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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눈(Kar)의 도시 카르스(Kars) 2

by 깜쌤 2016. 2. 13.

점심을 먹기 위해 기웃거리다가 호텔 부근 사거리에 있는 케밥 식당에 가보기로 했다. 두집이 서로 붙어있었지만 우리는 찬케밥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집을 선택했다. 자그마한 가게였지만 주인과 종업원이 다같이 친절했다.

 

 

요리를 담당한 분은 미남이었다. 사람은 그저 잘생기고 봐야한다.

 

 

미남이 만들어주는 음식은 아무래도 더 맛있을 것 같다.

 

 

이 터키 오지에 있는 자기 가게에 동양인이 네명이나 갑자기 흘러 들어오리라고 그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몇시간동안이나 돌아다녔으니 잘먹어야 했다. 오후에는 시내 부근에 있는 성채에 올라가볼 생각이니 더더욱 그렇다.

 

 

터키 음식점에서는 빵을 기본으로 준다. 대륙의 중국음식점에서 밥을 엄청 퍼주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우리는 공기밥을 추가할 경우에는 돈을 더 받지만 반찬은 가능하면 리필해주지 않는가? 나라마다 음식문화속에는 독특한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콜라 한병을 같이 먹었는데 17리라 정도면 충분했다. 약 7천원짜리 식사다. 주인과 종원이 워낙 친절해서 한번 더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기회는 오늘 저녁뿐이다.

 

 

점심을 해결하고나서 우리는 조금 쉬기로 했다. 햇살이 강하므로 일단 호텔에 들어가서 쉬었다가 다시 나가기로 했던 것이다.

 

 

호텔이 있는 사거리 부근이 번화가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카르스! 한적하고 조용한 도시였다.

 

 

오르한 파묵! 사람 이름일까? 아니면 도시 이름일까? 아니면 유적지 이름일까?

 

 

그는 터키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다. 그의 대표작이 <카르 Kar>다. <카르>의 배경이 되는 도시가 카르스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머물고 있는 도시다. '카르'는 눈(雪 Snow)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카르스의 지도를 잠시 살펴보기로 하자.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1 - 조금 후에 가보려고 하는 카르스 성채

2 - 버스 터미널

3 - 현재 우리가 머물고 있는 호텔의 대강 위치

4 - 카르스 기차역 : 내일 아침 우리는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할 것이다.

 

카르스는 격자 모습으로 잘 계획된 그런 도시다. 물론 터키인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고 러시아인들이 계획적으로 만들었다.

 

 

시가지에서도 우리가 가려고 하는 성채가 보였다.

 

 

도시는 고요하고 한적했다. 나는 이런 도시가 좋다.

 

 

우리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의 정문은 큰 도로를 면해있고 뒷문은 작은 도로를 끼고 있다.

 

 

최근에 새로 손을 보았다고 하는데 이틀 머물러본 경험으로는 손님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자세 하나만은 최고였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터키를 돌아다니면서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손님을 대하는 호텔은 본적이 없다. 세탁물을 처리하는 할머니의 은은한 미소가 마음속 깊이 파고들었다.  

 

 

 다시 한번 더 카르스에 간다면 단연코 이 호텔에 머물 것이다.

 

 

호텔 명함을 소개해드린다. 이름은 테멜 호텔이다! 

 

 

소개하는 김에 미스터 첼릴의 명함도 소개해보자. 터키 동부의 카르스를 가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오후 3시가 되어서 우리는 다시 호텔문을 나섰다. 아까 봐둔 성채에 가보려는 것이다.

 

 

성채가 변두리에 있어서 그런지 길가 풍경이 조금 산만해지기 시작했다. 양 두마리가 뻗어있었다.

 

 

아무리봐도 양가죽이다. 중국인들은 양가죽을 가지고 황하를 건너는 뗏목을 만들기도 하던데, 이 사람들은 이렇게 벗긴 것을 말려서 어디에 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도로 맞은편에 모스크가 나타났다. 터키는 이제 이슬람으로 천하통일을 한듯 하다.

 

 

꼬맹이가 최신식 자가용을 몰고 나타났다. 아이에게 이 자전거는 얼마나 소중하랴?

 

 

후줄근하지만 어딘가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곳! 그런 곳이 터키 동부의 산간 오지다.

 

 

서쪽 하늘에 진한 먹구름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전조가 아무래도 심상치않았다.

 

 

금잔화가 피어있는 도로가에 차를 세워둔 청년 세명은 차벽에 기대어 앉아 한가한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하나같이 얼굴 윤곽이 뚜렷하다. 이목구비가 단정한 것은 얼마나 큰 복이던가?

 

 

성채부근은 민가와 모스크로 채워진듯 하다.

 

 

다가오는 먹구름밑으로 포플러나무 이파리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부터는 언덕길이다. 그 언덕길에 벽을 빨갛게 칠한 집들이 연이어 나타났다.

 

 

도랑을 좌우에 두고 그런 색을 칠한 집들이 제법 눈에 들어왔다.

 

 

내 앞에 올라갔던 우리팀 멤버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성채로 간다고 했으니 성채부근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나는 동네 구경이나 하면서 천천히 걸어야겠다.

 

 

여기도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나 여기나..... 

 

 

비탈에 자리잡은 동네인데 왜 이리 후줄근한지 모르겠다.

 

 

동네 아낙 두사람이 수다를 떨고 있었다. 우리네 시골풍경과 뭐가 다르랴? 길바닥이 박석으로 깔려 있다는 차이점을 빼고 나면.....

 

 

위성안테나가 지붕위에 박처럼 덩그러니 올라붙은 집마당에 빨간 옷을 입은 남매가 놀고 있었다. 아! 그리운 풍경들이다.

 

 

골목 박석길에 세워둔 노란색 택시 한 대! 창고로 쓰이고 있을 것 같은 1층 공간에는 자전거가 비스듬히 기댄채 졸고 있었고 2층 발코니에는 빨래가 널려서 말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하늘이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갔다. 

 

 

이번에는 초록색 벽을 가진 집이다. 이 동네 사람들에겐 색채감이 왜 이리 다양한지 모르겠다. 지붕이 부실하게 여겨져서 그런지 다가오는 먹구름조차 나에게는 괜히 심사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거멓게 녹슨 양철집까지 나타난다. 사람이 살고있기나 한것일까?

 

 

그다음에 만난 골목 끝머리에서도 아낙들은 수다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무렴 어떠랴? 그게 인생의 낙일텐데.....

 

 

시골동네 구경은 여행의 진수가운데 하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여긴다.

 

 

나에게는 시장구경도 그렇다. 시골 동네의 골목탐방과 시장통 구경은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준다.

 

 

마당에 닭들이 놀고 있었다. 우리네 시골마을 풍경과 너무 닮았다.

 

 

모퉁이를 돌았다. 성채로 이어지는 길이기에 박석을 깔았으리라. 그래야만 군인들과 말들에게 편했을테니까.

 

 

길가 모퉁이에는 메꽃이 무리를 지어 피었다. 그 은은한 분홍은 꽃잎에 스을쩍 물이 들다 말았다.

 

 

빨간 담벼락...... 그리고 쇠로 만든 쪽문.....

 

 

저 앞에서 다시 한번 꺾어야하리라.

 

 

은빛 돔과 한개의 미나렛을 거느린 모스크 위로 먹구름이 밀려들고 있었다. 이러다가 여기에서 쫄딱 비를 맞는 것이 아닐까?

 

 

도시 저쪽까지 모두 다 구름에 덮이려면 아직도 꽤나 시간이 남은것 같건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