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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중경(충칭)의 명물 - 조천문 2

by 깜쌤 2016. 2. 10.

 

잠시 한번 이야기한 사실이 있지만 나는 아직도 호북성과 광동성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못했다기보다는 안했다고 보는게 옳은 표현이리라.

 

 

호북성은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지명들을 답사해보고 탐방해보는 여행을 하기위해서 일부러 미뤄두었다.

 

 

유비가 죽은 백제성을 가보려면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조천문에서 배를 타는 것이다. 

 

 

어쩌면 그게 제일 낭만적이기도 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조천문광장 여기저기를 돌아보던 나는 밑으로 내려가보기로 했다.

 

 

부두(=마두)까지 내려가서 마음이 변하면 백제성이나 의창까지 내려가는 배표를 살 수도 있겠다 싶어 미리부터 마음을 다잡았다. 내 마음 나도 모르기 때문에....

 

 

중경을 출발하여 삼협을 지난뒤 의창까지 내려가버리면 형주, 악양을 거쳐 장사까지 곧바로 가게 된다. 

 

 

그렇게되면 이번 여행일정을 새로 짜야할 처지가 되길래 어떤 일이 있어도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다시 한번 더 마음을 추스렸던 것이다.

 

  

탈것을 이용한 이별 방법중에 제일 슬픈 것이 배를 타고 이별하는 것이란다. 

 

 

수평선 너머로 완전히 사라질때까지 시야에 남아있는 것이 배이기 때문이란다. 양자강 쪽에서 출발한 황금색 배가 가릉강 방향을 향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제법 아래로 내려왔다. 조천문광장에서 부두로 내려오는 길은 계단으로 되어 있다.

 

 

중국인들은 길 하나를 내도 절대로 직선으로 똑바로 가게 하는 법이 없다.

 

 

교묘하게 이리 비틀고 저리 구불하게 해놓아서 길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길이 있게 해두었고, 막힌 것처럼 보여도 트인 곳이 있게 하는 재주를 지닌 사람들이 중국인이다.

 

 

그동안 중국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 가운데 하나가 중국인들의 속셈을 알아내기는 정말 어렵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일본인들도 그런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인들에게는 비할 바가 아니라고 본다.

 

 

거기에 비해 우리 한국인들은 너무 단순한 것 같다.

 

 

솔직담백한 것은 좋은 것이지만 자기 속마음을 너무 쉽게 털어놓는 것은 고수가 취할 방법은 아니다. 

 

 

음흉해지자는 말이 아니다. 너무 쉽게 속을 까뒤집어버리면 외교적인 협상이나 상담을 할 경우에 쓸 카드가 적다는 것이다.

 

 

내가 손에 든 패와, 쓸 수 있는 카드를 미리 다 내보이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지 솔직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마침내 바닥까지 다 내려왔다.

 

 

강물이 바로 앞에서 흐르고 있었다. 유선형으로 날렵하게 쭉 빠진 고급 요트들이 부두에 정박하고 있었다. 

 

 

나는 마지막 계단을 내려와서 사방을 살폈다.

 

 

삐끼가 붙지 않으니 구경할 맛이 났다.

 

 

계단 위에 주차해둔 차가 왜 그리 불안하게 보이는지.....

 

 

중국인들도 최근에는 안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느낌이 든다.

 

 

그들이 지닌 신중함과 맞물리면 아주 멋진 효과를 가져오리라. 어선 한척이 고기잡이에 열중하고 있었다.

 

 

계단 위에 우르르 몰려선 중국인들은 무얼 구경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양자강 상류쪽으로 방향을 잡고 천천히 걸었다.

 

 

중경은 장강 하류에서부터 약 2천 킬로미터 정도 거리의 상류에 자리잡은 도시다.

 

 

그런 곳에 이런 거대한 시설이 있어서 엄청나게 큰 배들이 자유롭게 항행한다면 누가 쉽게 믿을 수 있을까?

 

 

중국이라는 나라는 어이없을 정도로 큰 나라다. 면적이 약 960만 제곱킬로미터니까 단순하게 계산해도 우리 남한의 약 96배정도 큰 나라인 것이다.

 

 

대륙은 모든게 크다. 뭘 하나 만들어도 시원시원하게 크게 웅장하게 만들고본다. 일본인처럼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하게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해서 중국인들이 그런 것을 전혀 해낼 수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인들도 크게 만들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중국인들도 지역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당연히 있어야 한다. 없다면 거짓말 아닌가?

 

 

중국인들은 말을 해도 크게 과장되게 하는 습관까지 있는 것 같다. 이를테면 이백의 시 가운데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이니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니 하는 구절이 등장하는데 이 정도가 되면 거짓말인지 과장인지 허풍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히틀러도 "대중은 작은 거짓말보다 큰 거짓말에 잘 넘어간다"는 식으로 표현했다고 하던데....

 

 

우리나라에도 그런 지도자가 있었다.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댄 대통령말이다. 그러나저러나 내가 여행기를 쓰다말고 갑자기 왜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중국인들의 과장과 허풍 이야기를 하다가 비약하고 말았다. 

 

 

평생을 어리바리한 시골선생으로 살았기에 거짓말하는 인간들은 송충이 보듯하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바란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이젠 그만 호텔로 돌아가야할 시간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경은 언덕이 많은 도시다. 나는 우리 호텔이 자리잡고 있는 언덕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아걸어야했다.

 

 

신화로 - 도로 이름이다 - 를 찾아 언덕을 오르다가 골목 안에서 한글을 발견했다. 한류가 이 골목안까지 흘러온 것일까?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소십자역 사거리까지 올라왔다. 일단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다. 우리가 묵고있는 호텔이 하늘로 치솟았다.

 

 

까르푸 매장 부근에 있는 작은 음식점에 들러 반찬 두가지를 고르고 밥을 받아왔다. 이렇게 먹으면 18원이다. 우리돈으로 치자면 3,200원 정도의 식사가 될 것이다. 

 

 

함께 여행 온 분은 이렇게 택했다. 그 정도로만 먹어도 배가 든든했다. 카르푸에서 과일 몇개와 과자부스러기를 몇개 샀기에 괜히 부자가 된것 같았다.

 

 

호텔 방안에서 입가심을 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중경에서의 첫날밤은 이렇게 흘러갔던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