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북유럽의 보석 헬싱키를 향해 날다

by 깜쌤 2016. 10. 18.

 

2016년 8월 7일 밤 12시, 경주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인천공항으로 올라가는 28인승 직통공항 리무진 버스를 탔다. 4시간 반정도만 달리면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인천공항에는 새벽 4시 35분에 도착했다. 중간에 금강휴게소와 또 다른 어떤 휴게소에 들렀지만 나는 내리지않고 버텼다. 일단 3층 출국장으로 들어가서 빈자리를 찾았지만 마땅한 데가 없어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지하 1층 엘리베이터 부근 구석에서 빈자리를 찾아 잠시 쉬었다. 푸드코트 앞쪽이다. 잠시라도 눈을 붙여두는게 중요하다. 오늘은 엄청 길고 긴 하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 6시가 조금 지나 공항 지하에 있는 하나은행 공항지점에 찾아가서 러시아 루블화를 찾아두었다. 경주에서 우리돈 200만원 정도를 미리 입금한 뒤 그날 시세에 맞추어 공항에서 루블화를 받기로 했었다.


지방도시에서 러시아 현지 화폐인 루블화를 구하는 것은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기에 공항에서 찾기로 했던 것이다. 실제로 경주와 포항에서는 루불화를 구할래야 구할 수가 없었다. 러시아에는 일주일간 머물 생각이었기에 1인당 66만원 정도를 환전하기로 했었다. 하나은행 공항지점은 지하1층 유실물 센터부근에 있다.



지하 1층 푸드 코트에서 나주국밥 한그릇으로 아침을 때웠다. 8천원이다. 식사를 끝내니 아침 8시가 되었다. 우리는 위로 올라가서 출국수속을 밟았다. 이번에 우리가 타고갈 항공회사는 핀란드 국적기인 핀에어다. 핀에어는 처음으로 타본다. 



외국 항공회사여서 그런지 게이트는 130번을 배정받았다. 그러니 셔틀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했다. 국적기같으면 그런 수고를 안해도 될 것이다. 인천에서 10시 20분에 출발해서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에는 오후 1시 55분에 도착할 것이다. 시차를 감안해도 9시간 정도는 타야한다는 말이다. 



실제로는 그보다 적게 걸렸다. 8시간 45분만에 헬싱키에 도착했지만 그 정도 시간이라면 지겨울 수도 있다. 핀에어는 특이하게도 그룹별로 탑승하게 했다. 좌석별로 그룹을 지어서 타도록 유도했다. 우리는 4그룹이었다.



이번 여행은 북유럽이다. 일반적으로 북유럽이라고 하면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같은 나라를 칭하는 모양이지만 우리는 핀란드와 러시아, 그리고 발트 3국 정도만 여행하기로 마음먹었다. 



 2016년 올여름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래서 두만강 너머 접경지역인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모스크바를 향해 가려고 계획했었지만 열차표 예약이 문제가 되어 계획을 변경했던 것이다.



원래 일행은 4명이었다. 그런데 한분이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출발 바로 며칠 전에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분은 지금 암투병중이다. 전신에 암세포가 번져 손을 쓸 수 없는 단계까지 가버리고 말았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기도중이다. 반드시 나을 것이다. 반드시.....



그래서 결국은 세명이 출발하게 된 것이다.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웠다.



비행기 좌석을 찾아 앉았다. 좌석 앞에 부착된 모니터를 통해 안전교육내용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핀어에는 모니터에 비행기 외부의 상황을 중계방송(?)해주었다. 꼬리 날개 위에도 카메라를 달고 동체 바닥 어디엔가도 카메라를 달아서 바깥 상황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멋진 서비스다.



비행기는 정확한 시간보다 약간 늦게 출발했고 이내 서해상공으로 들어가 날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 상공을 지난 뒤 몽골을 거쳐 시베리아 상공으로 올라가 북극쪽으로 접근한 뒤 핀란드를 향해 날 계획인가보다. 



기내식을 주기 전에 애피타이져용으로 짭짤한 맛이 나는 과자부터 가져다 주었다.



봉지 속에 들어있는 과자를 꺼냈더니 녀석들이 모두 비행기 모양을 하고 있었다.



몽골 상공으로 접어들 즈음에 기내식을 가져다 주기 시작했다. 그때가 12시 20분 정도였다.



 닭고기를 곁들인 볶음밥이다. 고추장을 주니 너무 고맙다. 핀에어의 기내식도 그만하면 괜찮은 편이었다. 



그동안 돌아다니면서 별별 회사의 기내식을 다 먹어보았다. 핀에어 기내식 수준은 괜찮은 편이었다. 참고로 핀에어의 영문표시는 AY로 나타내고 있었다. 우리가 탄 비행기 편명은 AY 042편이었다.



깨끗하게 다 먹었다. 식곤증이 몰려왔다.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며 바깥 풍경을 살피기도 했다. 시베리아 상공은 쾌청했고 하늘은 한없이 파랬으며 흰구름이 동동 떠가고 있었다.



비행기는 시베리아 상공 어딘가를 날아가는 모양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두번째 기내식이 나왔다. 



 비행기 안에서 두끼를 해결하는 셈이다. 이번에는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스파게티다.



맛있다. 나야 뭐든지 다 잘먹는 사람이니까 모든게 다 맛있게 느껴진다. 그게 문제다. 모든게 다 맛있으니 미식가가 되긴 글렀다. 



후식용으로 주는 과일도 맛있고.....



이번에도 다 먹었다. 옆자리에 앉은 백인과 말을 섞어보았더니 그는 영국인이었다. 자기 친구가 한국에서 살다가 한국 여자와 결혼하게 되어 축하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왔다가 돌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는 헬싱키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한다. 

 

젊었던 날, 그는 친구 한명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런던을 출발해서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거쳐 터키를 경유한 뒤 키프로스(사이프러스)로 갔었고 다시 이집트로 가서는 그 뒤 계속 자전거를 타고 수단을 거쳐 케냐의 나이로비까지 갔단다. 그런 뒤 자전거를 처분하고 비행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와! 정말 대단하다!"  



북극상공을 날아간 비행기는 북동쪽에서 핀란드의 헬싱키 국제공항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비행기 바퀴를 내리는 느낌이 확실했다. 실시간 동영상으로 보니 재미가 쏠쏠했다. 앞바퀴가 바닥에 닿자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까지 다 보였다.

 

 

 유도로를 따라 공항청사로 접근했다.



계단을 내려와 대기중인 버스에 올랐다. 



 입국수속을 밟기위해 공항청사로 가야만 했다. 갈아타는 승객이 핀란드 입국자보다 훨씬 더 많은듯 했다.

 


핀란드는 처음이다. 입국심사관은 간단한 대화를 통해 입국부적격자를 골라낸다. 대화는 점잖아도 내용은 제법 날카롭다. 우리가 한국인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의 보기에는 동양의 그저 그런 국가 출신으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핀란드에는 며칠간 머무를 생각이시오?"

"일주일이오. 그런 뒤 헬싱키에서 출발하는 국제열차 알레그로를 타고 러시아로 넘어갈 생각이오. 그래서 알레그로 기차의 티켓까지 준비해왔소."

"좋습니다. 멋진 계획이군요."

"그리고 말입니다, 저 뒤쪽에 보이는 동얀인은 제 친구인데 이번 여행의 같은 멤버요. 그들은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니 그렇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나에게도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는 난생 처음 입국하는 것이다.  



입국을 했으니 이젠 여행자 모드로 들어가야 한다. 화장실에 가서 옷차림을 새롭게 하고 복대를 착용하고 여권과 돈, 카드를 숨긴 뒤 시내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 입국후 관광 안내센터에 가서 헬싱키 지도 두 장을 구했다. 관광안내센터를 잘 이용하는 것이 여행의 기본 요령이라는 사실을 잘 기억해두자. 돈은 우리나라에서 미리 유로화로 준비를 해왔다. 러시아 루블화도 한국에서 미리 환전을 다 해왔었다.



헬싱키 시내로 들어가는 제일 좋은 방법은 기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하철이라고 부르기보다는 공항열차라고 하는 편이 낫지 싶다.



표지판만 따라가면 되므로 어려울게 없었다. 



 정보검색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무제한 검색이 가능한 로밍 서비스에 가입해두었지만 그래도 여행 안내책자를 두 권 가지고 왔다. 하나는 '론리 플래닛'이고 다른 한권은 '이지 러시아'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열차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기차를 타기로 마음먹었었다.



공항이 시발역이기도 해서 그런지 기차는 텅 비어있었다. 승객이 적었기에 호젓해서 좋았다. 기차를 타기 전에 플랫폼에 근무하는 경찰에게 기차표 구하는 법을 물었더니 열차 제일 뒷칸에 근무하는 차장에게 직접 근무하면 된다고 한다.

 

 

일단 기차를 탔다. 열차내부를 순시중인 차장을 만나 표를 샀다. 1인당 5.5유로였다. 차장은 우리가 한국인임을 확인하고 한국이 IT 산업의 강국이라며 우리나라를 추켜세웠다.

 

 

열차내부는 쾌적했다. 공항은 헬싱키 시가지에서 북쪽으로 19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반타에 있다. 

 

 

 공항을 출발할때는 지하였지만 이내 지상으로 올라왔다.

 

 

하늘이 너무 파랬다. 어렸을 때 수없이 보았던 바로 그런 색깔을 지닌 하늘이다.

 

 

몇개의 기차역을 지났다.

 

 

오가는 열차가 제법 많았다.

 

 

공기 자체도 정말 신선한 것 같았다.

 

 

마침내 헬싱키 역에 도착했다. 내려야지. 이제부터 북유럽이라는 새로운 신천지를 돌아다녀야한다. 나는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슬며시 걱정이 되기도 했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