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봉 바로 아래로 이강이 흐르고 그 안쪽에는 목룡호가 있다. 호수와 강 사이에는 성벽이라고 생각되는 구조물이 버티고 있었다.
나는 선학봉으로 가는 길을 찾아냈다. 어려울 것은 하나도 없다. 작은 풍경구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으니 헛갈릴 일도 없는 것이다.
바위틈 사이로 길이 숨어있었다.
어느 정도까지 내려왔다가 다시 오르는 길이 시작된다. 절벽을 오르자 중간쯤에 커다란 동굴이 나타났다.
선학동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굴이다.
동굴 벽면에는 글씨가 많았다. 벽면을 일정하게 깎아내고 석판을 붙인 흔적도 보인다.
글씨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남긴 작품이리라.
한글 낙서가 보였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홍보하는 것은 좋은데 이렇게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여름철에는 피서장소로 제격이겠다.
나는 동굴 반대쪽 끝편으로 가보았다.
어제 올라갔던 노인산이 왼쪽에 보이고 그 앞 계호도 일부분만 살짝 그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건물들의 높이가 일정해서 단정한 인상을 준다.
선동운심으로 읽어야겠지? 비오는 날이나 안개가 짙게 끼는 날에는 딱 알맞은 표현이리라.
나는 다시 절벽길을 걸어 정상으로 향했다. 목룡호는 점잖게 누웠고 이강은 굽이치며 흐른다.
호수와 강을 가르는 성벽이 길게 누웠다.
조금 전에 우리가 올라갔던 명월봉이 오른쪽으로 그 민낯을 드러냈다.
선학봉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길이 조금 가파르긴 해도 참을만하고 걸을만도 했다.
더 높이 오를수록 나타나는 풍경의 범위가 더 커진다.
명월봉의 모습이 이제 확연하게 드러났다.
조금 전에 우리들은 반대편 저 봉우리 위에 서있었던 것이다.
이만하면 절경이다. 봉우리 꼭대기에 정자를 세울 생각을 한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이 놀랍기만 하다.
계림! 곳곳에 기봉이며 기암이 즐비한 곳이다.
마침내 선학봉 정상에 올랐다.
선학봉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다.
이러니 계림 산수를 두고 천하갑(天下甲)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어제 우리들은 맞은편의 노인산에 올랐었다.
나는 할말을 잊었다.
독수봉과 중산로도 확연하게 그 자태를 나타냈다.
칠성공원과 복파산까지.....
그리고 명월봉......
노인산과 계호......
정녕 계림은 선경이나 마찬가지다.
멀리 원경에는 기봉(奇峰)들이 줄을 이어섰다.
이 정도를 눈에 담아두었으니 이젠 하산할 차례다.
계림에 가면 반드시 첩채산에 올라가볼 일이다.
시내만 뱅글뱅글 돈다면 너무 아까운 광경을 놓치는 것이다.
선학동 앞을 다시 지났다.
조금만 더 내려오면 길은 평탄해지기 시작한다.
길가 게시판에는 저명 인사들 모습을 담은 글과 사진이 있었다. 아놀드 슈와제네거(=슈바르츠제네거)까지 등장한다.
손중산은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다.
이젠 출구를 찾아 밖으로 나갈 차례다.
한무리의 한국인들을 만났다. 나는 일부러 말을 섞지 않았다.
우리는 남문쪽으로 나갈 생각이다.
우리는 지도 안에서 제일 윗부분에 서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남문부근이다.
마침내 출구가 나타났다.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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