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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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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산길 3

by 깜쌤 2016. 6. 16.

 

나는 이 산길에서 왜 자꾸만 미국의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영화를 떠올렸는지 모르겠다.

 

 

무법자 제시 제임스와 보안관 와이어트 아프가 말을 타고 나타날 것만 같았다.

 

 

말(馬)? 그렇다. 여기 카파도키아는 고대로부터 좋은 말이 많은 곳으로 유명했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부터 사라져버렸다.

 

 

야생마가 사라졌다면 씨가 말랐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드디어 카파도키아에 말이 돌아왔다. 말 트레킹이 성업중이라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그 사실은 나중에 이야기하자.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산길을 걸었다.

 

 

이런 길을 말타고 감아돌면 멋지리라.

 

 

녹색식물이 골짜기를 메운 곳이 나타났다.

 

 

이 부근이 로즈밸리의 마지막 종점이 될 것이다.

 

 

어딘가 눈에 익숙한 풍경이었다.

 

 

이 길은 걸어본 느낌이 들었지만 나는 여기서 그만 헛갈리고 말았다.

 

 

뜨거운 햇살과  타는듯한 목마름에 지친 우리들은 통로로 사용하는 굴속에 퍼질고 앉아버렸다.

 

 

머리가 티미하면(희미하면) 손발이 고생하는 법이다. 대장이 어리바리하니 대원들이 고생한다. 나는 그만 우리 팀 멤버들에게 너무 미안해지고 말았다.

 

 

로즈밸리로 이어지는 길을 탐색했지만 내가 길눈이 어두워졌는지 찾질 못했다.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포기했던 지점에서 위로 조금만 더 올라갔더라면 되었을 것을.....

 

 

나는 로즈밸리만이라도 우리 멤버들에게는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러니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대안은 하나다. 일단 밖으로 나간 뒤 새 길을 찾는 것이다.



샛길도 있을 것이지만 찾는게 힘들었다.



햇살이 따가웠기에 나는 그늘만 골라 디뎠다. 



그래봤자 내 피부는 햇살에 그을려 항상 검게 보인다.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많아서 햇볕에 빨리 반응하는 체질이니 되돌릴 수가 없다.



우리는 깊게 파인 골짜기를 걸어내려갔다. 



이런 곳에서 길을 잃으면 난감해진다.



 

내가 목표로 삼은 로즈밸리가 어디쯤이라는 사실을 대강은 알고 있으니 문제가 안되지만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대략난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출구밖으로 거의 다 나온것 같았다.



일행은 뒤에 따라오고 있었다.



화산재로 이루어진 곳이어서 길을 만들기는 아주 쉽다. 토질이 무르기에 쇠꼬챙이 하나만 있으면 쉽게 파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골짜기 밖으로 나가서 위치를 확인한 뒤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 될 것 같았다. 



카파도키아 지방 경치는 하늘에서 보는 것도 멋지지만 실제로 골짜기 안을 걸어봐야 진미를 느낄 수 있다.



영어로 끝이라는 글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여기가 마지막 굽이인 것 같았다.



풍광하나는 정말 기묘하다.



하늘이 가슴시리도록 파랬다.



 다시 휘어진 굴이다.



 굴 끝에 미류나무가 보였다. 익숙한 풍경이다.



나는 대략 방향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길 도대체 내가 몇번이나 와보았던 것일까?



멀리 우치사르가 보였다.  


 

나는 다시 큰길로 나왔다. 아침마다 열기구를 띄우기 위해 수많은 차들이 여기를 다녔으리라. 그러니 이런 식으로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로즈밸리로 안내하는 안내판이 보였다. 방향을 찾았으니 조그만 더 걸어가면 된다.



이런 편편한 땅에서 열기구를 띄울 것이다. 이런 장소가 즐비하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훼손된다는 말이다.



 이제 방향을 바르게 잡았다. 저 골짜기 안으로 올라가면 가게가 하나 나올 것이다.



 빨리 가게를 찾아야 물을 사서 마실 수 있다.



나는 우리 멤버들에게 이 부근에 가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해주었다. 하지만 갈증과 더위에 지친 상태여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모두들 그리 수긍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더위에 지친 포도넝쿨마져 모두들 맥없이 늘어져 있었다.



우리는 바싹 마른 대지를 걸었다. 길은 눈처럼 하얗고 하늘은 투명할 정도로 파랬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