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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청암고진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

by 깜쌤 2016. 4. 22.

 

성루에서 내려온 우리들은 성안으로 들어갔다.

 

 

성문 안으로 들어가자 검표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야 당연히 입장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무사통과다.

 

 

패방이 보였다.

 

 

그리 큰 성이 아니라는 사실은 단번에 알 수 있다. 거기에 비해 소주성이나 장안성(서안 기차역에서도 보인다)은 얼마나 컸던가? 아이들 말로 하자면 어마무시할 정도였다.

 

 

연회장면을 그려놓은 가게가 보였다. 벽에 써붙여둔 글씨를 보니 텔레비전에 소개된 적이 있는 집이라고 자랑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왜 손님이 없는거지? 머리 스타일로 모아 청나라 시대의 장면같기도 하다. 

 

 

제일 왼쪽 글자를 읽지 못해서 의미 파악을 못했다. 한자실력이 이러니 너무 부끄럽다.

 

 

패방을 통과해서 성안으로 들어갔다. 패방기둥에 매달린 이 녀석은 해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와집들이 성안에 빼곡하게 들어찼다.

 

 

골목으로 면한 그런 집들은 하나같이 가게로 쓰이고 있었다. 

 

 

별의별 가게들이 다 있다.

 

 

소수민족 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게들이 유난히 많은 것 같았다.

 

 

그런 의상들은 하나같이 화려했다.

 

 

악세서리 종류를 파는 가게들도 많았고......

 

 

은방들도 자주 보였다.

 

 

유난히 우리들의 시선을 잡아끈 것은 족발집이었다. 청암고진의 명물 요리가운데 하나가 족발집이라고 하는 글을 읽어본 터라 들어가보기로 했다. 

 

 

족발은 무게를 달아서 파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처럼 몇 만원짜리가 있다는 것이 아니고 무게를 달아서 파는 것인데 뼈다귀가 많으면 소비자가 손해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족발이라면 당연히 돼지다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만 중국인들은 저각(猪脚)이라고 표기하는듯 했다. 

 

 

청나라 말기에 해당하는 1886년의 과거시험에서 귀주 출신이 장원으로 급제한 일이 있었던 모양인데 그가 청암고진의 골목에서 족발을 자주 사먹었다는 이야기를 한 후로 급격히 유명세를 탄 음식이라고 전해진다.

 

 

명문대 최우수 입학생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공부하는 것이 제일 쉬웠다"는 식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만 족발을 사먹었기에 장원급제를 할 수 있었다는 말은 믿을만 하던가?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고시합격만큼 효과적인게 또 있던가? 그러길래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이런 음식이 공부에 좋다고 하면 와 몰려드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족발 한접시와 국수 한그릇으로 점심을 때웠다. 

 

 

족발 한근의 가격은 대략 15원 정도였다. 우리는 1,3킬로그램을 29원주고 사먹었다. 쇠고기 국수 한그릇은 10원이었고......

 

 

점심도 먹었으니 이젠 다시 골목 탐방을 계속할 차례다. 안쪽에 또 다른 성문이 나타났다. 그러니 내성, 외성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골목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누가 봐도 예배당 아니던가?

 

 

진열된 상품들은 디자인 감각이 살아있었다. 60% 정도 할인해주겠다는 말이리라. 원래 가격보다 훨씬 높게 책정해두고 그 정도 할인해주면 그게 그거다. 어디 한두번 당해본 수법이던가?

 

 

중국인들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새소리를 특별히 좋아하는듯 하다. 물론 나도 새소리를 좋아한다.

 

 

말린 고기들이 수두룩하게 걸려있었다. 문제는 돼지고기들이라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진풍경임에 틀림없다. 왼쪽에 걸린 도야지 눈초리 봐라! 도깨비 수준이다.

 

 

묘족이 캐낸 은이라는 말인가? 아니면 묘족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묘족이 만든 은제품이라는 말인지 구별이 잘되지 않았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청암고진에는 다양한 소수민족이 섞여서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길래 음식도 다양하고 문화도 다양하며 가게들도 가지각색이다.

 

 

나는 내성문을 거쳐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으로도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있다.

 

 

중국인이라면 여러 가지 언어를 골라듣는 재미가 쏠쏠했으리라.

 

 

그게 사투리든 표준말이든 다른 민족이 쓰는 낯선 언어든 간에 재미났으리라. 화로에 발갛게 단 숯을 담아두고 손을 쬐고 있었다. 나도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늙은 장인이 은을 다루고 있었다.  은장인으로는 최고수라는 말이겠지? 청암고진의 은장식품이 유명한가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소수민족의 옷에 장식한 여러가지 장식품들이 그런 사실을 증명해준다.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게 전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들은 커피가게를 발견했다.

 

 

나는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실내는 그런대로 깨끗했다. 아가씨는 커피라는 말은 쉽게 듣고 이해했다. 문제는 어떤 커피를 주문하는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나는 주로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에스프레소보다는 아메리카노다.

 

 

2층으로 안내되어 올라가서 발코니에 해당하는 바깥구역에 가서 앉았다.

 

 

따뜻한 온기가 그리웠지만 양자강 남쪽에서는 공개적으로 난방을 하지 않으니 견뎌낼 수밖에 없다. 

 

 

맞은편 건물의 기와를 살폈다. 확실히 중국 기와는 작다.

 

 

기둥을 세우고 지붕의 얼개를 짠 뒤 그 위에다가 그냥 기와를 얹어서 비를 피하게 했다. 그러니 방안으로 들이닥치는 외풍이 셀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는 아열대 기후를 가진 중국 남쪽지방이다. 현지인들에게 이 정도 날씨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