더니 눈이 와 있었다. 양자강 남쪽에서 눈을 보다니....  그리 많이 내린 눈은 아니었지만 눈이 내렸다는 사실 자체가 감동을 안겨주었다.

 

 

거의 8시가 되어서야 일어났기에 이왕 늦은 일정이니 천천히 움직이기로 했다. 양말을 신으려고 보니 구멍이 나있었다. 양말 버리기가 아까워서 꿰매신기로 했다. 


 

 

방안에 컵라면이 보이길래 아침부터 간단하게 컵라면을 끓여먹기로 했다. 귀차니즘에 젖어들면 곤란하지만 이왕 늦은 것이니 라면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중국 호텔에서는 방안에서 컵라면을 끓여먹어도 큰 부담이 되지 않으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제법 편하다. 유럽의 고급호텔에서 컵라면을 끓여먹다가는 곤욕을 치를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냄새때문이다.

 

 

배낭에 짐을 다시 넣어둘 필요없이 바닥에 깔아두었다. 그래야 필요한 물건을 찾기 편하다. 27번째 여행이었으니 이제는 요령만 늘었다. 그런 뒤 밖으로 나갔다.

 

 

주차장으로 쓰는 너른 마당에는 꼬맹이 둘이서 눈사람을 만들어놓고 놀고 있었다.

 

 

누가 만들어준 것일까?

 

 

타강으로 이어지는 길로 발걸음을 옮겨보았다.

 

 

타강을 가로지른 다리 위에도 눈이 쌓여있었다.

 

 

이런 날은 미끄러짐을 조심해야 한다.

 

 

타강 물이 보를 따라 세차게 넘쳐흐르고 있었다.

 

 

건너편 강변 집들 지붕위에도 눈이 쌓였다. 강남에서 그리 흔하게 보는 풍경은 아닐 것이다.

 

 

한겨울에 보는 연두색 버들잎과 흰 눈.....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 아니던가?

 

 

한장의 사진 속에 세 종류의 다리가 자리잡았다.

 

 

그렇게 흔한 풍경은 아니다.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다리도 교각만은 아치로 만들어서 먼 데 경치와 잘 어울리게 만들었다.

 

 

보가 있으니 물이 고일 수 있는 여분이 만들어진다. 여기 사람들은 녹조탓을 안하는지 모르겠다.

 

 

강변 양쪽으로 고풍스런 집들이 가득했다. 집들의 구조에 대해서는 나중에 찬찬히 살펴볼 수 있지 싶다.

 

 

하늘이 조금씩 개이기 시작했다.

 

 

나는 건너편을 향해 슬슬 걸어가보았다.

 

 

이 부근 어디엔가 입장권을 파는데가 있으리라.


 

 

이제 다 건너왔다. 타강 양쪽으로 만들어놓은 길에 설치한 난간에서는 싸구려 냄새가 슬슬 풍겨나왔다.



돈냄새를 맡는데 중국인과 유대인, 그리고 고대 사회의 그리스인들만큼 출중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까? 봉황고성으로 이어지는 요지마다 입장권 판매소를 설치하고 드나드는 사람들의 표를 확인했다. 그러니 별 수없이 사야만 한다. 거의 150원에 가까운 거금인데 대신 48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오늘은 타강 좌우를 중점적으로 살피기로 했으니 강변을 먼저 보기로 했다. 



타강에 제일 높게 걸린 다리가 핵심 교통로다. 당연히 다리 위로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왕래한다.



일단 봉황고성 구역으로 입장하기만 하면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걸린 여러개의 다리를 사용해서 이리저리 건너다닐 수 있다. 



일단 하류쪽 경관을 먼저 살폈다. 저 멀리 산위에 정자비슷한 건물이 보이지만 올라가는 길을 찾지 못해 결국은 올라가지 못하고 말았다. 가까이 보이는 정자에는 기어이 올라가보았지만....



멀리 보이는 정자는 나중 일이고 지금 당장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정자 위에라도 올라가봐야 했다.



차림새로 봐서는 소수민족임이 분명한 모녀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곁을 스쳐갔다. 



타강 양쪽은 빠꼼한데가 없을 정도로 모두 돌로 덮어버렸다. 어찌보면 과도한 개발이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한 것이다.



개울 속에는 수초가 자라고 있었다. 그 무엇보다 강변 건물들 지붕마다 눈이 덮여서 보기드문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중앙 누각에 올랐더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몰려있었다. 경치는 높은데서 살펴야 제맛이 나는 법이다.



그래! 멋있다! 비록 지나치게 상업화된듯한 냄새는 풍기지만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볼거리가 생기는 법이다.



지난 10월 15일, 토요일에 경주 포석정을 다녀왔다. 내가 보기에는 경주사람들이 너무 돈냄새를 맡을 줄 모른다. 그러면서도 경기가 안좋다고, 9월의 지진 때문에 손님이 끊어졌다고 아우성이지만 근본적으로 관광지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시내 경기를 살리고 사람이 들끓어서 돈을 벌고 싶다면 담당공무원들과 시의원들, 그리고 시내 상가 관계자들이 중국의 봉황이나 여강(운남성에 있다) 정도는 살펴보는게 좋으리라.



호남성 봉황이나 운남성 여강이 너무 거리가 멀어서 찾아가기 어렵다면 상해나 소주 부근의 운하마을이라도 조금 살펴보았으면 한다.



어떤 식으로 상가를 개발해야하는지를 한 수 정도는 배우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지금 보는 중심 교통로 다리 밑에 보이는 보의 모습을 유심히 보아두자. 저 보가 밤에는 이런 식으로 변모한다.



타강 야경의 한장면이다. 나는 지금 사진 속에 보이는 누각 위에 와있는 것이다. 이 사진은 다리 위에서 어제 밤에 찍어두었던 것이다. 이런 야경을 보기 위해 사람이 몰려든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나는 반대편으로 가보기로 했다.



사냥총을 맨 사내들이 모여 있었다. 총기소지가 불법으로 되어 있는 나라에서 버젓이 총기를 휴대한 저 남정네들은 대체 누구일까?



저들은 중국 정부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사냥을 위한 총기휴대가 가능한 요족 남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에게 사냥은 생계수단이기 때문이리라.



광고문구가 너무 재미있다. 대강 이런 뜻 아닐까?


"상서(봉황이 위치한 호남성 서부 지방)의 매력은 어디서 오나?

심종문의 글에서, 황영옥의 그림에서, 송조영의 그림에서, 인상 상서 술집에 있지 아니한가?"



인상상서 술집이다. 들어가보려다가 참았다. 내가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는 술독에 빠져 살았던 나였지만 이젠 그 세계와 깨끗하게 결별했다. 



강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강변에 늘어선 기와집 지붕위에 눈을 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하룻밤 머무른다면 이런 집도 좋겠다. 여름이면 강변에 있는 집들이 제법 서늘하지 싶다. 



햇살이 올라오면서 눈들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타강에 걸린 작은 다리위로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기 시작하자 작품을 노리는 사진작가들의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외나무다리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더 넓은 나무 다리와 돌다리가 나란히 놓였으니 화면구성은 저절로 된 셈이다.



나는 똑딱이 카메라로 장면을 잡는다.



수많은 인간 군상들이 서로 찍고 찍혀주는 것이다. 그러니 재미있다. 



이분들도 의미있는 한 컷을 노리는듯 하다.



나도 사진작가들 틈에 끼어 한 장면을 노렸다. 결과는 당연히 헛방이었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