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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샤프란볼루로 가다

by 깜쌤 2016. 9. 9.

 

2015년 8월 30일, 일요일 아침이다. 호텔방에서 보면 모스크 공사현장이 창밖으로 바로 보인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신비주의자라면 사진 속에 UFO가 찍힌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호들갑을 떨지도 모르겠다. 사진 속에 호텔방 전등이 비쳐졌다.

 

 

신축중인 모스크 건물은 거대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울루스 지하철역 부근 지역은 앙카라 구시가지의 핵심지대다.

 

 

아침식사가 호텔요금에 포함되어 있었으니 식사조차도 즐거웠다. 나는 식사전에 그저께 먹다가 남겨둔 대추야자를 마져 해치웠다.

 

 

식당에서 식사를 할 때 나는 일부러 올리브 절임을 많이 가져왔다. 버터와 빵, 그리고 토마토, 오이와 햄정도만 있으면 멋진 식사가 된다.

 

 

침대위를 가지런히 정리해두고 배낭을 매고 아래로 내려갔다. 

 

 

 미리 체크아웃을 해두고 동료들을 기다렸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울루스 지하철역이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터미널로 갈 생각이다.

 

 

터키 수도인 앙카라에는 지하철 노선이 두개밖에 없다. 그러니 단순하다.

 

 

환승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울루스 역에서 메트로 라인을 따라 두 정거장 가다가 크즐라이 역에서 내려 앙카라 라인으로 갈아탔다.

 

 

그 다음엔 종점까지 가면 된다. 오토가르에서 내려 3층 매표소로 갔다.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이름도 예쁘기만한 샤프란볼루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전주나 안동같은 전통도시 정도가 된다.

 

 

샤프란볼루로 가는 버스를 가진 회사는 여러 개가 있었는데 가장 시간대가 좋았던 것이 메트로회사였다. 9시 반에 가는 버스가 있었기에 메트로 회사의 표를 샀다. 

 

 

짐칸에다가 배낭을 던져넣고 차에 올랐다. 아가씨가 안내원이었다. 젊은 아가씨가 안내원으로 근무하는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문 편인데.......

 

 

회교원리주의자들이 득세하면 이런 아가씨들도 집에 틀어박혀있어야만 할 것이다. 이슬람 율법이라는게 도대체 무엇인지......  터키 버스의 서비스는 황송할 정도로 극진하다.

 

 

그뿐이랴? 좌석마다 비행기좌석처럼 모니터가 달려있다.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충전시설도 되어 있기에 패드같은 기기를 연결해서 정보를 검색하기에도 그저그만이었다. 

 

 

앙카라 부근은 건조하다. 그러나 볼루(샤프란볼루가 아니다) 쪽으로 가면 울창한 숲지대가 나타난다.

 

 

이스탄불을 향해 달리다가 오른쪽으로 빠져나가 흑해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동안 다섯번의 터키 여행은 모두 여름철에만 이루어졌다.

 

 

그러길래 내 머리속에는 똑같은 이미지만 형성되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게 문제다.

 

 

흑해쪽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푸르름이 잔해졌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샤프란볼루는 카라뷔크주에 있다. 흑해부근이다.

 

 

버스에서 내린 아줌마가 집을 찾아가고 있었다. 예전의 우리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짠해져왔다.

 

 

큰 고개를 넘고도 버스는 한없이 달렸다. 

 

 

 이따끔씩은 맑은 개울물을 보며 나아가기도 했다.

 

 

 

샤프란볼루니 카라뷔크니 해도 어디가 어디인지 구별이 안되는 분들을 위해 지도 하나를 올려드렸다. 위의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뜬다. 우리는 앙카라를 떠나 볼루를 지난 뒤 인근의 샤프란볼루로 갔다가 최종목적지인 이스탄불로 갈 생각이다. 

 

 

 위 지도를 눌러본 분들은 여행경로를 대강 이해하리라 믿는다. 

 

 

 한번씩은 버스가 멈추었고 그때마다 손님들이 내렸다.

 

 

자세히 보니 곳곳에 마을이 숨어있었다.

 

 

어느 마을에나 모스크는 다 있는 모양이다.

 

 

마침내 버스는 철강공업이 발달한 카라뷔크까지 이르렀다. 공업지대답게 풍경자체가 건조하고 메마르다.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는 샤프란볼루까지 운행하는 모양이다. 그게 좋았다. 안그러면 내려서 세르비스(=서비스) 버스로 바꿔타야하기 때문이다. 카라뷔크에서 샤프란볼루까지는 금방이다.

 

 

철강산업이 발달한 도시답게 좋은 대학이 자리잡고 있는 모양이었다.

 

 

강물이 휘어져 흐르는 곳에 대학건물이 보였다.

 

 

마침내 샤프란볼루 터미널에 도착했다. 나는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려고 마음먹었다. 이스탄불로 이동할 경우를 생각해서 버스시간표를 미리 확인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복을 입은 어떤 사나이가 오더니 우리 배낭을 들어주며 안으로 들어가자고한다. 

 

 

이럴 때 조심해야한다. 내가 가진 인생철학가운데 하나는 이유없는 친절은 조심하라는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왜 우리 배낭을 들어주며 안으로 안내하는 것일까? 사연은 이렇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