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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요정이 사는 동네 파샤바 1

by 깜쌤 2016. 6. 3.

 

여기가 파샤바다.

 

 

어떤 이들은 파샤바으 정도로 발음하기도 한다. 아마 현지인들 발음으로는 파샤바으가 더 정확할 것이리라.

 

 

 

위 지도에서 2번으로 표시된 곳이 파샤바다. 1번은 젤베, 3번은 로즈밸리의 위치를 의미한다. 노란색 점은 어제 걸었던 길인데 화이트밸리, 일명 러브밸리 트레킹 코스를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초록색 점들은 실제 우리가 하루 종일 걸었던 길을 나타낸 것이다. 튼튼한 체력을 자랑하는 우리 팀 멤버들이 마지막에는 기진맥진(?)했던 곳이기도 하다.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한다.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멋진 골짜기 가운데 하나가 파샤바지만 이젠 너무 상업화되어버린데다가 훼손 정도도 심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실망했던 곳 가운데 하나가 파샤바였다.

 

 

예전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장사치가 요정들의 봉우리 사이에서 손님을 부르고 있었다.

 

 

이 친구는 우리말을 꽤 능숙하게 구사했다. 어딘가 동양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가?

 

 

하던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장사꾼들과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훼손시킨 장소가 파샤바라는데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았다. 

 

 

정말 기묘한 봉우리들이 많아서 누가 봐도 아름답다고 느끼는 곳이지만 왜 이런 식으로 훼손시키는 것을 당국에서 모르는체 하고 눈감아주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귀한 것이 너무 많으니 그 가치를 모르는 것일까? 

 

 

여긴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도로가에 있는 장소여서 받을 수가 없다는게 맞는 표현이지 싶다.

 

 

파샤바에 있는 봉우리들이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기묘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오죽 했으면 '요정들의 봉우리'라는 표현이 등장했을까?

 

 

침니 바로 앞까지 차가 밀고 들어와있었다.

 

 

천박스럽게 만들어놓은 휴게소하며......

 

 

낙타들.....

 

 

사실 낙타들이 무슨 죄가 있나? 동물을 이용해서 장사를 해먹는 인간들이 나쁘지.

 

 

나는 그만 오만가지 정이 다 떨어지고 말았다.

 

 

물론 여기에도 교회유적들이 숨어있다.

 

 

그러나 그리 잘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슬람 국가인 터키에서 기독교 흔적들이 달가울 리가 없다는 것쯤은 상식이다. 

 

 

내 문화가 존중받고 싶다면 남의 문화도 존중해줄 줄 알아야한다.

 

 

세상은 내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침니 바로 밑에까지 조잡스런 가게를 만들어놓았다.

 

 

무지를 탓해야할지 무신경을 탓해야할지 모르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남의 나라 일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것 같다. 

 

 

그들이 보기에는 엉뚱한 녀석이 남의 제사에 나서서 배 놓아라 곶감 놓아라하고 참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그렇지만 거시적인 입장에서 보면 우린 다같은 지구인이다.

 

 

중국에서 배출한 대기오염 물질이 우리나라를 마구 덮쳐도 남의 나라 일이라고 가만 있어야하나?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문화재 훼손도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사실 현재 터키인이 점령하고 있는 이땅도 예전엔 동로마제국의 영토였다.

 

 

동로마제국이 그 마지막 숨을 다한 것은 지금부터 약 600년 전의 일이었다.

 

 

약육강식의 법칙이 인간사와 동물 세계의 법칙이라고는 해도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는 법이다.

 

 

쓸데없는 소리만 하다가 글 한 편이 끝나게 생겼다.

 

 

안타까움에서 해본 소리지 간섭하려는 소리는 아니었다.

 

 

개떡같은 소리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면 된다.

 

 

찰떡같은 소리를 개떡처럼 알아듣는데서 인간사의 비극이 시작되는 법이고.....

 

 

볼수록 안타까움이 치밀어 올랐다.

 

 

우리 인간 세상이 다 그런 것 같았다.

 

 

훼손과 파과와 오염은 여기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지구 전체의 문제였던 것이다.

 

 

잠시 지구 위에 터를 잡고 숨쉬다가 사라져가는 존재가 인간이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것 가운데 하나가 그런 것들이다.

 

 

아버지와 딸 같았는데 이번 여행에서 본 최고의 미녀가 바로 이 여자아이였다. 초등학교 고학년이거나 중학교 저학년이었으리라.

 

 

잘생긴 얼굴로 태어난 것은 자기 복이다.

 

 

 좋은 환경을 가진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도 자기 복이다. 

 

 

그런 멋진 복을 스스로 발로 차서 내버리는 나라가 있다는 것도 여행을 다니면서 깨달았다.

 

 

우리나라를 두고 금수강산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다.

 

 

사실 말이지만 우리나라처럼 멋진 환경을 가진 나라가 지구위에 또 있을까?

 

 

문제는 우리 인간들의 품질이다.

 

 

우리가 현재 일본인들 정도의 시민의식만 가지고 있다면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지상낙원일 것이다.

 

 

나는 그게 안타깝다. 그런 안타까움을 파샤바에서 절감했던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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