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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예쁜 마을 샤프란볼루 2

by 깜쌤 2016. 9. 20.

 

요즘 들어 이 마을이 한국인들에게 점점 널리 알려져가고 있는듯 하다.

 

 

널리 알려진다는 것은 인기가 많아짐을 의미한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왼쪽 언덕 꼭대기의 반대쪽 밑이다.

 

 

샤프란볼루는 골짜기 속에 형성된 마을이다.

 

 

그런 곳에 마을을 만들었다는 말은 추위와 관계있다는 뜻이다. 

 

 

 마침내 신시가지쪽으로 들어섰다.

 

 

능소화가 예쁘게 피어있는 작은 호텔을 발견했다. 이 낯선 곳에서 능소화라니.....

 

 

부근에서 통닭가게를 발견했다.

 

 

2008년에도 여길 찾아왔었다. 7년전에도 한번 찾아왔었다고 이야기를 하니 주인내외가 깜짝 놀란다.

 

 

 

세마리를 샀다. 한마리당 9리라니까 우리돈으로 4천원이라고보면 된다.

 

 

남자주인은 이가 약간 부실하다. 그러니까 더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주인 내외는 기꺼이 사진 촬영에 임해주셨다.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잘 살기 바란다. 

 

 

통닭집 바로 옆에 앉아 놀던 젊은이들이 우릴 보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유쾌한 젊은이들이다. 나그네들에게 저렇게 호의를 베풀어주면 그 도시에 관한 좋은 인상이 만들어진다.  

 

 

터키의 수상한 매력은 그런데서 나온다.

 

 

우리는 다시 호텔을 향해걸었다.

 

 

한두번 걸었더니 꾀가 나서 이번에는 지름길이라고 생각되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동네 꼬맹이들이 모여노는 놀이터가 따가운 햇살아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지름길 옆에는 깊은 골짜기가 존재했다. 상당히 위험한 곳이다.

 

 

부유층들은 좋은 터에 집을 짓고 살았겠지만 서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어디에나 빈민은 존재하는 법이니 험하고 위험한 곳에는 가난한 자들이 모여살 수밖에 없다. 

 

 

제일 높게 보이던 언덕 밑으로 길이 나있다.

 

 

언덕밑 골목길을 통과하자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이 나타났다.

 

 

통닭 세마리를 방에 가져다 놓고 다시 마을 구경에 나설 생각이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 3층 창문이 바로 위에 있다.

 

 

호텔 마당에는 녹음이 만들어낸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우리는 마을에서 제일 높은 언덕에 있는 칼레 터에 자리잡은 박물관으로 향했다. 호텔 바로 뒤편이니 살살 걸어도 3분이면 간다.

 

 

<샤프란볼루 생활사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부는 3층으로 이루어져있다.

 

 

박물관 입구에서 보니 우리가 머물고 잇는 호텔이 바로 밑에 보였다.

 

 

일단은 2층으로 올라간다.

 

 

생활사박물관답게 시민들의 생활상과 시대별변천사를 한눈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전시해두었다.

 

 

경주에도 이런 근대사박물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퍼스널 컴퓨터도 기종별로 구분해서 전시해두었다. 이런 것도 전시하나 싶겠지만 이미 벌써 사라지고 있는 물건들 아니던가?

 

 

안수탄 박사는 왜 등장한거지? 애플사의 초기 물건들을 수집해두었다.

 

 

나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쪽은 회의실같은 곳을 복원해두었다.

 

 

물론 전시품들도 있다.

 

 

전통복장들이 꽤나 화려했다.

 

 

옛 무기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회의실 안에는 벽에 붙은 케말 파샤가 출입하는 모든 이들을 노려보고 있는듯했다.

 

 

흥미있는 수집품들이 조금 보였다.

 

 

샤프란볼루를 다스리던 분들은 인형수집이 취미였던가?

 

 

깔끔하고 깨끗한 공간이었다.

 

 

나는 투르크인들의 유물 속에서 우리 유물들과의 공통점을 애써 찾고 있었다.

 

 

재봉틀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어디서나 귀중품이었던 모양이다.

 

 

우리가 어렸을때도 이런 종류의 다리미를 사용했었다. 사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 다리미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말이다.

 

 

전통 악기와 라디오 겸용 카셋트 녹음기....

 

 

놋으로 만든 물건들도 제법 수집해놓았다.

 

 

그릇 모습들은 우리와 공통점이 거의 없는듯 하다.

 

 

카메라도 수집해서 전시해두었다. 그 외에도 제법 많은종류의 물건들이 수북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2층으로 내려갔더니 나가는 길에 1층에 들어가서 보기를 권했다. 

 

 

그래서 들어간 것인데 1층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큰 손해를 볼 뻔했다.

 

 

내가 보기엔 1층이 훨씬 더 따뜻하게 그리고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샤프란볼루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아주 적나라하게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긴 제과점이겠지?

 

 

어렸던 시절 학교앞 구멍가게 모습이 떠올랐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장인들의 유품들을 수집해놓은듯 하다.

 

 

그렇다. 이게 진정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기록과 유물 수집은 이래서 중요하다.

 

 

약재상이리라.

 

 

샤프란볼루(=사프란볼루)는 예로부터 샤프란으로 유명했다.

 

 

샤프란은 향신료이름이기도 하고 꽃을 피우는 식물 이름이기도 하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위키백과를 참조하기 바란다. 주소는 아래와 같다.

 

 

 

향신료로 쓰였던 물질었던만큼 굉장한 가격으로 매매되었다고 한다. 샤프란볼루의 번영은 지리적인 위치의 절묘함과 향신료 무역으로 인한 것이었다. 워낙 다양한 양념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은 고대사회와 중세시대의 향신료의 가치를 이해하기 어려우리라. 

 

 

구두방 제화공도 보인다.

 

 

무두질한 가죽으로 구두를 직접 만들었던가보다.

 

 

예전에는 구두도 양복도 모두 맞추어 신었다.

 

 

정말 다양한 연장들을 모아두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철도가 개통되기 전에는 말이 주요한 운송수단이었다.

 

 

그러니 편자를 만들고 마구를 만드는 기술자도 사람살이에 꼭 필요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나와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안내를 다해주는 것은 기본이고 비행기표 예매부터 소소한 모든 일을 다 처리해주기 때문이다.

 

 

어떤 분들은 여행경비를 대줄테니까 동행만 시켜달라고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제안에는 아주 신중하게 판단한다. 

 

 

배낭여행을 하면 인간이 지닌 본성이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박물관 구경을 시간낭비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은 즐기면서도 박물관 구경을 게을리한다면 배우려는 자세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한두번 동행해 보고는 그 다음부터 정중하게 거절했다.

 

 

나는 이런 박물관 구경이 너무 즐거웠다.

 

 

사물을 보는 견해가 다르면 여행 자체가 괴로워질 수 있다. 그러기에 동행인 선정에 주의를 하는 것이다.

 

 

박물관을 나올땐 신고있던 비닐 주머니를 반납했다. 밖으로 나오자 새 세상이 나타났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