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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준의 봉황산에 올랐다

by 깜쌤 2016. 4. 1.

 

국수로 점심을 때우고 나서 우리는 혁명열사릉원으로 향했다.

 

 

 혁명열사릉원은 봉황산 중턱에 있다. 준의 지형을 잘 살펴보면 봉황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분지속에 도시 중심지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인구도 늘고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지금은 외곽으로 많이 확장되었다. 

 

 

 산중턱에 자리잡은 열사릉을 향해 계단을 걸어올랐다.

 

 

많은 이들이 걸어서 올라오고 있었다. 모두들 숨이 차는 모양이다.

 

 

계단을 오르면 제법 너른 공터가 나타난다. 빈터 중앙에 낫과 망치로 상징되는 공산주의 심볼이 기둥형식의 탑위에 올라앉아있었다. 

 

 

계단끝에서 서서보면 준의 시가지가 발밑으로 드러난다.

 

 

기둥모양의 탑을 둥근 테가 감싸고 있는 형상이다.

 

 

공산혁명을 위해 목숨을 던진 무명용사들을 기리기 위한 탑인가보다. 그런데 저 강인해보이는 인물은 도대체 누구지?

 

 

공산혁명의 와중에 준의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됐다. 사도적수라는 말이 어디 그냥 만들어졌겠는가?

 

 

나는 둥근 테두리에 해당하는 공간속으로 들어가보았다.

 

 

테두리사방으로는 부조들이 가득했다.

 

 

기념탑 한켠 구석에 홍군무덤이 있었다. 무명용사들의 무덤일 것이다.

 

 

승리한 홍군을 위해서는 이런 무덤과 추모비가 존재하지만 같은 중국인들로 태어나 줄을 잘못 선 죄로 개죽음을 당한 국민당 하급병사들의 영혼은 어찌할 것인가?

 

 

열사릉을 둘러보고 나서 우리들은 산위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중국인들을 거의 예외없이 산으로 오르는 길마다 계단으로 만들어두었기에 길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봉황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아스팔트로 멋지게 포장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개발하면 환경파괴라고 난리가 날 것이다.

 

 

꼭대기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꼭대기에 오르니 누각이 보였다.

 

 

봉황산 봉황루라는 이름을 가진 건축물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올라가보기라도 해야한다. 5층 꼭대기까지 오르는 입장료는 6원이었다. 엘리베이터 사용료라고 하는게 낫겠다.

 

 

매연인지 뭔지 구별이 안된다. 사방이 뿌옇기만 했다. 개울처럼 보이는 것이 상강줄기다. 홍군가와 준의회의회지는 숲과 매연에 둘러싸여 있었다.

 

 

다른 곳을 살폈다. 탑처럼 솟아오른 것이 빌딩인지 무엇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아마도 고층빌딩이리라.

 

 

비구름에 매연까지 섞여버린 것 같다.

 

 

맞은편 봉우리 한쪽에는 방송용 탑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준의시의 규모도 상당하다. 시야가 워낙 좋지 않아서 적당히 보고 내려왔다.

 

 

하산하면서 보니 이 비탈진 길을 자전거로 올라오고 있는 젊은이가 보였다. 

 

 

아까 건넜던 상강을 다시 한번 더 건너 강변을 따라 만들어놓은 산책로를 걸어가보기로 했다.

 

 

다리위에서 계단을 통해 밑으로 내려왔었다.

 

 

강변도로 벽면에는 장정과 관계된 다채로운 부조들이 새겨져 있었다.

 

 

이 벽면 이름을 장정시사벽이라고 붙여두었다. 장정에 관계된 시(詩)와 사(辭)를 새겨두었다는 말이리라.

 

 

처음에 보이는 것은 모택동의 글과 글씨다.

 

 

글이 어려워보였기에 나는 다리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그런 글귀를 좔좔 읽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강변을 참 세련되게 정비해두었다.

 

 

중국에서 제일 가난한 동네로 소문난 귀주성안의 작은 도시를 이렇게 멋있게 가꾸어 두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이번에는 주덕의 시다. 제목은 준의회의! 번자체로 써놓으니 대략 감이 온다.

 

 

제법 쟁쟁한 인사들의 시와 문장이 줄을 이었다. 맞은편 강변에는 플라타너스들이 잎을 매단채로 겨울을 나고 있었다.

 

 

걸어내려가다가 일리(Illy) 커피가게를 만났다.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종업원들도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그런데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인간들이 있었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에 22원을 받았다.

 

 

한참을 쉬다가 다시 나와서 하류를 향해 걸었다. 호텔까지 걸어갈 생각이다. 아까 우리가 걸어올라갔던 봉황산 봉황루가 보인다.

 

 

그러고보니 우리도 제법 많이 걸었다.

 

 

우리는 다시 준의회의회지 부근까지 왔다.

 

 

그 다음부터는 아침에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걸어가는 것이다. 일리 커피가게에서부터 충장버스터미널까지 약 한시간 반을 걸어서 돌아왔다. 하루종일 걸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녁은 호텔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2층에 있다.

 

 

소고기요리 하나가 32원이었다.

 

 

밥도 주문하고.....

 

 

두부요리도 하나 주문했다. 22원이다. 모두 58원이니 한사람당 29원, 그렇다면 우리돈으로 약 5200원 정도다. 맛이 훌륭했다. 저녁이 되자 스모그가 더 심해진 것 같았다. 잠이나 자자. 그래야 산다. 내일은 귀주성의 중심도시인 귀양으로 내려갈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