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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양삭의 비경 우룡하를 떠돌다 4

by 깜쌤 2016. 6. 14.

 

 다시 방향을 바꿔 우룡하 하류로 내려가기로 했다.  



마을 한쪽에 체육시설을 갖추어둔 곳이 있었기에 자전거를 멈추고 살펴보았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시골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



중국정부에서 의도적으로 재정적으로, 그리고 행정적으로 엄청난 지원을 했으리라.



안봐도 뻔하다. 여긴 계림이 자랑하는 우룡하 인근 마을이다. 외국인이 바글바글 끓는 곳이다. 관광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곳이기에 내가 그렇게 여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역사가 있는 우물인 모양이다. 우물의 유래에 대해서 자세하게 써두었지만 나그네에게는 낯선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마을에 관한 간단한 안내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상당히 깨끗하고 깔끔했다.



간단한 마을 구경을 끝낸 뒤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붉은기가 도는 황색으로 칠한 건물이 산뜻한 색감을 선사해주었다. 



동구밖에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거인처럼 버티고 서서 오가는 나그네를 맞이하기도하고 배웅해주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고 지방도로를 달려 내려오는데 산봉우리에 구멍이 난 산이 보였다. "가만 있어 보자.....  저 산 이름이?"



그렇다. 저 산이 바로 월량산(月亮山)이다. 양삭이 자랑하는 월량산이 틀림없다. 장가계 천문산에 있는 천연동굴처럼 크진 않지만 이 부근에서 꽤 큰 구멍을 가진 산은 월량산뿐이다.



월량산의 천연동굴은 보는 위치와 거리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라진다. 어떤 곳에서보면 반달로 보이기도 한다. 



자전거를 타고 두 물줄기가 마주치는 두물머리로 다가가면 갈수록 동굴구멍의 모습이 다르게 나타났다.



교통량이 적은데다가 도로 주변의 풍치 하나는 기가 막히게 뛰어나니 최고급 라이딩을 즐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가운데 우룡하와 금보하가 합쳐지는 합수지점까지 다시 돌아왔다.



이대로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돌아가서 반납해버리면 바보짓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부근의 명소들을 좀 더 살펴보기로 했다.



우룡하풍경구가 공농교 바로 곁에 있었다. 그러니까 두물거리 지점에 들어가보기로 한 것이다. 자전거를 거치대에 세워두고 들어가니 낙타가 우리를 마중해주었다. 사막이나 건조성 스텝지대에서 풀을 뜯어야 할 낙타가 아열대지방에서 생을 이어가다니 순간적으로 약간 당혹스러웠다. 



아까 우리는 저 다리 위에서 두물머리를 살펴보았던 것이다.



상류에서부터 떠내려온 죽벌들이 여기에서 모이고 있었다.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대나무 뗏목을 타려면 무이산이나 우룡하에서 즐겨보기 바란다.



그 두군데 중에서도 어느 쪽이 더 나으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연 무이산 구곡에서 대나무 뗏목타기를 선택할 것이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함부로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그렇게 여긴다는 말이다.



나는 도착지점 부근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하나같이 흡족한 표정이었다.



혹시 무이산에서 죽벌 타기가 어떤 것인지 궁금한 분이 계신다면 아래 글상자속의 주소를 눌러보시기 바란다.




겨울철이어서 물에 젖으면 엄청 추울 것이다. 그런 것을 고려하여 탑승객들에게 비닐 우의를 나눠주는듯 했다. 내릴 때 벗어둔 우의들이 한곳에 가득했다.



신발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젖으면 나만 손해니까.....



사공은 뗏목을 몰고 다른 곳으로 가고 있었다.



개인적인 볼 일이 있는 것일까?



그가 사라지고나자 이번에는 또다른 뗏목들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낙타는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괜히 사스가 겁나 가까이 가기가 망설여졌다.



어느 정도 살폈다는 느낌이 들길래 돌아서나가기로 했다. 바로 옆에는 대용수 풍경구가 자리잡고 있지만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우리는 남쪽으로 더 내려가보기로 했다. 대용수풍경구에서 더 내려가면 월량산풍경구에 이르게 된다.



여기다. 월량산 풍경구에서도 당연히 입장료를 받는다.



비싼 입장료를 내기가 아까워서 멀리서 바라봐주기로 했다.



사실 예전에 한번 올라가본 사실이 있다.



매표소부근에서 산쪽을 살펴보면 나무가지에 가려서 명확하진 않지만 보이긴 보인다.



살짝 돈독이 오른 우리는 월량산 입구를 벗어나 맞은편에 있는 마을로 들어갔다. 그쪽에서 보면 보이기 때문이다.



과일을 파는 리어카 부근에서 금귤을 5원어치 사고난 뒤 월량산을 살폈다. 5원어치를 샀더니 비닐봉지에 수북이 담아주었다.



반달 모양의 동굴이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가까이 가보면 규모가 제법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까 우리는 반대쪽에서 월량산을 보았던 것이다.



이 정도만 하면 오늘 봐야할 것들은 거의 다 본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는 양삭 읍내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자전거 방향을 돌려 시내로 달렸다. 공농교 부근에 널찍한 잔디밭이 있었다. 거기서 이강쪽을 살폈다.



그저 셔터만 누르면 엽서가 되는 곳이다. 그런 장소가 계림이고 양삭이다.



붉은 지붕을 가진 집들이 회색빛 봉우리들 밑에 숨어있었다.



공농교 부근에서 아래쪽을 살폈다. 이 물이 흘러가서 이강과 합쳐질 것이다. 이강은 나중에 주강으로 들어가고.....



어쩌면 하나같이 봉우리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양삭의 수많은 봉우리들 한자락을 떼어와서 우리나라에 갖다두면 안될까?



충북 단양이나 강원도 영월쪽에 이와 비슷한 지질 구조를 가진 곳이 있긴 하지만 아름다움도 그렇고 규모도 훨씬 작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감탄만 하고 있을 수가 없기에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아가며 십리화랑을 통과했다.


 

이제 슬슬 해가 빠지기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양삭 서가로 돌아오자 전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읍내골목으로 들어갔다.



이젠 저녁을 해결해야한다.



오늘은 무얼 먹을까? 자전거도 제법 탔으니 밥을 먹기로 했다. 



음식점을 찾아들어간 우리들은 일단 요리 두가지를 주문했다. 고추가 많이 들어간 돼지고기 요리 하나와.......



 또 다른 고기 요리 하나......  돼지고기 요리의 이름은 저각피(猪脚皮, 48원)다. 길다랗게 보이는 이 음식 재료는 무엇일까? 이걸 한눈에 맞추는 분들은 내공 깊은 강호의 숨은 고수일 것이다. 이름은 부죽이다. 부죽의 재료는 글 제일 밑에 나온다. 요리 이름은 부죽육편(腐竹肉片)이다. 35원이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우리는 오늘 아침에 옮겨둔 객잔으로 돌아왔다. 돈독이 올랐기에 절약하기 위해서 옮겨본 것인데 잘한 행동인지 못한 행동인지는 오늘 밤을 지내보면 알게 되리라. 그런데 말이다, 왠지 자꾸 추워진다. 돈 아끼려다 얼어죽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부죽의 재료는 두부다. 두부를 압착해서 말린 것이라고 한다. 씹으면 고기맛이 났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