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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귀양가다 2

by 깜쌤 2016. 4. 11.

 

귀양시내에서 호텔도 구했으니 이제 귀양 시가지 구경에 나설 차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호텔에서 그리 멀지않은 큰길가의 식당을 찾아들어갔다.

 

 

간단히 먹는데는 만두가 최고다.

 

 

만두에다가 닭고기가 듬뿍 들어간 죽 한그릇이면 더할 나위 없는 식사가 되지 않겠는가? 만두 세 통과 죽 두 그릇이니 일인당 만두를 12개나 먹은 셈이다. 만두 한 통에 8원, 닭죽 한 그릇이 5원이었다. 

 

 

속이 든든해졌으니 이젠 검령산공원을 향해 걷기로 했다. 귀양역 앞쪽 사거리에 설치된 거대한 육교 위를 걸었다. 도로 끝머리에 보이는 건물이 귀양 기차역이다. 중국식으로하면 귀양화차참이 된다. 거기가 도대체 어디쯤인지 이해가 안되는 분들을 위해 지도를 올려드린다.

 

 

 

 

1번 : 귀양 기차역

2번 :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 부근 음식점에서 만두와 닭죽을 먹었다.

3번 : 검령산공원

노란색 점들 : 우리가 걸었던 길

 

지도를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귀양시내에는 이층버스들이 다니고 있었다.

 

 

거대한 빌딩들이 역앞 도로가에 즐비했다.

 

 

육교 경사로가 길었다. 중국도 이제 장애우들을 위한 시설에 눈을 떠가고 있는 중이다. 해방로를 따라 걸었다.

 

 

시가지 한가운데를 감아흐르는 작은 개울에 걸린 다리를 건넜다. 이 개울을 남명하(南明河)라고 부르는 것 같았는데.... 개울 이름은 밝고 환한데 물은 더러웠다.

 

 

해방로 다음에는 완사로다.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 돌아가긴 했지만 워낙 목표가 뚜렷하니 찾아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마침내 검령산공원 표지판을 찾았다. 입구부터 사람들이 가득 몰려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부근에 큰 시장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검(黔)! 귀주를 상징하는 말이다. '검을 검'자다. '귀신 이름 금'으로 읽어도 된다. 귀주에서는 귀주성을 사분(四分)하여 검동, 검남, 검북, 검서라는 말로 위치를 표시하기도 한다. 

 

 

행정구역으로 나타낼때는 일반적으로 귀주성을 (귀할 귀)로 쓴다. 중국은 행정구역마다 지역을 상징하는 낱말이 하나씩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정말 편하다. 桂는 '계수나무 계'자다. 桂라고 쓰면 광서장족 자치구를 의미한다. 천하절경이라고 중국인들이 엄청 자랑해대는 계림이 있는 곳이다. 

 

 

검령산공원에 들어가기 전, 왔던 길을 다시 한번 더 되돌아보았다. 중국은 어딜 가나 사람이 많다. 정말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입구앞 광장은 넓었다. 사람이 많은 나라여서 그런지 모든 시설들은 하나같이 넓고 크다.

 

 

안내판에 한글이 보였다. 여기에도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가보다.

 

 

입장권을 샀다. 5원이다. 뒷면에 인쇄된 안내도를 보니 공원구역이 엄청나게 넓고 큰 것 같다.

 

 

말이 공원이지 산 몇 개를 그냥 거대하게 둘러싼 구역을 의미하는 것 같다.

 

 

공원구역 안에 들어와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개울물 위로 중국인 특유의 다리를 놓았다. 

 

 

여기저기에 작은 건물들이 숨어있었다.

 

 

건물 하나하나가 별것 아닌것처럼 여겨질테지만 워낙 나라가 크고 역사가 긴 나라다보니 나름대로 의미있는 건물이나 유적지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검령산공원안에서 그런 유적지를 하나 만나게 된다.

 

 

시끌벅적하고 요란 왁자지껄한 소리가 울려퍼지는 곳을 찾아갔다.

 

 

야외노래방도 있고.....

 

  

즉석반주 악단도 보였다.

 

 

의자들이 깜찍스럽다.

 

 

아무래도 강아지가 이쁘다.

 

 

귀양! 하여튼 재미있는 동네였다.

 

 

귀여운 여자아이가 돌거북 목에 올라타서 놀고 있었다. 손녀가 부리는 재롱에 넋을 빼앗긴 손녀바보가 보였다. 나도 그런 바보가 되고 싶다.

 

 

여자들이 줄을 이루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다.

 

 

물로 글씨를 쓰는 양반은 중국 공원이라면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일필휘지다. '국가주석습근평'이라.....  잘못 쓰면 한방에 훅 가는 수가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을 보고 쥐니 닭이니 해가며 욕을 해대도 끄떡없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이런데 나와서 글씨 자랑을 하는 분이라면 그 정도는 상식으로 알 터이니 내가 걱정할 필요도 없다.

 

 

즉석 야외 노래방 구경까지 한 뒤에 산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다. 

 

 

수초가 가득한 호수를 만났다.

 

 

그러다가 부근에서 묘한 장소를 하나 발견했다. 장개석장학량이 만난 장소라니? 나중에 우리들은 장학량이 구금당했던 장소를 만나 자세히 살피게 되므로 그때 깊은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그런 장소가 이 산골에 숨어있었단 말이지?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아담하고 작은 서양식 건물 한 채가 보였다.

 

 

문은 잠겨있었고 앞마당에는 노인들이 모여 장기와 마작을 즐기고 있었다.

 

 

두 영웅들의 만남이 이루어졌던 건물 뒤쪽으로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었지만 앞이 막혀있었기에 원래 걷던 길로 다시 돌아내려와야했다.

 

 

길가에는 원숭이들이 지나가는 나그네의 물건들을 노리고 있었다.

 

 

이런데 사는 원숭이들은 사람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노는 놈들이다. 닳을대로 닳아서 영악하기 그지없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닮은 원숭이를 구경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원숭이가 사람구경하는지도 모른다.

 

 

온 나무에 원숭이 떼들이 들러붙었다. 나는 영화 <행성탈출>을 떠올렸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