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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터키 동부 기차여행 - 카르스에서 디브리까지 3

by 깜쌤 2016. 2. 25.

 

호라산을 지난 열차는 계속해서 서쪽을 향해 달렸다. 밀짚북더기와 거름더미와 동물들의 배설물을 모아둔 농가가 보였다.

 

 

고속도로가 기찻길을 계속해서 따라온다.

 

 

여기서도 거대한 관을 묻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뾰족한 산봉우리는 항상 인상깊게 다가왔다. 언젠가는 저 산봉우리에 한번 올라가보리라고 마음 먹었던 것이 어디 한두번이었던가?

 

 

구글 지도로 검색해봐도 이 부근은 거대한 밀밭이다. 생산량이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일단 토지는 광활하고 비옥해보인다.

 

 

나는 차창에서 조금 떨어져 앉았다. 그리고는 스쳐지나가는 경치를 즐겼다.

 

 

끝없이 너른 평야속에 작은 마을이 점처럼 박혀있었다. 

 

 

그런가하면 오두막집도 한번씩은 심심찮게 지나갔다.

 

 

이런 곳은 산천이 푸를 때 와봐야한다.

 

 

그래야 진면목을 알게 될 것이다. 투르크인들에게 이런 지형은 DNA 속에 잠재된 기질을 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래 그들은 기마민족이었을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푸른 기운이 슬며시 다가와서 벌판을 뒤덮더니 이윽고 해바라기 밭이 등장했다. 해바라기밭과 말이라니....

 

 

아이들이 뛰놀기에 딱 맞은 놀이터가 보이는가 싶더니....

 

 

기차역이 다가왔다.

 

 

쾨푸르쾨이라는 역이다. 역 뒤쪽으로 도로가 지나간다.

 

 

그 다음 역은 하산칼레일 것이다. 하산칼레 기차역 뒤에는 성이 나타날 것이다. 나는 그 성을 기다렸다.

 

 

마침내 본격적으로 해바라기밭이 등장했다.

 

 

불가리아에서 터키로 이어지는 도로 가에도 해바라기 밭들이 있었다. 터키 동부에서 만나는 해바라기밭의 광활함은 나그네의 마음을 뛰게 만든다.

 

 

바싹 마른 대지위에 소들이 모여있기도 했다. 녀석들은 천천히 이동해가며 풀을 뜯을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해바라기밭이 이어졌다. 해바라기씨에서는 기름을 짠다. 우리나라에서는 콩기름이 유명세를 타지만 세계적인 차원에서 보았을땐 해바라기 기름의 생산량도 기름 종류안에서는 4위를 차지한다니 우습게 볼 작물이 아닌 것이다. 

 

 

해바라기에 한눈을 팔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돌산 위에 우뚝 솟은 성벽이 나타났다.

 

 

두번째로 터키에 간 것이 2001년이었다. 28박 29일동안 터키와 이란 두나라만 여행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곳을 지나갔다.

 

 

그때는 앙카라에서부터 에르주룸까지 버스를 타고 갔었다. 에르주룸에서는 도우베야짓까지 미니버스를 탔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차역 뒤로 솟은 돌산위에 성이 자리잡고 있다.

 

 

기차역 이름은 하산칼레지만 흔히 쓰는 지명은 파신레르가 아닌가 싶다. 조금 큰 마을이어서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탔다.

 

 

여러가지 농작물을 담은 포대를 들고 사람들이 올라탔다. 실내가 조금 소란스러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내 건너편 자리에는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앉았다. 그리고는 성채를 뒤로 남겨두고 기차는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이 반대방향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동쪽으로 달려나가면 이란쪽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여기서부터 에르주룸까지는 제법 토양이 비옥해지는 것 같다. 푸르름이 더 많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다시 해바라기 밭이 이어졌다. 꽃으로서도 해바라기는 충분히 아름답지만 작물로서도 효용가치가 높은 식물이기에 인간들에게 사랑을 받는가보다.

 

 

콤바인이 희뿌연 먼지를 대기중으로 날려가며 밀수확을 하고 있었다. 이런 토지를 바탕으로 밀을 길러내기에 터키 식당에서는 빵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가보다.

 

 

거의 비슷비슷한 경치가 이어지는 것 같아도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변화들이 눈에 보인다.

 

 

언덕의 높낮이가 다르고 재배하는 식물이 다른 것 같다. 언덕배기가 이어졌다.

 

 

기차는 가쁜 숨을 토해내며 언덕을 기어올랐다. 바싹 마른 대지위에 소떼들이 마른 풀을 뜯고 있었다. 한번씩 상처난 대지가 나타날 때마다 나는 상처 부분을 유심히 살폈다. 터키 동부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풀밭 밑에 진흙층이 보였다.  

 

 

거대한 언덕배기를 통과했다 싶더니 이윽고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기차가 속도를 높여가기 때문에 느낌으로 쉽게 알 수 있었다.

 

 

완만한 경사도를 가진 거대한 계곡을 통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먼 산 위로 구름들이 그림자를 언덕 위에 남기며 흘러가고 있었다.

 

 

7,8층 정도의 아파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에르주룸이 가까워지는가보다.

 

 

맞다. 에르주룸 부근이다.

 

 

에르주룸은 터키동부의 대표적인 큰도시다.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중국의 대도시들같은 그런 모습은 아니다. 소박하고 정겨운 그런 느낌을 주는 도시인 것이다.

 

 

철길부근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 같았다. 어느 나라나 그런 현상은 공통적인 것 같다. 녹슨 양철판으로 지붕을 덮은 집들이 많이 보였다.

 

 

이윽고 기차역 구내로 들어왔다.

 

 

에르주룸이었다. 에르주룸을 앞두고 일행 두분은 식당칸으로 식사를 하러 갔다. 12시 45분경이었다. 기차가 에르주룸을 출발한 것은 12시 50분이었고.....

 

 

 

 

왼쪽 하단부에 에르주룸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에르주룸에서 도로를 따라 똑 바로 올라가면 호파사르프를 거쳐 조지아바투미로 넘어갈 수 있다.

 

 

이제 기차안에는 빈좌석이 거의 사라졌다. 사람들이 올라타고나서 제법 시끌벅적하더니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않아 다시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작별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기차안까지 들어와 인사를 나누고 내려가기도 했다.

 

 

에르주룸을 지나고나자 대지 위에는 다시 황량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아나톨리아 고원지대로 들어가는가 보다.

 

 

물기가 거의 사라진 대지위에 바람이 불면 먼지가 굉장할 것이다.

 

 

어쩌다 한번 나타나는 물길을 볼 때마다 나는 오아시스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초록! 초록을 바탕으로 하는 푸르름은 신이 인간에게 부어준 선물일 것이다.

 

 

나는 차창밖 경치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슬슬 배가 고파왔다. 식당칸에 가서 무엇이라도 조금 사먹어야할텐데.....

 

 

식당칸에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면 교대할 생각이다. 나는 일행 두사람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