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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여유 4 - 안개

by 깜쌤 2016. 10. 17.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물안개가 조금조금씩 피어오르면서 낮게 깔리기 시작했다. 경주 시가지를 남북으로 양분하는 북천에서 안개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때 맞추어 기러기를 닮은 새들 세마리가 날개를 활짝 펴고 착륙하는 비행기처럼 멋있게 내려앉았다. 

 

 

일교차가 큰 가을날 아침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다. 안개 피는 모습을 직접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북천 얕은 물줄기에서 솟아오른 안개가 풀밭을 덮어가더니 주차장과 체육시설을 묻어버리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면 해가 떠서 안개를 말려버릴텐데.... 

 

 

끝까지 살피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만했다. 글재주가 없으니 이런 정경을 묘사할 재간이 없다.

 

 

시인 누구는 부벽루에 올라 대동강 인근의 풍경을 보며 시를 지어나가다가 더 이상 싯귀를 이어나갈 수 없어서 붓을 던져버리고 울었다던가? 물론 여기가 부벽루는 아니지만 이 정도 경치조차 능숙하게 설명못하는 자신이 한심하기만 하다. 아침부터 부끄러웠다.

 

 (고려조 시인 김황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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