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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비둘기 계곡을 걷다 2

by 깜쌤 2016. 4. 25.

 

바싹 말라버린 대지위에 뿌리를 내린채 버텨가며 꽃까지 피워낸 장한 야생화도 보였다.

 

 

인간이 뚫어놓은 터널 바닥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

 

 

쓰러진 이정표가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아린 마음 뒤에는 안타까움이 치밀어 올랐다.

 

 

 우리는 계곡 바닥을 벗어나 위쪽으로 올라갔다.

 

 

막켄나의 황금이 묻혀있는 골짜기를 지나는 기분이다. 

 

 

어떨 땐 가느다란 길이 봉우리가 만들어낸 그늘로 이끌어가기도 했다. 우리는 묵묵히 걸었다.

 

 

나는 한번씩 뒤돌아보기도 했다. 그래야 사방 경치를 제대로 감상하는 법이니까.

 

 

절벽 위에 살짝 묻은듯이 올라앉은 하얀 고깔 봉우리가 기가 막히도록 순수한 색을 선사해주었다.

 

 

군데군데 자라는 과일 나무들마다 모두 주인이 있다고 들었다.

 

 

버려진듯이 보이는 멜론과 과일밭 가를 장식한 야생화가 여름 끝부분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제 이 작은 골짜기만 벗어나면 우치사르 성이 보일 것이다.

 

 

작은 골짜기 끝부분에 휴게소가 나타났다. 예전에는 분명히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휴게소 밑 작은 밭에는 호박잎이 제법 무성했다. 

 

 

은밀한 곳에 숨어있듯이 자리잡은 이런 휴게소에서는 반드시 커피든 차든 마셔주어야 한다.

 

 

카바클리 올루 찰라르 티(Tea) 가든(Garden) 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다. 찻집이라는 말이겠지.

 

 

찻집 정문 맞은 편에는 닭장이 보였다.

 

 

찻집 입구 정원에는 작은 꽃밭이 만들어져 있다. 내가 좋아하는 꽃들이 가득하다.

 

 

금잔화와 나팔꽃, 그리고 제라늄들과 야옹이 한마리.....

 

 

그리고 가지에 걸어놓은 도기들.....   내가 꿈꾸던 공간이다.

 

 

골짜기에 숨은 작은 텃밭과 하얀 봉우리를 인 화산재 절벽들.....

 

 

태양광 집열판까지 보였다.

 

 

주인은 광장히 우호적이었다.

 

 

나는 젊은 주인의 허락을 얻어 절벽밑에 따로 마련해둔 공간으로 들어가보았다.

 

 

중국 복건성 무이산의 수렴동에서 이와 비슷한 경치를 본 적이 있다. 절벽밑에 비밀스레 자리잡은 휴식공간 말이다.

 

 

멋지게 만들어두었다. 바람이 불면 먼지가 날려 절단나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름날에 괴레메에서 큰 바람을 만났던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우리 멤버들이 기다리는 테이블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 하얀 절벽은 어떤 때 아주 연한 분홍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나는 그럴 때마다 흰색 바탕 화산재속에 분홍색이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나는 그늘막으로 돌아갔다. 

 

 

 그리 오래 걸은것도 아니었는데 괜히 피곤했다.

 

 

차와 콜라를 주문했었다. 콜라는 2리라, 차는 1리라였다.

 

 

우리가 들어온 출입문이다. 안쪽에서 바깥쪽을 본 모습이다.

 

 

콜라 한잔으로는 성이 안찼기에 나는 차도 마셔보기로 했다.

 

 

가게 맞은편 공터에 새워둔 구식 승용차는 풍경을 살려주는 액센트가 되었다.

 

 

팀 멤버들은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는듯 했다.

 

 

나는 휴게소 사방을 찬찬히 살폈다. 현지인들의 삶의 양식을 알아보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절벽면을 그냥 파내서 나무를 걸치고 선반을 만들었다. 선반 위에는 카파도키아를 상징하는 작은 기념품이 올려져 있었다.

 

 

옛날 저울도 있다. 접시저울인가 보다.

 

 

나무 판자를 댄 벽면에는 작은 장식용 걸개와 악세서리 소품들이 달려 있었다.

 

 

아기자기함이 가득 스며들어있는 그런 휴게소였다.

 

 

소파와 의자와 테이블보의 색깔도 조화롭다.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게 된 주인은 여러가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아들과 아버지란다. 삼대가 경영하는 찻집이라고 해야하나?

 

 

젊은 주인의 할아버지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셨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차나칼레에서 찍었다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가게 안쪽에 따로 만든 생활공간속의 모습이다.

 

 

손자에게 내가 가지고 다니던 종이연필 한세트를 선물로 주었더니 카파도키아를 상징하는 요정봉우리 모형을 선물로 갚아준다. 

 

 

그들은 계속해서 여러가지를 내어왔다.

 

 

여행은 돈 이전에 정으로 하는 법이다.

 

 

우리나라 사탕을 주었더니 터키 사탕으로 갚아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주고 받는 과정이 반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앉아있다가는 양쪽집 살림이 거덜날 것 같아서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젠 헤어져야할 시간이 된 것이다.

 

 

작별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외국인들이 말하기를 한국인들에게는 이 있다고 한다. 터키에도 한국식 정과 비슷한 감정이 있다. 나는 그런 감정이 좋아서 터키에 자주 가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여행은 풍광구경보다 사람살이에서 느끼는 정때문에 다니는 것이다. 정감이 우선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