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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중국-대륙의 오지:중경,귀주,광서(完)

중경 소세지역에 도착했다

by 깜쌤 2016. 2. 6.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금전적인 면에서 아직은 중국여행이 할만 했고 견딜만 했다. 23박 24일간의 배낭여행이었다. 여행 장소는 중경직할시, 귀주성, 광서장족자치구, 호남성이었다.

 

 

2016년 1월 6일에 중경으로 들어가서 1월 29일에 장사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비행기표를 구했다. 비행기 요금은 왕복 46만 9,300원이었고 생활비는 4,616원(元 원, 유안)을 썼다.

 

1유안이 우리돈으로 182원정도였으니 84만원을 쓴 셈이고 하루 평균경비를 계산하면 매일 3만 6천5백원 정도를 써가며 여행을 했다는 말이 된다. 순수여행경비는 비자비를 포함해도 140만원이 안들었다는 이야기다.

 

  

1월 5일 심야에 집을 나서서 1월 6일 0시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하는 심야버스를 탔다. 인천국제공항까지 바로 가는 버스다.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4시가 조금넘었다. 우리가 타야할 아시아나 항공 OZ 353편은 8시 30분 출발이다.

 

 

중국 배낭여행은 이번이 열번째다. 그동안 중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지도를 가지고 설명하면 다음과 같이 된다. 내가 방문해본 도시들은 붉은 점과 분홍색 점으로 표시했다.

 

 

 

 

아직도 못가본 곳이 너무 많기에 앞으로도 열번 정도는 더 가야할 것 같다. 동정호 북쪽에 위치한 호북성과 남중국해를 접하고 있는 광동성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했다. 호북성은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기행을 해볼 생각이고 광동성과 해남성은 추위를 피하는 피한여행으로 가볼 생각이다. 

 

 

이번에는 중국 중부의 소수민족들이 사는 오지마을들을 다녀볼 생각이었다. 결과는 그렇게 되지 못했기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동행자는 한명이다. 그러니까 둘이서 하는 단촐한 여행인 것이다. 

 

 

그런데 잠깐! 꼭 한마디하고 넘어갈 일이 있다. 이번에 사용했던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체크인 카운터 부근에 있는 기계를 사용해서 본인이 스스로 체크인하도록 되어 있었다. 기계조작에 서투른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앞으로는 현대화된 기계조작에 서투른 노인들은 비행기 타는 것도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체크인 카운터에서는 짐만 보내도록 되어 있었다. 자동 체크인을 하는데 꼭 필요한 정보는 예약번호여권이다. 예약번호를 입력하고 이름을 확인한 뒤 여권을 삽입하여 스캔하면 탑승권이 자동으로 인쇄되어 나오도록 되어 있었다. 외국에서 귀국편에 이렇게 하도록 강요한다면 부담이 되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경비와 행선지, 여행기간과 목적및 소감까지 미리 다 밝혀두었으니 결론은 다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슬슬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보자.

 

 

아침은 비행기에서 먹을 계획이었기에 인천공항에서는 아무것도 사먹지 않았다. 원래 내가 짠돌이 기질이 다분한데다가 신분이 배낭여행자니 철저히 아껴써야했다. 

 

"2015년 작년 여름에는 깜쌤 당신이 아르메니아와 조지아, 그리고 터키를 24일 동안 다녀온 것으로 아는데 무슨 돈으로 또 간단 말이오? 혹시 당신 물려받은 재산이 가득한 부르조아지 계급 아니오?"

 

 

천만의 말씀이고 만만의 말씀이다. 지금도 나는 자동차 없이 사는 사람이다. 어렸을땐 수없이 굶어본 사람이고 결혼한 뒤에도 혼자 벌어서 살았다. 그러니 절약정신이 몸에 배어있다. 그러길래 기내식으로 나온 음식도 철저히 세밀하게 다 먹어둔다. 그때 먹다 남은 고추장 튜브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가지고 있다. 다음 식사할 때 꺼내서 비벼먹을 생각이다. 

 

그럼 무슨 돈으로 여행하느냐고 묻고 싶은가? 한달에 십만원만 저금해보시라. 일년이면 120만원이다. 그 돈이면 중국가서 3주일은 기분좋게 여행하다가 돌아올 수 있다. 방금 위에서 이번 여행에 들어간 총경비를 밝혀두지 아니하던가?   

 

 

이야기하는 동안에 마침내 중경 공항에 도착했다. 오전 11시 30분이다. 보슬비가 슬슬 뿌리고 있었다. 겨울비가 내리면 추운 법이다. 추운 겨울에는 햇살이 나야 견딜만 한데 비가 내리는 날씨를 만났으니 고생깨나 하게 생겼다. 공항 밖 외부기온은 10도였다.

 

3일째 잠을 못잤기에 몸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감기기운이 있어서 그런지 목이 많이 따가웠다. 처음부터 이러면 곤란해진다. 아프면 여행자체가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같이 간 분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자! 이제 남의 나라 비행장에 내렸다치자. 배낭여행자인 당신은 제일 먼저 무엇부터 해야할까? 택시를 잡아타고 시내로 들어간다고? 그런 답을 떠올리는 분이라면 진정한 배낭여행자가 될 수 없다. 

 

 

나는 화장실에 가서 복대부터 몸에 붙인다. 출입국할 때부터 복대를 하고 있으면 공항보안요원들에게 쓸데없는 의심을 받을 수 있으므로 그때는 복대를 풀어서 작은 배낭이나 가방에 넣어둔다.

 

입국을 완료한 뒤에는 공항 화장실에 가서 복대 속에 여권과 큰돈을 넣어 몸에 붙이고 하루나 이틀 정도 쓸 돈만 지갑에 넣어 상의 속주머니 속에 넣어두는 것이다. 그게 기본이다. 절대 뒷주머니에 지갑을 꽂아다니는 행동은 하지 말자. 큰돈을 지갑속에다가 수북이 넣어두고 '나 이런 사람이오' 하는 식으로 돈자랑질 하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된다.

 

 

이제는 시내로 들어가는 교통편을 확인해봐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중경에 지하철이 있는지 미리 확인을 해두었다. 있긴 있었다. 지하철이라해도 되고 지상철이라 해도 되는 그런 교통시설이 있었다. 

 

 

중경공항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지하철 내지 지상철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두었으니 안내판을 보고 따라가면 해결난다. 여기서 잠깐! 당신이 아직도 한자를 모른다고? 중국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면서 한자(번자든 간자든)를 모르면 여행 자체가 너무 힘들어진다.

 

"오 마이 갓!"

 

 중국어는 못해도 되지만 한자를 모르면 곤란해진다. 한자를 모르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한자를 알면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는 아래 글상자 속의 주소들을 눌러보시라. 만약 당신이 한자를 모르는 젊은이라면 주소를 클릭해서 글을 읽어보는 순간 당신의 인생 전체가 바뀔지도 모른다.   

 

 

 

 

이제는 은퇴를 했지만 현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나는 선생이란 직업을 가졌었다. 참고로 정상적으로 근무를 했을 경우 아직도 정년이 남아있음을 밝혀둔다. 그러면 대강 나이가 짐작되리라. 위 글은 대한민국의 학부모님들을 위해 써 둔 글이다.

 

 

중경공항 건물을 뒤로 남겨두고 궤도열차를 찾아 걸었다. 그러면 아래에 올려둔 지도를 보기로 하자.  

 

 

 

앞으로 중경(=충칭)에 갈 분들이라면 위의 지도를 꼭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지도를 클릭하면 제법 크게 뜰 것이다. 지도 한가운데 반도처럼 생긴 곳이 중경의 핵심지대다. 우리는 지금 거기를 가려고 하는 것이다.

 

가운데 빨간색 점이 양로구라는 지하철 역이다. 오른쪽의 빨간색 점은 소십자역인데 안내방송을 잘못 들으면 소시지 역이나 소세지 역이라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소시지역이 아닌 소십자역이다. 우리말 한자발음을 알고 있으면 중국어로 유추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다. 

 

반도처럼 생긴 곳의 윗부분에 흐르는 강은 가릉강이고 아래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강은 양자강(=장강)이다. 이 두 강의 합류지점이 조천문인데 중경을 가는 분들은 한번쯤 들러보는 곳이기도 하다. 다시 아래의 지도를 보기로 하자. 

 

 

  

제일 위쪽 빨간색 점은 강북국제비행장의 위치를 나타낸다. 가운데 점은 고속열차를 타고 이동할 경우에 찾아가야할 중경북참이다. 제일 아래쪽 빨간색 점은 보통 열차를 이용하여 이동할 경우에 찾아가야할 중경참의 위치를 나타낸다.

 

참(站)이라는 글자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역을 의미한다. 중경참 바로 옆에 중경을 대표하는 버스터미널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중국에서는 버스터미널을 기차참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기차역은 화차참이라고 하고..... 꼭 기억해두어야만 실수하지 않는다.

 

시내의 중요지점을 연결하는 선들은 지하철을 의미한다. 강북비행장으로 입국하는 분들이라면 파란색으로 표시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것이 여러면으로 유리하다. 우리는 지금 파란색으로 표시된 3호선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나는 입국장의 인포메이션센터에서 중경 시내지도를 무료로 2장 얻었다. 그 정도는 챙겨두어야 고생하지 않는 법이다. 한자로 되어있다고해서 너무 겁먹을 필요가 없다. 한자도 글자이므로 잘만 보면 이해되게 되어있다. 안내표지판을 보면 지하철 방향이 표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글자를 모를 경우 그림을 보면 된다.

 

 

3호선은 경궤다. 나중에 알고보니 모노레일이었다. 중경은 언덕이 많은 곳이니 현지 사정에 맞춘 시설인 것이다.

 

 

그러니 3호선만을 두고 표현하자면 지하철이라고 부르는 것이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여행기에서는 지하철이라고 꾸준히 부를 생각이다.

 

 

마침내 입구까지 왔다. 이 정도만 하면 벌써 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나는 계단을 걸어 밑으로 내려갔다. 한자를 알고 있으니 표구하기도 너무 쉽다. 일단 소십자역까지 가기로 했다. 자, 이제 시내로 들어가면 된다.

 

양로구역에서 내려 갈아탄다. 서울에서 환승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염려안해도 된다. 중국에서도 방법은 다 같으니까 말이다. 드디어 소십자역(한국인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별칭 소시지역)까지 도착한 뒤 밖으로 나왔다. 

 

왜 모노레일과 지하철 역 사진이 없느냐고 너무 궁금해하시지 말기 바란다. 지하철이 너무 복잡해서 사진찍을 수 있는 여력과 기회가 없었다.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 아무쪼록 용서하시기 바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