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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눈(Kar)의 도시 카르스(Kars) 1

by 깜쌤 2016. 2. 11.

 

아후라 마즈다 !  얼핏 들으면 일본사람 이름같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아후라 마즈다에 대립되는 존재는 인물은 아흐리만이다. 아후라 마즈다는 선한 품성을 가지고 있어서 인간들에게 빛과 사랑을 주지만 아흐리만은 사사건건 반대하며 아후라 마즈다의 일을 방해하고 훼방놓는다.

 

 

아득한 옛날, 신들의 세계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샤오슈안트라는 구세주가 나타나 모든 것을 멸하고 심판한다. 이런 이야기라면 어디서 많이 듣던 스토리가 아니던가?

 

아후라 마즈다는 선한 품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빛을 중요시하게 여긴다고 생각한 인간들은 그를 숭배하기 위해서 불을 피웠고, 그 무엇보다 불을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꺼내면 '아하! 배화교(拜火敎) 이야기구나'하고 감을 잡을 수 있다면 기본상식에 통달한 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여기 아니(Ani) 유적지에 배화교의 흔적이 있다는 말일까? 당연히 있다.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지금 배화교의 흔적이 있는 조로아스터교 사원을 찾아가는 길이다.

 

 

바로 여기다. 검은색 돌기둥 4개가 모여있는 곳이 배화교의 흔적이다. 배화교를 창시한 사람은 조로아스터다. 조로아스터를 독일어식으로 발음한 것이 짜라투스트라가 된다. 그러길래 독일인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라는 제목으로 된 작품을 남겼던 것이다.

 

같은 제목으로 된 음악도 존재한다. 물론 작곡자는 다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이다. 스탠리 큐브릭이 제작한 유명한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에 이 멋진 음악이 등장한다.  

 

 

기독교 유적조차 철저히 말살하거나 방치하는 사람들이 조로아스터교 흔적인들 잘 간직했으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들이 바미안의 불교 유적을 대포로 박멸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았지 아니한가?

 

 

IS라고 예외였으랴? 2015년에 그들은 시리아 팔미라에서 우상을 파괴한다는 명목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자상과 여러 인물상들을 파괴했었다. 광신도들이 저지르는 만행은 그래서 더 무서운 법이다. 

 

 

내가 믿는 것만 다 옳고 남의 것은 모두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것은 진리를 독점하는 행위다.

 

 

진리와 정의는 소수가 자기 물건 챙기듯이 독점하는게 아니다.

 

 

조로아스터교의 흔적을 뒤로 남겨두고 나는 알프 아슬란 성문을 행해 걸음을 재촉했다. 우리 팀 멤버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 아니 유적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면 제법 많은 유적들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살펴볼게 의외로 많다. 우리에게 주어진 두시간 반이라는 시간은 긴게 아니었다. 찬찬히 살펴보려면 적어도 반나절은 써야할 것이다.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느라고 주로 7,8월이나 1월에 여행을 다녔다. 여름에 이런 장소를 방문하면 바싹마른 풀만 구경하게 된다.

 

 

다음에는 다른 계절에 여행을 다녀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성문을 통과해서 주차장쪽으로 걸었다.

 

 

그많던 중국인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주차장 입구에는 동네 아이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작은 물건 하나라도 팔려는 아이들일 것이다.

 

 

주차장 맞은 편에는 작은 마을이 있다. 아이들은 저 마을에 살고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나에게 조잡한 작은 기념품들을 내밀었지만 나는 애써 외면했다.

 

 

내가 다녀온 아니 유적지가 뒤편에 고스란히 남았다.

 

 

팀멤버들은 미리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 구역속에는 관리소 건물이 들어있었다.

 

 

차를 한잔 마시고 가지 않겠는냐는 미스터 첼릴의 권유에 따라 우리들은 차 한잔 마시고 가기로 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가이드나 운전사가 권한다고 해서 공짜일 것이라고 여기면 큰일난다.

 

 

나는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그늘에 들어가면 무조건 시원해지므로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었던 것이다.

 

 

커피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첼릴씨는 터키 담배를 구경시켜 주었다. 한때 말보로 담배는 사나이들의 로망이 아니었던가? 말보로는 서부 사나이들을 주제로 한 광고로 유명했던 기억이 있다. 담배로 된 감옥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독특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커피가 왔다. 커피잔이 아주 독특하다. 겉은 아무리 봐도 구리제품이다.

 

 

뚜껑을 보면 콘야를 중심으로 발달한 메블라나파 이슬람들이 추는 유명한 회전무를 하는 사나이를 묘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리잔 속에 도자기 잔이 숨어있는듯 하다.

 

 

다른 분은 사과차를 시켰다. 처음 터키에 갔을땐 사과차의 향미에 반해 참 많이도 마셨다. 그렇게 다닌 터키 여행이 벌써 다섯번째가 되었으니....

 

 

뚜껑을 들어내자 하얀 컵에 담긴 커피가 보였다.

 

 

커피잔이 제법 묵직했다. 1잔의 가격은 7리라였다. 우리 돈으로 치자면 3천원 정도가 될 것이다.

 

 

커피를 마신 뒤 시내로 돌아가기로 했다.

 

 

방금 우리가 차를 마시며 쉬던 곳이다. 우리가 출발할 때쯤엔 마지막 남아있던 관광버스도 출발해버렸다.

 

 

한낮이 가까워지면 아니 유적지는 적막속에 빠져들 것이다.

 

 

론리 플래닛 자료에 의하면 카르스에서 택시를 대절하여 아니 유적지를 방문 할 경우 2시간 반가량의 대기시간을 포함하여 140리라를 주어야 할 것이라고 되어 있었다. 책이 편집되고 나서 물가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약간 더 붙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150리라를 주기로 했었다. 

 

 

그런 것을 보면 미스터 첼릴은 양심적인 사람이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그는 터키 민족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투르크 민족의 기원은 중국 고대사에서부터 시작한다면서 이야기를 꺼낸 그는 역사 분야에 대해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나이는 52세였고 이웃 나라들을 여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다시 한번 더 결혼한다면 필리핀이나 말레이 인종의 여자를 선택할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카르스 시내가 멀리 보이는 곳 부근에 자리잡은 주유소에 잠시 들렀다. 멀리 산밑에 보이는 도시가 카르스다. 한때는 아르메니아왕국의 수도이기도 했었던 곳이다.

 

 

차에 연료를 채우는 동안 자동차에서 잠시 내린 나는 사방을 살폈다.

 

 

이곳의 경치는 5,6월이 최고라고 한다.

 

 

칠릴씨의 표현에 의하면 그때는 아주 칼러풀하게 변한다고 한다. 나는 그런 모습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누른빛만 가득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리라.

 

 

빨간 지붕을 배경으로 한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마구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이런 광활한 풍경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드문 풍경이기에.....

 

 

여기에서 일생을 보내는 사람들은 산과 들과 숲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진 모습을 상상할 수 있으랴싶다.

 

 

내 눈 앞으로는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겨울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그게 궁금했다.

 

 

연료를 채운 차는 다시 출발했다.

 

 

시내가 바로 앞으로 다가왔다.

 

 

오른쪽으로 가면 아르다한이 되고 왼쪽으로 가면 에르주름으로 이어진단다. 에르주름! 두세번은 가보았던 도시다. 하지만 여기서는 꽤 멀다. 

 

 

한낮이어서 그런지 시내는 조용했다. 호텔로 돌아온 우리들은 미스터 칠릴과 이별했다.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야만 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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