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골든 혼(Golden Horn 金角灣)을 향해 걸었다.
길은 트램 노선을 따라 이어져 있다. 귈하네 역을 통과했다.
현대차 광고를 붙인 트램이 지나가고 있었다.
술탄 아흐메트 지구에서 금각만으로 이어지는 길은 외줄기여서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칼국수를 만드는 듯한 기분을 주는 할머니가 보였길래 셔터를 눌렀다. 안반과 작은 홍두깨, 그리고 반죽해둔 밀가루 덩어리와 반죽한 덩어리를 넓게 얇게 밀어나가는 모습이 우리들 할머니 모습과 다를 것이 뭐 있으랴? 하지만 할머니가 만드는 것이 칼국수는 아니다.
트램이 엄청 자주 지나다니므로 이 길을 걸을 땐 특별히 주의해야한다.
몇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 등장했다. 중국인들이 오긴 많이 오는 모양이다. 한자로 된 글씨가 다 등장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트램의 모습도 참으로 날씬하다. 몇년 사이에 세련되게 변했다.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시르케치역이다. 한때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출발지이며 도착지이기도 했다. 터키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을 달리는 특급열차들과 고속열차들은 바다 건너편 위스퀴다르 지구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이스탄불에서는 기차를 탈 일이 없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역 건물 안으로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의 기차역이다.
어찌보면 여기가 유럽의 끝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다 건너편이 아시아니까.....
TCDD ! 터키 철도청쯤 되려나?
대합실과 승강장을 보고 돌아나왔다.
기차역 건물 밖에는 증기기관차 한 대가 전시되어 있었다. 주변 청소라도 좀 해두고 단정하게 만들어두었더라면더 좋았을 것을......
드디어 바닷가로 나왔다. 부두가 보였다.
부두에는 사람이 꼬이게 마련이니 장사치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 대도시에서 자리잡고 먹고 살기가 그리 쉬운 일이랴?
이스탄불에는 터키 최고의 도시답게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다 몰려든다. 그러니 옷차림도 참으로 다양하다.
바다 건너편으로 탁심지구가 보였다.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우리는 3번으로 표시해둔 곳에서 아야 소피아를 보고 알파벳 B로 표시된 시르케치 기차역을 본 후 2번 지점에 도착한 것이다. 1번 지점을 유심히 살펴보자. 왼쪽 위로 시선을 옮겨보면 바다 통로가 막혀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2,3번 지점은 누가 봐도 요새로서의 멋진 자격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사진 4장을 자세히 봐두자. 골든 혼을 이해하기에 정말 편하고 좋은 사진이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뜬다.
이스탄불을 구경했던 그 다음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이스탄불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이다. 골든 혼의 전모가 한눈에 다 들어왔다. 왼쪽 위 다리 3개가 바다를 가로지른 곳이 보이지 않는가? 바다로 돌출한 삼각지점이 술탄아흐메트 지구다. 이스탄불의 핵심지대인 것이다. 사진을 보면 골든 혼의 바다쪽 끝부분과 육지쪽 끝머리가 아주 잘 나타나있다.
날개끝에 보이는 빈 터가 이스탄불의 국제공항이다. 그 너머는 마르마라해다.
골든 혼의 중간부분이 나타나있다.
바다로 돌출해있는 반도 끝 부분에 짙은 숲으로 둘러싸인 토프카프 궁전과 아야소피아, 블루 모스크 같은 건물들이 모여있다. 이제 골든혼의 전체 모습을 이해했지 싶다. 다시 육지로 내려가서 바닷가의 모습을 살펴보자.
보스포루스 해협 투어를 떠나는 배, 건너편 아시아의 위스퀴다르로 가는 배, 마르마라해로 가는 유람선 등이 섞여있다.
위쪽으로 시선을 던지면 보스포루스 해협위에 걸린 엄청난 규모의 다리를 볼 수 있다.
바로 맞은 편은 탁심 지구다. 탁심지역에도 볼거리가 제법 많다.
육지 속으로 밀고들어온 바다를 만이라고 한다. 그러니 골든 혼이다.
부두에서는 쉴 새없이 배들이 드나든다.
금각만이 잘 보이는 벤치에서는 이런저런 차림새를 한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최신형 유람선을 바라보는 보수주의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남자들은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보았더니 웅장한 돔을 머리에 인 모스크들이 언덕 위에 줄을 지었다.
또 다른 신형 유람선이 부두를 벗어나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 배일까?
일단 보스포루스 해협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뒤쪽 언덕위에 자리잡은 슐레이마니예 모스크는 오후에 가볼 생각이다.
골든 혼을 가로지른 다리 위에 잠시 가보고 싶었다.
사설 유람선 관계자들이 손님을 불러모으고 있었다. 저런 배들은 잘못타면 하염없이 출발을 기다려야 하는 수도 생긴다.
나는 다리쪽으로 다가갔다.
보스포루스 해협 투어 매표소가 보인다.
트램이 다리를 건너 탁심지구를 향해 달린다.
골든혼을 가로지른 다리 밑에 레스토랑들이 진을 치고 있다. 내 경험에 의하면 그곳 물가는 결코 싼 편이 아니었다.
나는 다리 위로 올라갔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무슨 고기를 노리는 것일까?
미끼와 낚시도구를 파는 사람도 있다.
담배를 주둥이에 물고 있는 이녀석은 뭐지? 머리가 몸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흉측스런 녀석이다.
나는 사방을 살폈다.
앞쪽으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술탄들이 거주하던 토프카프 궁전이 보였다.
이스탄불의 골든 혼 바닷가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범죄가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건너편 탁심지구에서는 테러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터키도 테러에서 결코 안전하지 못한 곳이다.
지하드도 좋고 포교도 좋지만 자기 믿음을 남에게 무력으로 강요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우리는 되돌아가기로 했다.
모스크의 위용이 대단하다. 이따가 저곳보다 더 위에 자리잡은 술레이마니예 사원에 가볼 생각이다.
햇살이 따가워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다녔다.
부두 부근에는 고등어 케밥을 파는 배들이 있었지만 이젠 사라진듯 하다. 작은 부스에서 고등어 케밥을 팔고 있었다. 8리라다. 고등어 케밥이 한국인들에겐 보기보다 인기였다.
우리 팀에게 그걸 맛보여드리고 싶었다. 모두들 하나씩 사왔다. 이젠 먹으러 가야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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