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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삼강까지 가다

by 깜쌤 2016. 9. 15.

 

대채(=따자이)에서 용승으로 나가는 차가 8시 30분에 있기에 그 차를 타야만 했다. 6시 반에 일어나서 이 깊은 산골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준비를 했다. 2016년 1월 21일이다. 중국 산중을 돌아다닌지가 벌써 16일째다.  

 

 

7시 40분경에 아래층으로 내려가 주인을 불렀더니 할머니가 나왔다. 할머니나 우리 팀이나 서로 나이가 비슷할지도 모른다. 보증금(=야진) 40원을 돌려받고 나서 나는 20원을 떼어 손녀에게 과자라도 사주라고 손에 쥐여주었다. 

 

할머니는 감격해했다. 나는 내 나름대로 계산이 서있었다. 그녀는 처음에 방값으로 100원을 불렀다. 나는 그것을 80원을 깎았었다. 그때 할머니와 며느리의 얼굴 표정엔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었기에 기억해두었다가 조금 갚아드렸던 것이다. 

 

 

우리가 떠날 땐 할아버지도 나와서 배웅을 해주셨다. 그들의 얼굴 표정엔 진정으로 고마워하는 표정이 어려있었다. 배낭을 짊어지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맞은편 산 중턱까지 비구름이 내려와있었다.

 

 

언덕을 내려오자 늘어선 상가 건물들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2004년에 써둔 여행기를 새로 읽어보았더니 그때 여기까지 왔던게 확실했다. 그해 여름 나는 평안마을에서부터 대채까지 걸었었다. 

 

 

풍우교를 살펴보고 정류장으로 곧장 걸었다.

 

 

풍우교에서 마을을 본 모습이다. 풍우교를 처음 본 것은2004년 평안마을 입구에서였다.

 

 

골짜기를 흐르는 개울을 따라가면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버스정류장은 제법 넓다. 나는 매표소 맞은 편 건물부터 살폈다.

 

 

버스 정류장 부근에서부터 삭도가 시작된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삭도가 멈춰있었다.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아침을 해결하고 싶었다. 매표소 부근에서 만두국을 주문했다. 그리 맛은 없었는데도 15원이나 받았다.

 

 

버스를 기다리며 잠시 사방을 살펴보았다. 사진속의 장소는 틀림없이 상업공간일 것이다. 성수기에 사람들이 몰려오면 그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곳이 아닐까?

 

 

벽면에 우리가 묵었던 호텔(?) 광고가 붙어있었다. 금갱전해양주점! 어쩌면 그 집 아들이 마을 유지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되자 버스가 들어왔다. 버스 전면에 中六이라고 붙어있었던 것으로 보아 중육마을에서 출발했을 가능성이 높다. 버스 안은 이미 초만원이어서 들어가기가 어려웠지만 배낭을 들고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서서 버틸 공간을 확보했다. 

 

땀이 다 났다. 우리가 외국인임을 알고나자 현지인들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버스안에서 차장에게서 차표를 샀는데 차비는 10원이었다. 올 때는 20원이었는데.... 그렇다면 저번에 산 표가 왕복권이었다는 말일까? 나는 갑자기 아리송해지기 시작했다.

 

 

만원버스안에서 사람들에게 시달리며 용승까지 가야하나 싶었는데 많은 소수민족 사람들은 제전입구 화평에서 거의 내려버린다. 그게서야 조금 편해졌다. 용승에서 내려 삼강(三江)으로 가는 버스표를 샀다. 용승까지 오는데 자그마치 1시간 30분이 걸렸다. 10시 반에 삼강으로 출발하는 버스표를 사서는 곧장 버스에 올라탔다. 

 

 

우리가 삼강으로 가는 이유는 하나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호남성 화이화(=회화)다. 거기까지 나가야 장가계를 갈 수 있고 장가계를 거친 뒤에는 호남성의 성도인 장사까지 가서 귀국 비행기를 타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삼강까지 일단 가봐야한다.

 

 

들어올 때 보았던 풍우교를 다시 한번 더 보았다. 버스가 시내를 한바퀴 돌며 손님을 태우지 않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었다. 용승 터미널을 출발하고나서 곧 이어 작은 발전소를 겸한 듯한 댐이 나타났는데 거기서부터는 물이 반대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다. 두개의 강이 한군데에서 합한 것처럼 생각된다.

 

 

삼강 ! 거기가 도대체 어디쯤 자리잡고 있는 도시일까 궁금해진다면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바이두 지도를 가공했다.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1. 준의 - 모택동이 대장정 과정에서 실권을 잡은 곳. 중국 공산혁명 사적지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2. 귀양 - 귀주성의 성도

3. 계림 - 계림을 모른다면 중국을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천하절경이다.

4. 삼강 - 오늘 우리가 가려는 산골의 작은 도시다. 소수민족인 동족이 바글거린다. 

5. 통도 - 거기까지 가면 회화로 연결된다.

6. 회화 - 호남성의 대도시. 교통의 요지다. 

7. 용승 - 다랑논을 구경하기엔 최고다. 계림에서 가깝다.   

 

 

삼강은 귀주성과 호남성, 그리고 광서성이 마주치는 삼각점 부근에 자리잡았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광서성에 속한다.

 

 

가는 길은 내내 산골이었다. 당최 평야가 보이지 않는 곳이다.

 

 

마침내 삼강에 도착했다. 12시 반경에 도착했으니 거의 2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삼강에는 버스 터미널이 두개 존재한다. 하나는 심강 동편에, 또 다른 하나는 심강 서편에 존재하기에 하동(河東)과 하서로 구별한다. 나는 우리 버스가 하동터미널에 도착한 것인지 하서 터미널에 도착한 것인지 구별하지를 못했다. 

 

 

매표소에 가서 회화로 가는 버스가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삼강에서는 없고 통도(通道)에 가야 있다고 했다.  통도까지는 77킬로미터인데 오전 7시 20분에 있고 그 다음 차는 12시 35분에 있다고 했다.

 

 

오늘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게 되었다. 통도로 다시 이동하기가 싫어서 하루 머물면서 부근을 둘러본 뒤 내일 이동하기로 했다. 호텔을 구해보기로 했다.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에 호텔은 많았다. 그러나 외국인을 받아주는 호텔은 거의 없었다. 몇군데 호텔에 들렀다가 실패하고 마침내 터미널 후문 부근의 <동방상무빈관>에 들렀다니 외국인을 받아준다고 했다. 2층 길거리에 면한 방을 구했다. 온풍기가 잘 작동하고 있으니 살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이틀간은 너무 추운곳에서 잤다. 샤워는 할 수 있었지만 방 자체가 추워서 덜덜 떨어야만 했었다. 호텔에 배낭을 남겨두고 길거리로 나섰다. 삼강시가지 구경에 나섰던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강 건너편에 터미널이 또하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교통정보를 확인해보기 위해 그쪽으로 가는 길에서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음식점을 발견했다. 순간적으로 맛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구품비양준의양육분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국수를 주문했다. 한 그릇에 8원이다. 양고기국수라는 말인가?

 

 

돈을 먼저 지불하고 요리하는 곳에 표를 보여주면 음식을 내어주는 시스템이었다. 국수에다가 프라이드 에그 하나를 올려주는 아주 간단한 국수였다. 그런데 맛이 엄청났다. 손님들이 끝없이 밀려들어 국수를 주문하는 것이었다.

 

 

양고기와 우렁이가 어우러져 기막힌 맛을 만들어낸 것 같았다.

 

 

우린 뭐든지 하는 일이 잘되는 팀이기에 졸지에 맛집을 찾아서 헐값에 한끼를 해결한 셈이 되었다.

 

 

심강에 걸린 다리가 나타났다. 우리는 다리를 건너가려는 중이다.

 

 

심강(尋江) 양안에 삼강이라는 이름을 가진 도시가 형성되었다. 三江은 싼지앙 정도로 발음된다.

 

 

후줄근한 느낌이 가득했다. 소수민족이 많이 사는 산골도시여서 그럴까?

 

 

세련됨과는 거리가 제법 먼 도시였다.

 

 

여기에도 개발 바람이 밀어닥치고 있는가보다. 강건너편에는 아파트공사가 한창이었다. 

 

 

날은 흐리고 사람들 표정과 옷차림도 우중충하기만 하니 매력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도시 같았다. 거기다가 날씨조차도 사흘 굶은 시어머니처럼 너무 심술궂고 새초롬하기만 했다.

 

 

다리를 건너면서 보았더니 상류쪽으로 굉장한 규모의 풍우교가 걸려있는게 아닌가? 비록 고풍스런 느낌을 주는 옛날다리는 아니었지만 이따가 저쪽으로 반드시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배 한척이 심강을 거슬러오르고 있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삼강에도 철도가 지나고 있었다. 기차역은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곳에서부터 제법 떨어진 곳에 있었다.

 

 

나는 강건너편이 동쪽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본결과 그쪽이 서쪽이었다. 그게 헛갈렸기에 다음날 아침에 나는 개고생을 했었다.

 

 

강을 건너서 조금 걸어갔더니 삼강기차참이 나타났다. 버스터미널이라는 말이다.

 

 

겉에서 보는 건물은 컸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 후줄근함 그 자체였다.

 

 

대합실에 들어가서 매표소 위에 걸려있는 시간표를 확인했다.

 

 

아까 보았던 풍우교에 가보기 위해 방향을 잡고 걸었다.

 

 

운동장을 겸한 공원이 나타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방을 벗어놓고 놀고 있었다.

 

 

부근에 동족박물관이 있었지만 문을 닫아두었다.

 

 

나는 입장을 포기하고 건물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박물관 맞은편에는 제법 위용을 갖춘 건물이 버티고 서 있었지만 도무지 어울리지가 않았다. 

 

 

한쪽은 박물관이었고....

 

 

또다른 한쪽은 고루였다. 차도 있고 오토바이도 서있길래 박물관으로 착각하고 다가가서 문을 열었더니 동네 어른들이 소복 모여 일을 하고 있었다. 무슨 축제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