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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자전거로 청송에서 경주까지 3

by 깜쌤 2016. 6. 13.

 

가음저수지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 지도에는 양지저수지로 소개되어 있기도 하다.

 

 

 원래는 계곡을 흐르던 개울이었던 것 같다. 

 

 

 잘 살펴보니 피라미종류가 보였다. 그렇다면 개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제방으로 가보았다.

 

 

둑에는 노란색 꽃들이 지천으로 깔려있었다. 지금 계절에 이런식으로 피다면 금계국일 가능성이 높다.

 

 

예상대로 가음저수지였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가꾸어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드러나보였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의성군이다. 나는 청송군에서 의성군으로 넘어온 것이다.

 

 

5월 마지막 날이었으니까 금계국이 6월 초순에 핀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리라.

 

 

 지방자치제를 실시하고 난 뒤로 확실히 지역마다 골고루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자치단체장들이 재선 삼선을 위해 지역민을 의식하다보니 생긴 현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예전에는 소수의 유지들과 윗사람들 눈치만 보면 되었을 단체장들이 이제는 지역인들의 민심을 중요시하게 된 결과다.  

 

 

지방자치의 좋은 점은 그런데 있는게 확실하다. 제방을 보수하고 둑을 더 높게 쌓은 흔적들이 뚜렷하게 남아있었다.

 

 

쓰레기장 부근에 검은 봉지에 담은 쓰레기들이 남아있었다. 제발 그런 식으로 쓰레기를 함부로 안버렸으면 좋겠다.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처럼 아름다운 강산을 지닌 나라는 지구위에 그렇게 흔하지 않다.

 

 

가음 저수지에서 조금 더 내려갔더니 명곡서원으로 들어가는 표시와 함께 삼거리가 나왔다. 잠시 지도를 보기로 하자.

 

 

 

1번 - 김문기 선생을 모신 덕양서원

2번 - 춘산면소재지

3번 - 가음지(양지지)

4번 - 빙계서원 및 빙계

5번 - 명곡서원

 

68번 도로를 따라 계속 달리면 조문국의 흔적이 남아있는 금성면으로 가게 된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나는 빙계서원 구경을 잠시 미뤄두고 길가 마을 안쪽에 있는 명곡서원부터 가보기로 했다. 

 

 

고려말의 충신으로 유명했던 포은 정몽주선생의 제자였던 금은 박성양선생을 모신 서원이라고 한다.

 

 

문이 잠겨있길래 모퉁이를 돌아 담너머에서 안을 살폈다. 

 

 

명곡서원이라는 현판이 보였다.

 

 

동재와 서재건물이 보인다. 쪽문도 잠겨있었다. 

 

 

서원의 형식을 거의 갖추었다.

 

 

건물들은 모두 새로 지은듯 하다. 1818년에 건립되어 명맥을 이어오다가 대원군의 서원철폐정책 시행기에 훼철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75년에 다시 복원했다고 한다.

 

 

사당인듯한 공간은 서원 바로 뒤 외부 공간에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도 문이 잠겨있었기에 다시 돌아서야만 했다.

 

 

금은 박성양선생의 신도비가 보였다. 선생은 나중에 태종의 부르심을 받고 북방의 여진족을 정벌하고 남쪽으로는 대마도에까지 출정을 하셨다고 한다. 

 

 

명곡서원에서 나온 나는 가음면소재지로 직행하지 않고 빙계부터 가보기로 했다.

 

 

빙계는 이름 그대로 얼음골짜기라고 보면 된다. 겨울에는 따뜻한 바람이 땅구멍에서 나오고 여름에는 찬바람이 나오는 풍혈이 있어서 어쩌다가 얼음이 만들어지기도 한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자연의 법칙에 거슬리는 자연의 신비함을 느껴보기 위해 그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교회옆을 지났다.

 

 

의성군에서 깔끔하게 정비해둔 흔적이 묻어났다.

 

 

모퉁이를 돌아가자 영어의 S자 모양으로 감아도는 멋진 계곡이 나타났다.

 

 

한눈에 봐도 아담하고 깨끗하며 깔끔한 곳이라는 느낌이 전달되어왔다.

 

 

<경북팔승지일>이라고 했으니 경북의 여덟군데 멋진 경치 가운데 하나라는 말인지 첫번째라는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만큼 유명하다는 뜻이리라. 

 

 

다리 너머에 서원이 보였다.

 

 

계곡은 상류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 골짜기 위에는 빙계가 있고 아래에는 서원이 있는 형상이다.

 

 

빙계서원! 글씨가 단아하되 은근한 힘이 있다.

 

 

글씨는 인간을 나타내고 인간은 글씨를 만들었다. 한자 글자도 자꾸 보다보니 이제서야 서예가의 필력을 조금씩이나 느끼게 되었다.

 

 

우리나라 산천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관해서도 다른 나라를 이리저리 돌아다녀보고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빙월루! 그랬다. 이름 하나는 참으로 낭만적이었다.

 

 

나는 자전거를 세워두고 빙월루 앞쪽으로 다가섰다.

 

 

어딘가에 안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있으리라. 매표소가 없으니 관람료도 없을 것이고 관리인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입구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멀리 갈 것도 없었다. 

 

 

출입구가 환하게 개방되어 있었다. 나는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이런 식으로 구경할 것 다하고 느긋하게 유람하면 경주까지는 오늘 저녁까지 내려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도 자전거로.....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