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하얀 기둥들이 늘어선 화이트밸리를 가다 2

by 깜쌤 2016. 5. 14.

 

골짜기 속에 하나의 길만 존재하는게 아니었다.

 

 

어차피 한곳에서 만나게 되어 있지만 그래도 길이 여기저기 나있으니 조금은 신경이 쓰였다.

 

 

잘못 걸어가면 하얀 기둥들을 놓쳐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들꽃들이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었다.

 

 

과일들도 마찬가지다.

 

 

골짜기 속의 밭이라 할지라도 임자가 다 있단다.

 

 

절벽면들을 잘 보면 윗부분은 흰색이지만 중간에는 갈색들이 다양하게 섞여있음을 알 수 있다.

 

 

화산재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색깔 배열 하나하나가 오묘하기 그지 없었다.

 

 

모두들 사진찍기에 바쁘다.

 

 

앞에도 뒤에도 우리 팀 멤버들 말고는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위도가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그런지 식물들조차 닮은 종들이 많았다.

 

 

우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포플러나무가 열을 맞추어 자라고 있었다.

 

 

누가 의도적으로 심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여긴 절벽면 전체가 하얗다.

 

 

이러니 신비로울 수밖에 없다.

 

 

이런 곳은 달밤에 걸어보아야한다.

 

 

이효석선생이 이런 길을 걸어보았더라면 어떻게 묘사했을까?

 

 

포도넝쿨이 보였다.

 

 

그 귀한 나무가 아무렇게나 막 자라고 있었다.

 

 

전지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버려진 나무들 같았다.

 

 

사람이 의도적으로 파낸 작은 굴도 보인다.

 

 

길바닥에 물기가 없어서 길바닥 흙들이 그냥 퍼석거리기만 했다.

 

 

이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하랴?

 

 

이럴땐 글재주 없는 것는 것이 도리어 더 행복하다.

 

 

제한된 필설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형용한다는 것이 어차피 무리가 아니었던가?

 

 

우리들은 아무 말없이 사방을 살피기만 했다.

 

 

그리고는 셔터를 누르기만 했다.

 

 

제법 많이 걸어내려왔을 것 같은데 골짜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얀 기둥들은 이 골짜기가 끝날 때쯤 되어야 나타날 것이다.

 

 

사람들의 거주흔적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비둘기 계곡이나 로즈밸리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편이다.

 

 

여긴 사람이 거주했던 흔적 자체가 귀하다.

 

 

흔적이 그만큼 적었다는 것은 물이 귀했다는 말이 아닐까?

 

 

댑싸리가 보인다. 예전에는 이 댑싸리를 베어서 가을에 마당용 빗자루로 묶었다.

 

 

댑싸리는 한해살이 풀이다.

 

 

아르메니아에서도 댑싸리를 보았고 조지아에서도 보았다. 나는 유년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바닥에 물이 보였다. 물길 부근에서는 다른 곳보다 조금이라도 더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터키에서는 고향의 향기를 느낀다.

 

 

그런 느낌은 터키남부 하란에서도 강했다.

 

 

마침내 우리가 그토록 보기를 원했던 하얀 기둥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화이트 밸리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바로 이런 모습이다. 하지만 이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