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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청암고진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 2

by 깜쌤 2016. 4. 26.

 

카운터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우리를 보고 "샹루(上樓 상루)"라고 말해주었기에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실내의 모습이다. 중국에서 커피숍이 늘어난다는 것은 경천동지할만한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차를 마셔왔다. 그런데 그들이 커피에 맛을 들인 것이다. 

 

 

우리는 2층 발코니에 앉아 아래를 살폈다. 잠깐! 저 사나이! 저팔계를 조심하시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청양고진을 가게 되면 특별히 조심하셔야 할 인물이다. 

 

 

내가 주문한 아메리카노가 왔다. 한잔에 28원이다. 한잔에 우리돈으로 5천원이라고 보면 된다. 중국인들에게 5천원은 거금이다.

 

 

나와 동행한 국제신사 양반은 철관음 한잔을 주문했다. 철관음! 명품차 아니던가?

 

 

커피를 마시며 길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관광객은 두리번거리느라 바쁘고 가게 주인들은 물건을 파느라 바쁘다.

 

 

경제는 돈의 흐름이다. 돈은 돌아야 한다. 돌지 않는 돈은 가치가 없다. 돌지 않는 돈은 종이뭉치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는 돈 대신에 숫자가 움직일 것이다. 종이돈은 다 사라지고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인간살이를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아래층으로 내려와 다시 거리로 나섰다.

 

 

거리 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걷는다.

 

 

청암고진의 마을 집들은 돌로 쌓은 집들이 많았다. 바닥은 거의가 돌로 깔았다.

 

 

돌색깔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노라면 연한 청색이 돌에 배여있음을 알 수 있다고 해서 청암, 즉 푸른 돌이라는 뜻을 가진 마을이름이 만들어졌단다.

 

 

귀양에서 운남으로 이어지는 요지에 자리잡은 마을이기에 예로부터 상업중심지로서, 그리고 군대주둔지로서 명성을 떨쳐왔다고 한다.

 

 

이제는 그 화려했던 명성과 영광을 북쪽으로 30여킬로미터 떨어진 귀양시에 양보를 했다.

 

 

재신묘!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서 치성을 드렸을 것이다.

 

 

중국인들의 금전 사랑은 유별나다. 상인(商人)이라는 말의 어원부터가 장사하는 것을 밝히던 상(商)이라는 나라 이름에서온 것이다.

 

 

돈을 벌고 싶은가? 그렇다면 장사를 하라. 명예를 얻고 싶은가? 학자가 되든지 아니면 번돈을 가지고 아낌없이 베풀어주어라. 권력을 가지고 싶다면 당연히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을 걸으며 별의별 생각을 다 한다. 

 

 

내가 별별 생각을 다하는 것처럼 청암고진에는 별별 가게들이 다 있었다. 

 

 

두부라고 하면서 두부같지 않은 음식을 파는 이 가게의 정체는 무엇일까? 워낙 기발한 음식이 많은 나라니 두부를 가지고 별별 짓을 다하는 모양이다.

 

 

하기사 콩으로 콩고기도 만드는 나라 아니던가?

 

 

과일 말린 것을 팔기도 했다.

 

 

우와! 별의별 과일들이 다있다. 망고같기도 하고.....

 

 

우리는 지금 남문에서 북문으로 걷는 중이다.

 

 

은세공 가게들이 별나게 많은 것 같았다.

 

 

이번에는 가방가게다.

 

 

이제 마을 정중앙 한가운데까지 왔다.

 

 

어라? 저팔계를 또 만났다. 같이 여행하는 국제신사양반이 기념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그는 다짜고짜 허리춤에서 공작증(公作證)이라는 증명서를 꺼내더니 우리 눈앞에 디밀었다.  

 

 

사진 한번 촬영에 20원이란다. 우리돈으로 쳐도 3,600원이다. 순간 열불이 확 치솟아 올랐다. 그럴것 같으면 처음부터 공작증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니던가? 물론 이런 수법을 가진 인간들이 많이 있음을 그 동안의 여행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대비를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돈 금액이 너무 크다는 것이 문제다. 

 

 

2원이나 5원 정도를 불렀다면 기분좋게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20원이라니? 내가 터무니없는 금액이라고 영어로 항의를 했더니 주위 가게 주인이 우리가 외국인임을 알고 빨리 가라고 손짓을 해주었다. 주위 사람들의 분위기가 저팔계에게 비우호적으로 돌아가자 그도 돈을 달라는 요구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는 전형적인 바가지 수법이다. 기분이 찜찜했지만 우리의 승리로 끝났으니 다행이다.

 

 

모델료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누가 모르랴? 그러나 적당한 선에서 만인이 긍정하는 금액으로 받으라는 말이다. 그리고 미리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도 밝히고 떳떳하게 피사체가 되어주어야 도리다.

 

 

관광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대표적인 경우가 바가지와 불친절이다.

 

 

나는 강의와 강연을 통해 경주분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자주 했다. 여행자가 되어 세계를 돌아다녀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한 것이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나는 경주에서 절대로 택시를 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새벽에 시내를 다녀왔는데 어떤 택시들은 의도적으로 신호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달렸다. 

 

 

그런 기사들 때문에 선량한 기사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택시 영업이 잘 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여 불평을 한다. 왜 영업이 안되는지 진지하게 생각을 해보았는지 모르겠다. 남탓이나 하고 있을 처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되는 것은 원인을 모두 남에게 돌린다.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걷다가 마침내 북문까지 왔다. 아침에 이리로 들어왔었다. 어라? 이번에는 손오공이다. 손오공도 저팔계와 한편이리라.

 

 

'아! 무셔라, 손오공과 저팔계!' 어허허허허~~  괜히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걸었다.

 

 

유료 측소(화장실)도 보이고 지팡이를 파는 가게도 보였다.

 

 

어떤 지팡이는 청려장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를 청려장이라고 부른다. 명아주 지팡이는 단단하고 가벼워서 예로부터 노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은세공 기술자 가운데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단번에 나같은 사람의 눈길조차 끌어버렸던 것이다. 

 

 

 우리는 남문 부근에 자리잡은 예배당을 찾아갔다. 중국에서 예배당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들고 귀한 일이었기에......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