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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5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完

카즈베기 박물관에서 소설가 카즈베기를 찾았다

by 깜쌤 2015. 12. 9.

 

2015년 8월 19일, 수요일 아침이다. 아침 6시경, 심한 한기를 느꼈기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겉옷을 하나 더 껴입고 다시 침대속으로 들어갔는데 누가 출입문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옆방에 주무셨던 일행이었다. 빨리 일어나서 밖을 보란다.

 

 

아침햇살을 정면으로 받은 카즈백 봉우리가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다가와 있었고 어제 오후에 올라가보았던 츠민다 사메바 교회가 청명한 하늘속에 우뚝 솟아올라 있었던 것이다.

 

 

이런 장면을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 틀림없기에 옷을 더 껴입고 발코니로 나가보았다.

 

 

카즈벡 정상은 벌써 구름에 가리어져 있었다. 아깝다. 

 

 

햇살을 정면으로 받아서 그런지 더 깨끗하게 느껴졌다.

 

 

옆방에 묵었던 일행 두분은 고급 카메라를 꺼내놓고 열심히 촬영하고 있었다. 

 

 

나야 뭐 똑딱이 카메라를 쓰는 사람이니 그냥 막 찍어두면 된다.

 

 

햇살이 마을 쪽으로 제법 빨리 다가서고 있었다. 사진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내가 생각해봐도 명암대비가 뚜렷할 때 더 많이 찍어두어야 한다. 

 

 

중국 서부 청해성의 옥수에서도 이런 경치를 본 기억이 난다. 이 여행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바로 밑에 올려둔 지도를 보기로 하자.

 

 

 

카즈베기(=스테판츠민다)마을 지도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빨간색 점 - 우리가 묵고 있는 스테판츠민다 호텔

노란색 선  - 어제 츠민다 사메바 예배당으로 올라갔던 길

분홍색 선 - 츠민다 사메바에서 내려온 길

파란색 선 - 아침 식사후 마을 구경에 나섰던 길

분홍색 화살표 - 그 방향으로 15킬로미터 정도만 가면 러시아 국경이 나옴.

 

 

어제 저녁에 사온 빵과 음료수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오전 9시 반이 되어 마을 구경에 나섰다. 오늘 오전 11시경에는 체크아웃을 하고 트빌리시로 되돌아갔다가 야간 기차를 타고 터키와의 국경지대에 있는흑해연안의 휴양도시인 바투미로 갈 계획이었다.

 

 

카즈베기 마을을 상징하는 인물이 알렉산더 카즈베기(Alexander Kazbegi)다. 광장에 그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초록색 지붕을 가진 멋진 건물이 우리가 묵었던 호텔이다.

 

 

소련을 다스렸던 희대의 독재자 스탈린도 알렉산더(=알렉산드르) 카즈베기의 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하지 않던가?

 

 

카즈베기 광장을 지나 카즈베기 박물관쪽으로 걸었다. 박물관이라고 해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그냥 살살 걸어가면 된다. 

 

 

어제 낮에 방을 구하기 위해 들어가보았던 작은 호텔앞을 지났다.

 

 

연분홍색 꽃을 가득 매단 접시꽃이 나그네의 시름을 달래주었다.

 

 

<닥터 지바고>를 쓴 구소련의 반체제 소설가 보리스 파르테르나크가 코카서스 산중 마을을 그리도 사랑했다고 하던데.....   그가 왜 그랬는지 조금은 알것 같기도 하다.

 

 

건너편에 카즈벡 봉우리와 츠민다 사메다 교회가 보였다. 해발고도 2,200미터 높이에 자리잡은 산중교회다. 우리나라 역사와 비교하자면 고려시대때 만든 예배당이라고 보면 된다. 조지아에 전쟁이 나거나 큰일이 생길때마다 귀한 유물들을 옮겨와서 보관하기도 하고 숨겨두기도 했던 교회였다.  

 

 

산밑에 보이는 동네가 게르게티 마을이다.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봉우리가 조지아의 최고봉인 카즈벡이다. 저래보여도 높이가 5천미터를 훌쩍 넘어가는 산인 것이다.

 

 

마을길은 넓기도 하다. 카즈베기의 중요한 행정관청이 한곳에 거의 다 모여있다.

 

 

돌로 만든 낡은 건물들이 마을 곳곳에 박혀있었다.

 

 

가난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마을이지만 코카서스 산중의 어떤 마을들은 장수촌으로도 이름난 곳이다. 저 다리를 건너 북(사진에서는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러시아 국경을 만나게 된다.

 

 

작은 예배당이 나타났다. 안들어가볼 수가 없다.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예배당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예배당 입구 앞에는 종탑이 있다. 교회 앞뒤에 알렉산더 카즈베기 부모님들의 무덤이 있다고 하는데 어디에 있는지 알길이 없었다.

 

 

종탑옆 자작나무 밑에 자리잡은 벤치에는 머리수건을 쓴 아가씨가 앉아있었다. 이런 정경은 나같이 감수성 예민한 나그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어준다. 

 

 

나는 자작나무를 좋아한다. 정말 좋아한다.

 

 

다른 한쪽에는 또 다른 종탑이 있었는데 꽤 오래된듯 했다.

 

 

이제 아르메니아와 조지아의 교회양식은 제법 눈에 익었다.

 

 

아침 햇살이 나무가지 사이로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나는 바로 옆에 있는 알렉산더 카즈베기 박물관을 향했다.

 

 

정문으로 들어갔다.

 

 

정원에는 엄마가 아기를 데리고 와서 함께 놀고 있었다.

 

 

예배당과 박물관은 같은 구역안에 있었다. 어떤 이들은 아까 우리가 들어갔던 그 예배당이 알렉산더 카즈베기 집안의 가족 예배당이라고도 했다.

 

 

박물관 건물이다. 소설가 카즈베기가 살던 개인주택이었다고 한다. 유물은 1층에 주로 전시되어 있다고 하던데.....

 

 

방금 보았던 예배당과 종탑이 바로 옆에 붙어있었다.

 

 

소설가 알렉산더 카즈베기는 1848년에 출생해서 1893년에 생을 마친 분이다. 이게 아마 그의 무덤이리라. 알렉산더 카즈베기는 카즈벡 봉우리와 츠민다 사메바 예배당이 잘 보이는 곳에 묻어달라고 했었단다.  

 

 

돌에 새겨진 이 모습은 실제 사진과도 거의 다르지 않았다.

 

 

박물관 구역에는 조용함이 흘러넘쳤다. 햇살은 한없이 밝았고.....

 

 

안내판에는 카즈베기 마을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들어있었다.

 

 

박물관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표를 파는 사람이 없었고 문은 닫혀있었다. 나는 창문을 통해 1층에 전시된 물건들을 대강 훑어본 뒤 박물관 구경을 끝내기로 했다. 내부에는 어딘가 엉성한 구석이 가득했다.

 

 

박물관 정원에서 북쪽을 살폈다. 알렉산더 카즈베기도 이 정원을 자주 거닐었으리라. 사람은 가도 그의 문학작품은 남았다. 우리나라의 일지매나 홍길동, 임꺽정 같은 그런 역할을 했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사실 바른 말이지만 그의 이름은 여기와서 처음으로 들어 알게 되었다.

 

 

남쪽도 한번 더 살펴보고.....    커다란 바위처럼 보이는 돌이 있는 곳이 알렉산더 카즈베기의 무덤이다.

 

 

이번에는 서쪽을 살폈다. 도로에 할아버지 한분이 걸어가고 있었다.

 

 

새댁이 유모차에 아기를 태워서 걸어오고 있었다. 한없이 평화로운 모습이 펼쳐졌다. 나는 러시아 국경쪽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새댁이 방금 걸어온 방향이다.

 

 

 

 

 

 

어리

버리