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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로즈밸리의 숨겨놓은 보석 - 하츨르 킬리세 1

by 깜쌤 2016. 6. 21.

 

이제 트레킹을 새로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목표는 여전히 로즈밸리다.

 

 

혹시 여러분이 카파도키아에 가서 트레킹을 즐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다음 내용을 새겨놓기 바란다.

 

 

카파도키아 괴레메 인근 최고의 트레킹 코스는 젤베-파샤바-차우신-크즐추쿠르 전망대-귈리데레 밸리(로즈밸리)를 걷는 것이다. 도대체 거기가 어디냐고 묻고 싶은가?

 

 

지금 우리가 그 길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는 중이다. 단 한군데 크즐추쿠르 전망대만 빼고......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카파도키아 구석구석을 다 꿰고 있다는 메흐메트 귄괴르라는 사나이가 추천하는 코스다. 2015년 5월 31일에 새로 나온 터키편 론리 플래닛 492쪽에 자세한 정보가 나온다. 

 

 

 내가 실수했던 행동은 멀리 보이는 절벽 바로 밑으로 나있는 멋진 길을 중간에서 놓쳐버렸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지금 우리는 고생스럽게 돌아서 걷고 있는 것이다.

 

 

햇살이 뜨겁다. 빨리 목표지점에 도착해야 시원한 음료수라도 사먹을 수 있을텐데....

 

 

우리는 하얗게 빛나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발밑으로 펼쳐지는 골짜기 경치를 감상했다.

 

 

로즈밸리 부근의 풍광은 아주 특이하다.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층 밑으로 연한 분홍색을 띈 자잘한 봉우리가 겹겹이 쌓여있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당연히 이쪽은 오후에 걸어야한다. 오후에 걸어야 색깔 변화를 더 확실하게 보고 느낄 수 있다. 그늘이 없다는 단점 한가지만 빼고 나머지는 거의 완벽한 곳이다.

 

 

솟아오른 침니들도 하나같이 예쁘다.

 

 

하늘은 한없이 파란데 흰구름이 동동 떠있으니 더없이 평화로운 풍경이다.

 

 

여기저기 뚫어놓은 저런 곳은 틀림없이 교회의 흔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곳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걸어야 카파도키아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위에서 보면 골짜기의 모습을 대강 알 수 있지만 막상 밑으로 내려가면 내가 목표로 삼고 걸었던 곳이 바로 거기인지 아닌지 확인하기가 참 어렵다.

 

 

까딱 잘못하면 엉뚱한 곳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는 골짜기 풍경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하츨르 킬리세를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화산재와 침식현상이 만들어낸 기막히게 아름다운 곳이 바로 여기다. 어떻게 보면 외계행성에 와있는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마션(Martian)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화성(Mars)의 풍광을 아주 그럴듯하게 묘사한 멋진 영화로도 유명하다.

 

 

내가 영화속의 장면으로 들어온듯한 착각을 할 정도이다.

 

 

고요함을 느끼고 싶다면 이런 골짜기를 혼자서 걸어보라.

 

 

순전히 내 개인적인 견해지만 사실 남자든 여자든간에 현지인이 아니라면 혼자서 이런 계곡을 걷는 것은 위험하다. 

 

 

워낙 후진 곳이 많아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게 때문이다.

 

 

여행은 낭만이 아니고 생존이다.

 

 

지금 우리는 물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중이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여기까지 왔으니 포기할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갔다.

 

 

구름이 지나가면서 한번씩은 그늘을 던져주고가니 고맙기만 하다.

 

 

마침내 찾았다. 침니 밑에 의지한 가게가 보였던 것이다.

 

 

저기다. 장미빛으로 빛나는 침니 밑 한구석에 휴게소가 보였던 곳이다.

 

 

갑자기 힘이 솟았다. 침니들 밑으로 길이 보이는가? 저 길을 따라 걸었어야하는데 중간에 놓쳐버렸던 것이다.

 

 

이 부근이 로즈밸리다.

 

 

가게로 향하는 길을 따라간다. 이 부근에 가게가 있다는 내 말을 이제사 우리 일행들이 믿는 눈치였다.

 

 

장미빛 봉우리들과 눈부시게 파란 하늘! 로즈밸리의 매력은 이런데 있다. 

 

 

 우리는 휴게소를 향해 다가갔다.

 

 

하츨르 킬리세 바로 밑 봉우리에 자리잡은 휴게소에는 한국어를 잘하는 명물 청년이 있다.

 

 

교회밑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단문으로 된 한국어를 제법 구사한다. 문제는 누가 반말을 가르쳐주었다는 것이다.  

 

 

목소리와 생김새는 개그맨 정태호씨 판박이다.

 

 

우리는 석류주스와 콜라와 물을 주문했다. 이리저리 마구 시켜마신 것이 자그마치 40리라나 될 정도로 많이 마셔댔다. 그만큼 갈증이 심했다는 말이리라.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우리는 봉우리 밑에 있는 안쪽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멀리 우치사르가 보인다. 앞으로 우리가 걸어갈 방향은 저쪽이다.

 

 

개그맨 정태호를 닮은 터키 청년이 운영하는 휴게소 안쪽 공간에서 우리는 졸기 시작했다. 모두들 정신없이 낮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나도 한참을 졸았다.

 

 

털많은 터키판 브라우니도 탁자 밑에서 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어딘선가 딸랑거리는 말방울 소리가 들렸기에 눈을 떴다.

 

 

말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멋지다.

 

 

그들이 사라지고나자 다시 고요함이 밀려왔다. 조용함! 고요함! 침묵! 나는 다시 한번 밀려오는 졸음에 몸을 맡겼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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