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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국태광장의 붉은 괴물을 찾아나섰다 1

by 깜쌤 2016. 2. 22.

 

중경의 임시정부청사 탐방을 끝낸 나는 교장구역을 향해 걸었다. 꼭 가봐야할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양로구 지하철역이다. 양로구 역 부근에 중경 기차역과 중경 시외버스터미널이 자리잡고 있으므로 기차, 버스 출발시간표와 요금같은 것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교장구와 양로구 사이의 지하철 요금은 2원이었다.

 

 

양로구에서 내린 우리들은 몇번 출구로 나갈 것인가를 확인해두어야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교통시설은 규모가 워낙 크다는 것을 염두에 새겨두어야 한다. 출구하나를 잘못 선택해서 나가면 고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말이 안통하는 나라에서 생존하려면 안내판을 잘 훑어보는게 중요하다. 나는 안내판을 보고 3번 출구로 나가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3번 출구쪽으로 가보니 문을 통과하는데 2원을 받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게 너무 이상했다. 모든 사람들이 다 2원을 내고 문을 통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현금을 내고 어떤 이들은 교통카드로 결재하고 있었다. 우리도 2원을 내고 문을 통과했다. 물론 다른 쪽으로 나가는 출구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돈을 지불하고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보고나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 밑으로 엄청난 경사도와 길이를 가진 에스컬레이터가 가동되고 있었다. 공산주의를 했다가 쫄라당 망해버렸던 그런 국가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같은 엄청난 길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끝까지 내려가서 오른쪽 옆으로 난 출구로 나가니 맞은편에 중경기차역이 보였다. 중경은 언덕의 도시가 아니던가? 그러니까 우리는 제법 큰 산비탈을 의지하여 만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던 것이다. 

 

 

바깥 공간으로 나오니 여러 종류의 호텔들이 보였다. 칠천연쇄주점도 그 중의 하나였다. 저런 이름을 가진 호텔들은 주로 체인점들이다.

 

 

우리는 육교로 올라갔다. 도로폭이 넓으니 육교를 사용하는게 옳은 일이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도로 밑으로 지하도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온 뒤 곧장 직진해서 통로 제일 끝머리에서 나가면 기차역앞 광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것이었지만 처음 가본 곳이라 그걸 모르고 육교를 사용해서 돌아갔던 것이다.

 

 

잠시 잠깐의 고생이지만 고생한 대신 구경은 잘 할 수 있었다. 중경 기차역앞의 어마어마한 도로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다.

 

 

육교를 건너가면 먼저 중경기차역이 들어온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가 말하고 생각하는 기차역을 중국에서는 화차참이라고 이야기한다. 중국인들이 말하는 기차참은 버스터미널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기차역 옆에 버스터미널이 붙어있었다. 중국인들은 그런 것 하나는 소신을 가지고 잘 만들어두는 것 같다.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이 함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말이다.

 

 

경전철과 고가도로, 지하철과 기차선로가 복잡하게 얽힌 곳이 중경역 앞이다. 물론 기차선로는 기차역안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것이지만 하여튼 혼잡하고 복잡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한다.

 

 

지금 우리가 도착한 곳은 중경기차역(=중경화차참)이다. 고속기차역이 아니다. 고속열차를 타기위해서는 중경북참에 가야한다. 그럼 우리가 왜 여기에 왔던가?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귀주성 준의다. 준의는 열차로도 갈 수 있고 버스로도 갈 수있다.

 

중국의 고속도로 공사현황은 눈부실 지경이므로 상황에 따라서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 다음 행선지인 준의가 그런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니 버스터미널에 먼저 온 것이다.

 

 

어지간한 대도시에서는 기차든 버스든 표를 먼저 사야만 대합실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표를 파는 곳을 수표청이라고 부른다. 매표청이 아니다. 처음 중국에 가서는 어설픈 한자실력으로 수표청을 매표청이라고 읽고 다녔고, 기차참을 기차점으로 읽고 다녔다.

 

준의행 버스는 아침 7시 40분부터 있었다. 두번째 버스는 8시 20분, 그 다음 버스는 9시 30분이었다. 수표청 안 벽에 걸린 게시판에는 몇분 단위로 출발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없어서 수표청 중앙에 자리잡은 안내소에 가서 영어로 말하다가 나중에는 한자로 종이에 써서 확인했다.

 

 

기차역 매표소에 가보고 나서는 표를 구할 엄두가 안나서 돌아나왔다. 최근 일주일 안쪽 날짜에는 모든 표가 매진되고 없었기 때문이다. 중경참에서는 K계열의 열차들이 운행되고 있는듯 했다.

 

 

우리는 다시 양로구 지하철역을 향해 걸었다. 아까 보았던 호텔의 외관이 멀리서 보니 정말 그럴듯 했다.

 

 

이번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언덕으로 난 계단길을 걸어서 올라가보기로 했다. 

 

 

저런 언덕길이다. 하지만 기죽을 일은 없다. 몇 년 전에는 산동성의 태산 꼭대기까지 연결된 계단을 걸어 올라간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저 계단길을 걸어 올라가면 에스컬레이터 타는데 들어가는 비용 2원을 아낄 수 있다.

 

 

천천히 걸어올랐다. 중간쯤에 커다란 기념비가 하나 나타났다.

 

 

기념비 앞에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계단 끝머리앞 광장에 자리잡은 중경시외버스터미널이 보인다.

 

 

이슬비가 슬슬 뿌리는 날씨여서 그런지 주위가 컴컴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인민경찰 장국부를 기념하는 탑이란다.

 

 

역사적으로 크게 유명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이런 식으로 기념해주고 추모해주는 분위기가 소중하다. 후손들이 참 뿌듯해할 것 같았다. 계단길 끝머리는 간이 시장이었다. 춤추는 카바레 비슷한 곳도 있어서 풍악소리가 시장통 입구를 쾅광 울리고 있었다.

 

 

지상으로 나오자 거긴 도로였다. 분위기만 파악해두고 다시 내려가서 지하철을 타러 갔다.

 

 

목적지를 보면 요금이 얼마나 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중국여행에서 한자를 모르고 다닌다면 너무 불편할 것이다. 준의로 가는 버스 시간표도 알아두었으니 일단 호텔부근으로 가기로 했다.

 

 

중경경전철이나 지하철을 탈때는 요금을 내면 이런 카드를 준다. 우리는 자동발매기로 샀다.

 

 

지하철을 나올땐 기계에 넣고 나오면 된다.

 

 

소십자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오자 작은 꺾은 꽃가지를 짐칸에 실은 작은 삼륜차가 보였다. 저 꽃 이름이 무엇일까?

 

 

호텔 부근에는 까르푸 매장이 있다. 한자로는 가락복이라고 쓴다. 호텔에 들어가 쉬려다가 문득 이 부근에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나한사다.

 

 

그렇다. 나한사를 아직 안보았다.

 

 

입장료는 10원이었다. 입구좌우 전면을 돌로 치장했다.

 

 

입구를 통과하면 좌우로 바위조각작품들이 등장한다. 그게 핵심 구경거리다.

 

 

나한사의 위치는 절묘하다. 엄청난 높이를 자랑하는 마천루 사이에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절이 먼저 있었고 빌딩들은 후대에 파고든 것이다. 

 

 

 우리나라 절이 간결하고 소박하다면 중국절은 화려하고 크다.

 

 

향태우는 냄새가 천지를 진동시켰다. 나는 그 냄새가 싫다.

 

 

기둥들도 검은색을 바탕으로 한 자주색으로 칠해서 장중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북경에서 온 우리나라 유학생들을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 만든 나한전에 들어갔다. 나한은 아라한이라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온 말이다.

아라한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출처는 다음(DAUM) 사전이다.

 

 

① 소승 불교에, 불제자 번뇌 닦을 없으므로 마땅히 공양 받을 만한 갖춘 사람 이르는  

 

 

나한사는 곳곳마다 공사중이었다. 그래서 대강 보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참, 나한사의 나한들은 외모에서 서양인들이 가지는 그런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2500년전 인도 북부의 지배인종은 아리안 족이었다는 사실을 그만 깜빡 잊어먹었다.

 

 

나한사를 보고 나도 시간이 남았다.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홍애동! 이 부근에 홍애동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찾아가봐야한다.

 

 

나한사에서 해방비는 걸어서 10분이면 된다. 해방비에서 홍애동까지도 10분이면 되는데 거길 안가다니.....   우리는 해방비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해방비가 있는 거리는 중경시 최고의 번화가다. 아침에 그 부근을 헤매고 다녔으니 이번에는 다른 골목으로 가보기로 했다.

 

 

빌딩사이에서 붉은 색으로 빛나는 괴물같은 건물을 보았다. 순간적으로 저게 뭐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정체를 알아보자면 반드시 찾아가봐야 한다.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괴물같은 건물의 뒷꼬리부분이 보였다.

 

 

조금 더 나아가니 국태광장이 보인다. 광장을 떠받치는 거대한 다릿발 사이로 도로가 나있었다.

 

 

스벅! 스타벅스 커피점을 젊은이들은 스벅이라고 부른단다. 커피를 한자로 쓰고 우리발음으로 읽으면 가배다. 성파극가배!

 

 

자본주의 물결이 중국이라고 비켜서 흐르랴? 구글은 안되지만 맥도널드 햄버거와 칸터키 프라이드 치킨과 스타벅스와 코카콜라는 가능한 곳이 중국이다.

 

 

구글은 중국당국이 통제하고 싶어하는 영역에서 사업을 벌이지만 나머지는 모두 먹고 마시는 장사다. 중국인들에게 먹고 마시는 것은 생명이나 다름없다.

 

 

마침내 국태광장 정면 계단쪽으로 나올 수 있었다. 자! 이제부터는 아까 보았던 붉은 괴물을 찾아가볼 차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