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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자전거로 청송에서 경주까지 5 - 빙계에서 화본

by 깜쌤 2016. 6. 22.

 

눈앞이 탁 터지면서 석탑이 나타났다. 의성군 춘산면 빙산사지 5층석탑이다. 보물 327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신라말기에서 고려초기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단다.

 

 

탑 주위 공간을 정비해서 깔끔하게 다듬어 놓았다. 여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탑리 기차역 부근에는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탑이 존재하고 있다.

 

 

학자들은 빙산사지탑과 서로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모양이다. 국보로 지정된 탑이 예술적인 기교면에서 더 가치가 있다고 한다. 전문적인 안목이 부족한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그것같이 보이지만 전문가들 의견이니 수긍을 해드리는게 인간의 당연한 도리다. 위 사진(국보 77호, 탑리에 위치함)은 2007년에 찍어두었던 것이다.

 

 

나는 빙혈로 다가가보았다.

 

 

구경을 할 땐 꼭 한번씩은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놓치고 온 경치를 살피기 위해서다. 나는 일부러 마을 안쪽길을 사용하여 올라왔다.

 

 

다듬은 돌로 만든 구조물이 보였다. 저긴가 보다. 

 

 

빙혈인가보다. 멀리서 봐도 한자가 얼음 빙(氷)자처럼 보인다. 

 

 

빙혈이라.....

 

 

 안으로 들어가봐야한다.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벽면 공간에 선한자는 흥하고 악한자는 망한다는 교훈조의 글이 붙어있었다.

 

 

오른쪽을 보았더니 창틀이 보이고 안에서부터 찬기운이 뿜어나오고 있었다.

 

 

창틀 곳곳에 차갑게 변해가고 있는 물방울들이 가득 달려 있었다. 천연 에어컨디셔너라고 봐도 되겠다. 자연의 신비함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빙혈 속 공간은 그리 크지 않다. 나는 다시 돌아나왔다. 이번엔 위로 올라가본다.

 

 

풍혈이다. 찬바람이 나오는 구멍(혹은 굴)이라는 말이겠지?

 

 

정말 그랬다. 시원한 찬바람이 마구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엄청나게 더울 땐 조금 들어앉아있었으면 좋겠지만 들어가지 말라니까 순종해야겠지.

 

 

재미있는 곳이다. 서원도 보고 바람도 쐬었으니 여기까지 찾아온 보람은 있다.

 

 

나는 빙산사 절터로 나가보기로 했다.

 

 

불교가 융성했던 고려가 망하고 난 뒤 뒤를 이은 조선 시대에는 여기에 서원을 세웠던 모양이다.

 

 

임진왜란때는 서원도 불타버리고 폐허가 되었다. 빙계서원은 여기서 가까운 곳에 복원되었다.

 

 

변하고 흐르고 돌고.... 그게 역사의 본질이다.

 

 

나는 한번 더 탑 주위를 살폈다.

 

 

이런 형식으로 더 높고 크게 쌓으면 중국 운남성 대리같은 곳에서 볼 수 있는 탑 모양이 되리라. 

 

 

나는 자전거를 세워둔 곳으로 내려갔다.

 

 

근심을 없애는 곳, 해우소! 멋진 말이다. 나는 화장실에 들렀다가 나왔다. 

 

 

 빙계에서 풍혈과 빙혈로 올라가려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빙계상회에서 바로 올라가면 된다.

 

 

나는 자전거에 올랐다. 나가는 길은 내리막이다.

 

 

교회부근을 지나서는 가음 동네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가음면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79번 도로를 탔다. 순호저수지 부근에서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뒤를 돌아보았다. 금성산이 저만큼 물러나 있었다.

 

 

79번 도로를 따라 달리면 군위군 의흥면으로 이어진다.

 

 

멀리 배미산(=뱀산)이 보였다. 어머니께서는 한번씩 배미산에는 뱀이 많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순호리를 지나서 나는 계속 달렸다.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순호3리를 지나자 작은 고개가 나타났다.

 

 

큰 고개도 아니었지만 마지막에는 힘이 빠져 자전거를 끌고 넘었다.

 

 

고개 마루에 올라서자 행정구역이 바뀌기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군위군이다. 그러고보니 청송군에서 출발하여 의성군을 지나고 군위군으로 넘어온 것이다. 

 

 

 내리막길을 달려 내려가자 영천, 의흥으로 가는 길과 우보, 의성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의흥쪽으로 조금 달리다가 화본으로 가는 도로를 택했다. 화본으로 가려면 위천을 건너야 한다.

 

 

보가 있는 곳을 빼고는 개울바닥에 풀이 무성했다. 건강하고 싱싱해보였다.

 

 

이 물은 우보, 군위를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간다.

 

 

나는 계속해서 79번 도로를 따라 달렸다.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되다가 중앙선 철길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철길 옆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교회가 아름다운 작은 동네를 뒤로 남겨두고 페달을 계속 밟았다.

 

 

마침내 화본 부근까지 왔다. 벌써 오후 1시가 넘었다. 나는 화본역 앞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